뉴스 > 칼럼

박상수의 世說新語 (2) 아득한 하늘과 누런 땅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1월 21일
아득한 하늘과 누른 땅

天地玄黃


“천지현황(天地玄黃)”은 《천자문》의 첫 구절로, 《주역》 〈곤괘〉의 “하늘은 아득하여 가물가물하고 땅은 누렇다.[天玄而地黃]”는 구절에서 왔다. 《천자문》은 양나라의 주흥사가 하룻밤사이에 얼마나 고심하여 지었던지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하여 ‘백수문(白首文)’이라고도 부른다. 간혹 이 구절의 현(玄)자를 원(元)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청나라 4대 황제의 이름인 현엽(玄燁)의 글자와 중복되어 백성들이 함부로 황제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게 고안한 ‘피휘법(避諱法)’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임금들도 이름을 지을 때 대부분 외자로 썼다.
이러한 예는 오늘날까지 남아 부모님의 이름을 남에게 ‘○자, ○자’라고 부르는 것도 그 한 예다. 또한 대구광역시의 ‘구(邱)’자 역시 공자 이름인 구(丘)를 피하기 위해 오른쪽에 부(阝)를 넣어 원래 모양을 바꾸는 방법을 취하여 성인의 이름을 피했다.
천(天)은 팔을 한껏 벌리고 서 있는 사람[大]과 그 머리 위[一]에 자리하고 있는 존재인 하늘을 뜻한다. 지(地)는 흙[土]으로 구성된 땅과 자궁의 모양을 본뜬 야(也)로 구성되어, 세상 모든 생명의 모태가 되는 장소임을 나타냈다. 그래서 평지에서 움푹 들어 간 연못[池]이나 젊은 여자[她]를 이르는 글자에도 공통적으로 야(也)자가 들어간 것 역시 우연은 아니다. 현(玄)은 끝이 가물가물한 실꼬투리의 모양[]을 본뜬 글자다. 흔히 ‘검다’는 black의 뜻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가물가물하다’는 의미인 dark에 훨씬 가깝다. 그래서 현(玄)은 ‘검을 현’이 아닌 ‘가물 현’이 맞는 표현이다.
황(黃)은 가슴에 누른 옥을 찬 권력자의 모습을 본떠 ‘누렇다’는 색깔을 나타낸다. 오행(五行)에서 황색인 토(土)는 중앙에 해당한다. 그래서 중국 천자는 제후국을 봉할 때 오행설에 따라 중앙과 황제를 상징하는 황색을 중심으로 제후국 방향에 해당하는 색깔의 흙을 띠풀에 싸주었는데 이를 ‘모토(茅土)’라고 했다. 조선은 중국의 동쪽에 속한 나라로 푸른색 흙을 받았다.

박상수(朴相水)는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사편찬위원회, 온지서당 등에서 한문과 고문서, 초서를 공부했고, 단국대학교에서 한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 전문위원, 단국대학교 강사, 한국한문학회 출판 이사, 고전문화연구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고전문화연구회와 대동한문고전번역원 한문번역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문 번역과 탈초, 강의에 전념하고 있다.
번역서와 탈초 자료, 논문으로는 ≪고시문집(古詩文集)≫, ≪붓 끝에 담긴 향기(香氣)≫, ≪동작금석문집(銅雀金石文集)≫, ≪사상세고(沙上世稿)≫, ≪미국 와이즈만 미술관 소장 한국 문화재 도록≫, ≪다천유고(茶泉遺稿)≫, ≪탈초 국역 초간독(草簡牘)≫, ≪간찰, 선비의 일상≫, ≪사문수간(師門手簡)≫, ≪습재집(習齋集)≫, <초간독 연구>, <간찰소고>, <설문해자와 육서심원의 부수 비교 연구> 등이 있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1월 21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인터뷰]“구미의 명품 멜론 디저트로 세계를 사로잡겠다”..
`제2의 애니콜 신화 쓴다` 구미시, 삼성투자 구체화에 `로봇 TF` 본격 가동`..
6억 들인 구미 다온숲 축제, 볼거리는 어디에?..
‘2026년 신활력 사업’ 액션그룹 7기 1단계 모집… 팀당 최대 4,800만 원 지원..
구미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첫 회의...2027년도 예산 편성..
강승수 구미시의회 의장 ˝시민에게 인정받는 `일 잘하는 강한 의회` 만들 것˝..
구미시, 삼성 19조 투자 발맞춰 AI 인재 1,000명 키운다..
구미대, ‘2026 전국 고교생 게임아트·웹툰 공모전’ 개최..
상주시, 민선9기 시정구호·5대 시정방침 발표..
김장호 구미시장, 민선 9기 경제·정주·공간혁신 본격 시동..
최신댓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구미에 이런 오랜 역사가 있었군요. 취재에 고생하셨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구미에서... 와우~. 관람료도 적당히 책정했군요. 정말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군요. 강추!!
구미는 별천지군요.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 관련 기사인가? 하다가 보니... 구미시 의회로군요. 전국구에서 힘 못 쓰고 구미에서 '안방 여포' 하려는건지. 시의회가 어찌... 에휴.
오폐라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은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오페라의 전편이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입니다.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공연입니다. 강추!!
대통령과 악수하는데 이철우 도지사가 뒷짐지고 악수하데. 주려던 떡도 도로 거두겠다.
너거들이 무능한게 아니고?
국가산단 경쟁력 강화와 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KTX 구미역 정차? 나같으면 "구미 오시느라 오래걸려서 고생하셨을 겁니다. 기업의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출장 다닐 때 이렇게 교통 시간이 많이 걸리니 불편할 뿐 아니라 산업경쟁럭도 악화됩니다. 해외법인이나 글로벌 파트너사에 시간을 다투는 출장가려고 인천공항에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랬을 것 같다. 말에는 초점이 있어야한다. 정주여건이야 그냥 시장이 알아서 하거나 경북지사와 얘기해도 될 일.
근대 그때 다부동 방어선 있고 가산 대구 방향은 국군, 유엔군 지역이고 구미 선산 왜관은 북한군 점령지이고 다부동 진출의 교두보인데 후방폭격은 당연함
일본어 이동네주위에4~5십년거주한시닌으로서금리단길은금오산가는도중길이어서상권형성에어려룸이많을것같네요
오피니언
과거 회색빛 쓰레기 매립장 ‘도심 속 정원’으..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한우충동(汗牛充棟)汗 : 땀 한, 牛 : 소.. 
매일 걷는 공원길,보도블록 구멍마다 삐죽삐죽 ..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