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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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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구미지역 7개 조합의 조합장이 새롭게 탄생했다. 하지만 새로 당선된 조합장은 현 조합장이 불출마 선언한 산동농협과 무을농협을 제외하면 구미농협, 고아농협, 인동농협, 구미칠곡축협, 구미시산림조합 등 5곳 모두 현 조합장이 재집권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상했던 바라는 평가다. 심지어 일부 조합원들은 ‘이미 결론이 나 있는 하나마나한 조합장 선거를 왜 하는지 모겠다’는 반응과 함께 조합장 선거의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농협 등 전국에 있는 조합은 그동안 조합장 선거를 해당 조합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수시로 치렀다. 하지만 이 같은 선거로 인해 해마다 많게는 수백 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되자 정부는 공명선거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2015년부터 선거 업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치르는 동시조합장선거를 도입했다. 하지만 두 번째 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지는 올해도 여전히 위반행위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조합장 선거를 지켜보면서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조합장 선거는 소위 ‘깜깜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등과 달리 조합장 선거는 특정다수인 조합원이 선거권자이다. 즉 조합원을 골라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현역 조합장의 경우 조합원들과 수시로 만날 수 있지만 다른 후보자들은 조합원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만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홍보물 제작 등에 대해 어느 정도 편의는 봐주고 있지만 후보자 한사람이 수천 명이나 되는 조합원들을 일일이 찾아 본인의 공약이나 출마의 변을 설명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사실상 전단지와 벽보로서 조합원들에게 알릴 도리밖에 없는 소위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조합장 선거에서 현직 조합장이 재선이나 삼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에게 후보자를 미리 알려주는 예비후보 체제 도입과 선거사무실 운영, 선거운동원 조정 등 선거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동시조합선거를 실시하면서 조합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금을 주고 위탁선거를 치르고 있지만 위탁선거의 경계가 모호하다. 현재 조합장 선거는 후보자들이 홍보물을 만들어 해당 조합에 납품하면 농협 직원 등이 조합원들에게 배포하는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조합원들의 개인 정보 유출 문제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각 농협에서 직원들을 통해 홍보물을 배포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농협 직원들이 선거에 개입할 우려가 있고 업무 수행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선관위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거에 필요한 입후보자 등록 조건부터 홍보물 배포는 물론 후보자간 토론회 개최 등 공명선거를 치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1억 원 이상의 조합장 연봉이 동시조합장선거 도입에도 불구하고 공정선거가 되지 못하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조합장이 되면 고액연봉은 물론 인사권을 비롯해 각종 재량사업에 대한 권한 등이 부여된다. 사실상 한 기업의 대표나 다름없다. 조합장 출마를 위해 기초의원직을 사퇴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조합설립 당초에는 무보수 명예직으로서 사명감과 덕망을 겸비한 인물 위주로 조합장을 뽑았다. 설립취지를 살려 명예직 전환 검토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조합장 선거는 차후 4년간 조합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선거다. 선거법 개정 등을 통해 조합장 선거가 공명선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조합장 선거가 깨끗하고 투명하게 치러졌다면 이미 농촌은 살기 좋은 농촌이 됐을 것이다”는 한 조합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