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기고>‘일상에서 일상으로 떠나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3월 26일
이은경 여행기고가
ⓒ 경북문화신문
여행칼럼 시작에 앞서
 

요즘은 해외여행도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아무나 해외여행을 할 수 없었던 시대에 살았던 내 젊은 날과 비교하자면 말이다. ‘해외여행은 사치나 낭비가 아니다. 20,30대는 점심값 아껴 가볍게 떠난다.’라는 어느 신문기사가 단적으로 여행이 일상이 된 시대상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자유여행을 즐긴다. 간혹 문학기행을 위해 여러 문학인들과 어울려 다닐 때도 있다. 알려진 세계 문학가들의 발자취를 쫓아 주로 기행수필을 연재중이기 때문이다. 그 일이 아니면 주로 친구나 남편과 다닌다. 그럴만한 동기가 있었다. 먼저 그 여행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 다음에는 당신이 당장 떠나도 좋은 여행에 대해 소개하고 잔잔한 영화처럼 여행칼럼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삶에 지치고 인생이 이따위라면 주어진 명이 다 무슨 소용이야 싶었던 때가 있었다.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침체되어있던 나를 위해 친구들이 여행을 주선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졌다고 해도 가정주부가 선뜻 나서기는 가볍지 않았던 시기, 결혼 25년 만에 여자들끼리의 여행을 처음으로 남편들에게 허락받았다. 첫 여행지는 태국이었다.
패키지여행에 대한 이런저런 단점을 소문 들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주도적 기획으로 스스로 장소를 정하고 비행기 표를 끊고 일정을 정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어느 여행사에 우리 다섯을 위한 일정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들만 간다는 조건으로 비용도 거의 곱절을 지불했다. 가기 전 어디선가 어느 신문에 난 운세를 봤다.
'여행스케줄이 있으나 처음부터 꼬이기 시작해 일정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때때로, 무시하기 십상인 그런 운세가 귀신처럼 들어맞기도 한다. 낯선 여행객이 합류했고 생각보다 좁고 작았던 비행기 좌석에 실망했다. 예쁜 승무원이 내 카메라가 걸쳐진 좌석에 손을 얹었다. 곧 이륙할 테니 식판을 접으라며 돌아서는 순간 카메라가 바닥으로 탁 하고 떨어졌다. 한참 후, 카펫에 떨어졌으니 괜찮을 줄 알았던 카메라는 완전히 망가져있었다. 때 마침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단언하건데 진심으로, 아무 감정도 실리지 않은 표정으로, 그저 조금 슬픈 표정을 지으며 하소연했다.
" 아가씨가 아까 이 카메라 떨어뜨렸나요? 부서졌어요. 이걸 어쩌나요? 흠흠~"
" 아니요. 저는 아닌데요?"
그럼 누구란 말인가. 똑 같은 유니폼에 한결같이 예쁜 젊은 여자들이 몇 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사람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 내가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있나. 하긴, 알면 뭣하랴. 쪽박은 깨어졌고 물은 새고 있는데 말이다.
그때, 신문 한 귀퉁이에 연재된 운세가 한쪽 입꼬리를 스윽 올리는 게 보였다. 보였던 것 같다. 나는 깨어진 쪽박을 들고 거의 눈물에 가까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할 수 없지 어쩌겠냐고 도로 승무원을 위로했다.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밤하늘엔 두터운 목화솜 이불이 깔려 있어 뛰어내리면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두어 시간이 지나자 키가 1미터 70센티미터에 이르는 친구가 내려달라고 사지를 뒤틀기 시작했다. 한번 시작하면 요구가 관철 될 때까지 응석을 끊지 않는 은화는 그 긴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생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시간을 훔쳐내고 있었다. 남자승무원이 다가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음에 계속-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3월 26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상주시 화령장전승기념관, 전국 무궁화 명소 4곳에 선정..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 의원에서 문자가 왔다.".. 
<작가노트>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오래전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