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서재원의 세상읽기⑲]바이러스 이야기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11일
ⓒ 경북문화신문
올 겨울 추위는 간 곳 없고, 그보다 더 몸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현재 28명의 확진 환자가 나온 상태. ‘메르스’로 인해 불안에 떨었던 게 어저께 같은데 또 예의 바이러스 전염병에 전 세계가 전전긍긍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 및 소화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데, 그 모습이 마치 돌기있는 왕관 모양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원래 코로나 바이러스는 동물끼리 전염되는데, 가끔 변종은 인간에게도 전염되어 사람의 폐를 하얗게 만든다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백신 개발이 어렵다. 게다가 신종이 나타날 때마다 백신을 만들어야 하니 언제나 뒷북을 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지구촌을 떨게 만드는 신종 코로나가 아프리카까지 확산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열악한 보건 시스템 때문에 감염에 취약한 만큼 신종 코로나 유입을 차단하는데 더욱 필사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동아프리카에서는 신종 코로나보다 당장 식량 안보까지 위협하는 메뚜기떼가 더욱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떼가 사람이 먹을 식량을 모조리 휩쓸고 있는데, 그 양도 어마어마해 하루 3만 5천 명 분을 먹어치운다고 한다. 메뚜기떼는 하루 최대 150km까지 이동할 수 있어,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까지 광범위하게 걸쳐 피해를 주고 있다. 유엔은 “동아프리카는 이미 가뭄과 홍수, 정치·종교적 분쟁 등으로 식량 부족이 심각해 1900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메뚜기떼로 인한 식량 안보, 생계, 영양실조의 위협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메뚜기 떼를 퇴치한다 하더라도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 없이는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국굴기.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이 다큐멘터리는 스페인·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프랑스·독일·일본·러시아·미국의 전성기와 그 발전 과정을 다뤘다. 중국에서 제작한 만큼 중국의 시대상과 이들의 모습을 비교·대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재방송까지 하였으며, 단행본 판도 출간되었다.
지금은 선진국이라고 볼 수도 없고 강대국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1490년경부터 약 100년 동안 세계의 바다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지만 일부 계층에만 부가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과 상공업의 몰락으로 인민은 궁핍해져 제국의 경제력이 많이 약화되었다. 게다가 막대한 재산을 쌓은 귀족들은 발전적인 생각은 하지 않고 오직 편안하게 즐길 생각만 했다. 당시 포르투갈을 방문한 외국인 전도사는 "이곳 사람들은 어떤 고통과 굴욕을 참아낼 각오가 되어 있었지만 절대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았다" 고 말할 정도였다. 육체노동이란 흑인과 무어인의 몫이며 배경만 있으면 힘든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 우리나라 조선 시대의 양반들과 같은 사고였다고나 할까. 일하지 않는 중산층은 국가와 다른 계층의 피를 빨아먹으며 점점 더 거대해졌고 결국 그들은 포르투갈의 몰락을 부추겼다.
이른바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한눈에 들여다본 중국은 그들만의 강점을 토대로 무섭게 성장하였다. 통제 가능한 정치체제를 이용, 세계 1위의 인구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제패하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전처럼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며 전 세계를 향해 당당한 울림장도 서슴지 않는다. 그들의 다큐처럼 ‘대국굴기’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한다.

여태까지 우리는 무엇이든 크고 많은 것을 지향하고, 멋지고 화려한 쪽에 온통 신경을 쓰며 살아왔다. 빌딩도 다른 나라보다 높아야 ‘더 잘 사는 것’ 같고, 인구도 많은 도시가 그렇지 않은 쪽보다 더 좋게 보였다. 10세 전후의 아이들까지 외모에 대한 기준은 어른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렇게 내면이 텅 빈 채 크고, 높고, 많은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다 보니 신종 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창궐하고 그때마다 쩔쩔맨다. 이제는 멈춰 서서 자문해 봐야 한다. 소득이 높고 풍족한, 인구가 많은 강대국이 되면 이런 사태는 없어질 것인가? 무분별한 육식과 농약 사용, 지구온난화를 무시한 인간의 행복은 대체 어떤 모양일까. 신종 코로나가 천만의 도시 우한이 아니고 인구밀도가 낮은 시골에서 발병했더라도 이렇게 급속히 퍼졌을까. 진정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하기 위해 대국이 되어야 하는가? 문제의 원인을 모르고 해결방안도 모색하지 않은 채 그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잘 먹고 편안하게 살아간다’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알 수 없는 재앙적 위기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뭔가를 얻으면 뭔가를 잃어요. 무엇이 더 좋은지 가늠해야만 하죠. 그래서 늘 얻을 것을 생각하고 잃을 것을 정합니다. 우리에게는 이중성이 있습니다. 한편으로 새로운 길을 찾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유동성의 결과를 두려워합니다.” 희망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경고한다. 인간은 ‘적당한 조건이 되면’ 무슨 역할이든지 할 수 있다고.

<저자소개>
선주문학회 사무국장, 공감독서활동가
대구교육청 1인1책쓰기 지도교사・중앙일보 NIE 연구위원 역임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11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상주시 화령장전승기념관, 전국 무궁화 명소 4곳에 선정..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 의원에서 문자가 왔다.".. 
<작가노트>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오래전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