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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世說新語 ㉚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18일
융(戎)과 강(羌)도 복종시킨다.('臣伏戎羌' 신복융강)
ⓒ 경북문화신문
융(戎)과 강(羌)은 모두 중국 서쪽 오랑캐로, 오늘날 티베트족이다. 이러한 오랑캐들에게도 임금이 덕으로 교화하여 품는다면 신하로 복종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어짊을 바탕으로 한 인치(仁治)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臣(신하 신)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위로 치뜨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다. 권력자와 함부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항상 조심하는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지배자와 피지배자, 즉 임금과 신하의 관계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
伏(엎드릴 복)은 亻(사람 인)과 犬(개 견)이 합쳐진 글자로, 사람 앞에 엎드려 복종하고 있는 개의 모양을 본떴다.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때를 ‘삼복(三伏)’이라고 하는데, 이는 초복(初伏)과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합친 말이다. 사람들은 이 복(伏) 자에 犬(개 견) 자가 들어있어 개고기를 먹는다고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伏은 ‘잠복(潛伏)하다’의 의미로, 이 때가 찬 기운이 가장 깊이 잠복하고 있다는 의미로 개와는 전혀 무관하다.
戎(오랑캐 융)은 손[又]으로 戈(창 과)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다. 창을 잘 다루는 민족인 서쪽 오랑캐를 뜻한다. 두 손[廾 : 두 손 맞잡을 공]으로 창[戈]을 쥐고 적을 막고 경계하는 상황을 표현한 戒(경계할 계)자와 매우 흡사하여, 눈여겨 구별해야할 글자다. 武(굳셀 무) 역시 戈(창 과)와 止(발 지)가 합쳐져, 창[戈]을 쥐고 발[止]로 나아가는 모습을 본뜬 글자다. 오늘날 군대의 사열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된다.
羌(오랑캐 강)은 羊(양 양)과 사람 인(儿 : 人의 변형자)으로 구성된 글자로, 양[羊]을 치며 떠돌며 유목하는 사람[人]을 이른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에 존재하는 나라라고 하여 중국(中國)이라고 칭하고, 그 나머지 변방의 민족을 모두 오랑캐로 규정하였다. 그래서 동쪽을 夷(오랑캐 이), 서쪽을 戎(오랑캐 융), 남쪽을 蠻(오랑캐 만), 북쪽을 狄(오랑캐 적)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천자문》에서는 굳이 동남북쪽을 제외한 서쪽의 이민족들만 들어서 말한 것일까?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자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완성했던 진(秦) 나라는 서쪽 오랑캐를 방비하게 위해 만리장성을 세웠고, 수 나라의 통일 이전에 존재했던 5호16국 역시 강족(羌族)이었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들은 언제나 경계의 대상이었고, 자신들을 위협하는 이민족을 미개인이란 의식이 깊이 깔린 데서 기인한다. 물론 《천자문》을 구성하고 있는 운자(韻字) 역시 羌(오랑캐 강)자가 다른 글자에 비해 적합한 이유도 크게 작용하였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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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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