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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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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가 공모직들의 무덤인가. 지난해 공모 문화예술회관장이 취임 7개월 만에 사퇴한 데 이어 개방형 공모를 통해 임명됐던 경제기획국장이 임기 8개월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양기철 구미시경제기획국장은 지난해 10월 침체일로에 빠진 구미경제를 위해 구미시가 최초로 시도한 개방형 직위공모 경제기획국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개방형 직위 도입을 두고 구미시의회와 구미시청 공무원노조 등의 반발에 부딪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인사발령 후에도 기업투자유치 등 경제 분야 외에 기획·예산 등 행정적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내부의 조직과 겉돌지 않고 제대로 융합할 수 있을지 말들이 많았다. 또 캐나다 국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양 국장이 14일 사퇴 의사를 밝힌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3일 열린 구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비롯됐다. 의회와의 소통을 지적한 김춘남 의원에게 "의원님이 상(喪)을 당했을 때 갔다오지 않았냐"고 황당한 답변을 하는 등 양 국장의 이 같은 답변과 소통 부재, 행감 준비 부족 등을 문제삼아 구미시의회는 행감을 11일로 연기했다.
11일 재개된 구미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권재욱 의원은 “민선 7기 100대 공약사업 중 경제 부분 공약이 몇 개 있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양 국장이 선뜻 답을 하지 못하자 “이 정도는 답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면서 경제국장은 구미의 경제수장으로서 엄청나게 중요한 자리다. 코로나 등으로 인해 구미경제가 안개 낀 상황에서 공모에 큰 기대를 가졌지만 현재는 먹구름보다 더 어둡다.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어 답답하다”며 경제국 재정비를 위해 경제수장을 보직 해임하는 권고안을 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공무원, 시의원, 시민 등 대부분은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업무능력과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시의원 간 소통 부재 등의 지적을 받으면서 예상됐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아무리 공모직이라도 한 사람을 집중해서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난이 의원은 “20년간 못했던 기업 유치를 1년도 안된 국장이 어떻게 할 수 있냐, 다른 국장들은 잘 모르면 과장이 대신 답변을 하기도 하는데 유독 경제국장에만 심하게 몰아붙이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과연 좋은 인력들이 구미시에 와서 일을 할 수 있겠냐”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지난번 문화예술회관 관장도 거의 왕따시켰다. 이렇게 해서 누가 공모직으로 오겠냐”며 “외부인사를 어떻게 활용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미시가 2008년 문화예술회관장 개방형 직위 공모제를 처음 도입한 이후 지난해 경제기획국장까지 이후 총 4번의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하지만 첫 공모직 외에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사퇴를 했다. 첫 문화예술회관장 자리도 임기를 채우기는 했지만 임기가 끝나자마자 공모제를 폐지하고 5급 공무원을 배치해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이후 강동문화복지회관 개관을 앞두고 뽑은 문화예술회관장은 시의회와의 갈등 등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년만에 사퇴했고, 민선7기에 들어와서 뽑은 관장 역시 구미시립무용단과의 논란 등으로 7개월만에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공모직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사퇴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구미시는 공모직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구미시의 경제, 문화 등의 전반적인 상황을 더 위축·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구미시민 A씨(54세, 송정동)는 “구미의 미래가 암담하다. 구미가 의욕을 갖고 시작한 외부 공모형 국장인 경제기획국장이 8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일순 자파의 승리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구미의 대외 위상이 크게 실추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보좌관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기획국장의 사표는 장세용 시장에게는 뼈아픈 패착이 될 것이다. 양기철 경제기획국장의 사퇴에는 물론 자신의 탓이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그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 공직사회, 그리고 불협화로 양 국장의 사표를 이끌어 낸 시의회 잘못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말 구미를 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시민 B씨(47세, 봉곡동)씨 역시 "문화예술회관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의 문화예술계가 더 위축되고 있는 것은 물론 대구 등 인근 문화예술계에서는 구미문화예술회관장은 무덤의 자리로 통할 정도로 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