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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편지]식물수다

안정분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23일
ⓒ 경북문화신문
때아닌 한파 특보가 내려진 10월의 어느 일요일 오전, 일기예보와 달리 가을 햇살이 따사롭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청명(淸明)하다’는 말은 아마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에 식물도 살 수 있다는 기본적인 생각과 가을 햇살은 식물도 좋아할 거라는 믿음으로 사무실 안의 식물들을 밖으로 내놓았다. 가능하면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면서 조심조심.

얼마 전 식물세물화가의 칼럼을 인상 깊게 읽었다. 식물은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자신에게 위험한 접촉과 그렇지 않은 접촉을 구별할 수 없단다. 즉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치지 않을 마음으로 만지더라도 식물에게는 전혀 좋을 게 없다는 것. 물론 이 같은 추측에는 식물은 촉각을 느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잎에 들어오는 곤충을 통해 양분을 섭취하는 파리지옥은 잎을 만지기만 해도 곤충이 들어왔다고 착각해 잎을 닫아버린다. 누군가 잎에 손을 갖다 대면 잎을 빠르게 오므리고 몇 분 후 다시 제 상태로 돌아가는 미모사도 사실은 위험인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란다. 미모사의 영어 이름이 ‘터치 미 낫’. 이름조차 ‘나를 만지지 마세요’라니 직접적인 접촉을 원치 않는것은 분명한 듯하다.
 
그동안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 중 하나로만 생각했다. 물을 너무 많이 주어 뿌리를 썩게 하고, 해를 쬐인다고 잎이 타들어가도록 하고...어리석은 내가 식물들에게 저지른 죄들을 하나씩 깨닫는 순간, 나의 돌봄에 따라 식물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사무실에 식물 하나를 들여놓고 나니 어느새 입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출근을 하면 물을 주거나 시든 잎을 정리하는 것으로 업무가 시작된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딱 적당한 관심만 일정하게 유지해주면 늘 싱싱한 새잎과 꽃을 내어준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다. 그동안 애정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한갓 나의 욕심이었음을.


안정분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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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이라 생각했던 것이 욕심일 수 있다는 말이 인상깊게 다가오네요! 잘 읽었습니다.
11/10 23:4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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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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