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여규동의 문화해설사의 구미이야기(6)]선산을 돌아보며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9월 13일
↑↑ 여규동 구미시관광문화해설사
ⓒ 경북문화신문
선(善)한 사람들이 사는 고장! 이름하여 선산(善山)이라 하였다.
경상북도의 중서부 지방에 위치하여 남쪽에는 금오산(金烏山) 영봉이 솟아 있고, 낙동강(洛東江)이 북에서 남으로 선산의 중심부를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고 감천(甘川)이 서남에서 흘러 합류하여 감천과 낙동강의 줄기 따라 넓고 기름진 옥토가 평야를 이루었다.

선산 북쪽부터 남으로 내려오며 선산을 살펴보자
상주와 인접한 옥성면 복우산에는 대둔사(大芚寺)가 있다. 원래의 대둔사 속암 청련암(靑蓮庵) 자리이다. 본래의 대둔사는 서남쪽 약 300m 지점에 유지(遺址)로 남아있다. 고려 때 몽고의 침입으로 불에 타 충렬왕대에 중창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물을 4점이나 보유한 천년고찰이다. 임란때 사명대사가 승군을 주둔시켜 왜군을 물리친 호국사찰로 알려져 있으나 고증할만한 자료가 미비하다. 요사체에서 바라보는 사면(斜面)에 저멀리 문필봉(文筆峰)이 자리하고 있어 한때에는 고시(高試)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공부하는 곳으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국도를 따라내려 오다 보면 농소리의 수령 400년 된 천연기년물 은행나무를 만난다. 매년 10월에 제(祭)를 올리고 있으며 또 천연기념물 독동의 반송(盤松)도 선산의 대표적인 나무이다. 이 반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의 하나이므로 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도로 건너 낙동강변에는 송당(松堂) 박영선생의 송당정사(松堂亭舍)가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는 미수(眉叟), 허목(許穆, 1595~1682) 선생이 비문을 지은 신도비가 자리하고 뒤쪽으론 송당(松堂) 박영(朴英)선생을 모시는 불천위 사당인 문목사(文穆祠)가 자리하고 초입에는 선생의 구휼(救恤)의료(醫療)제인 모과나무가 서있다. 독학으로 성취한 의학의 경지가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던 것이다. 의술로 사람의 아픔을 치유하면서 박영은 나무를 심었다. 많은 나무 중에서도 그가 모과나무를 선택한 건 약재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선산을 지나 무을 쪽으로 가다 보면 구미가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국보(國寶)인 죽장리 5층석탑(竹杖里5層石塔)을 만난다.
높이 10m. 석탑은 원래의 위치에 원래의 모습으로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5층석탑으로 알려져 있다. 기단부(基壇部) 위에 탑신부(塔身部)와 상륜부(相輪部)를 올린 신라 석탑의 모습을 따르고 있는데, 바닥 돌에서 상륜부까지 100여 개가 넘는 많은 돌로 결구(結構)한 것이 특이하다.

구미보가 가둔 강물이 호수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주변 풍경이 아름답고 또 해질녁 낙조가 금빛으로 물든 낙동강을 따라 내려온다. 선산의 아름다움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이곳이 살기 좋은 땅임을 직감하게 된다. 왜 낙산리에 고대인들이 거주했고, 왜 고구려인 아도(阿道)는 이곳 선산에서 불교 전파를 시작하였는가를 생각해보면 타당한 이유가 있을 법하다.

또 근대에는 임하댐이 수몰되면서 전주류씨 가문은 경북의 몇 군데에 삶의 터전을 타진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우리 구미를 정착지로 정하고, 그곳을 이른바 일선리 문화마을이라 이름하니 마을 어귀에 ‘수류우향(水柳寓鄕)’이라 새긴 유래비를 세운다. ‘무실마을 전주 류씨 가문이 새로운 고향을 만났다’는 의미다. 무실마을은 안동 임동면 수곡리에 있었던 류씨 집성촌으로 1992년 임하댐 건설로 물에 잠겼다. 그곳에 산재해 있던 조상들의 정자나 재실 등을 그대로 옮겨와 다시 좌향을 놓고 중수를 해서 ‘일선리문화재마을’을 이루고 있다.

강을 넘어 고아의 강정나루에는 중국의 임포(林逋)선생의 “매처학자”(梅妻鶴子)를 사모한 해동초성 고산(孤山) 황기로(黃耆老)선생의 매학정(梅鶴亭)이 최근에 주변에 매화를 식재하고 단장한 상태로 낙동강 보천탄(寶泉灘)을 내려보고 있다. 이 집의 사위가 신사임당의 아들이며, 율곡(栗谷)의 아우인 옥산 이우( 玉山 李瑀)선생이시다.

바다같이 넓은들 해평(海平)에는 용암 박운 선생의 용암박운효자정려비가 (龍巖朴雲孝子旌閭碑)괴곡동에 자리하고 있다. 용암 박운은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임종 때에 참외(瓜)를 찾았으나 겨울이라 구해드리지 못했기에 여생 동안 외를 입에 대지 않았다는 일화를 남긴 효자이다. 또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의 손자 문영이 할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이 산의 모양을 본떠 베틀을 만든 데에서 비롯되었다는 베틀산이 좌베틀산에서 우베틀산으로 길게 자리하고 있다.

해평은 독립된 현으로 위상이 높았으며 해평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들이 있다. 야은을 배출한 해평길씨, 윤보선가의 해평윤씨, 해평김씨 등이 유명하다.

쌍암고택의 명칭은 '해평최상학씨가옥(海平崔相鶴氏家屋)'이었으나 집 앞에 2개의 큰 바위가 있어 '쌍암고가' 또는 '쌍암고택'으로 불려졌다. 쌍암고택은 1894년 농민항쟁 때 일본군의 병참부가 주둔하기도 하였다. 농민항쟁 때 쌍암 고택의 식구들이 합천으로 피난을 가서 집이 비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본래 쌍암고택은 조선 후기 상류층 가옥이었지만 지금은 안채·사랑채·사당채만 남아있다. 쌍암고택에는 갑오동학농민군의 집결지라는 표지석과 해평 갑오농민전쟁 전적지라는 표석이 서 있다.

또한 선산에는 동물들도 의(義)를 지킨 동물들이 있었다. 술 취해 귀가하던 주인이 월파정가에서 잠이든 주인을 구한 개의 무덤인 의구총(義狗冢)이며, 산동에서는 주인을 호랑이로부터 구한 소를 기리는 의우총(義牛塚) 등은 선산을 선(善)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만들어준 모티브 일 것이다. 살기좋은 고장! 문화가 곳곳에 산적해 있는 이곳은 옛 영화를 다시한 번 펼쳐지리라 기대를 하면서 다음 회를 기약한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9월 13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장녹수
잘 읽었습니다.
늘 깊은 감동입니다...
09/30 11:45   삭제
송정동민
잘 읽었습니다.
역사는 알면 알수록 어렵고,
신비롭고,
재미가 있습니다.
09/13 17:10   삭제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상주시 화령장전승기념관, 전국 무궁화 명소 4곳에 선정..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 의원에서 문자가 왔다.".. 
<작가노트>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오래전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