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이일배의 살며 생각하며(21)]시 낭송 애호가와 시 낭송가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03일
↑↑ 이일배 수필가(금오산수필문학회 자문위원)
ⓒ 경북문화신문
시 낭송은 지금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국적으로 시 낭송 강좌며 각종 행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현상은 나라 경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예술과 문화에 대한 욕구와 인식의 정도가 고양된 결과로 볼 수도 있고, ‘K-컬처’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현상과도 무관치 않을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로 시 낭송 콘서트며 경연대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고, 낭송하는 사람과 낭송을 즐기는 사람들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특히 경북 지역에서는 학교 교육의 필수 과정으로 되어 있는 프랑스의 시 낭송 교육을 모델로 한 경상북도교육청 임종식 교육감의 ‘시詩울림학교’ 교육 시책도 큰 동력이 되고 있다. 초중등 학교 교육에서는 물론, 교육청 관할 각 지역 도서관 활동을 통하여 시 낭송 행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시민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이 시 낭송에 참여하고 있는데, 참여자들 가운데는 시 낭송을 즐기기 위한 사람도 있지만, 낭송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시 낭송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면, ‘시 낭송가 인정서’를 받을 수 있어 명실공히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다. 이렇게 낭송을 즐기는 사람들은 ‘시낭송회’ 혹은 ‘시낭송가협회’라는 모임도 만들어 함께 낭송회도 열고, 대중을 상대로 한 낭송 콘서트 등도 개최하고 있다.

여기서 낭송 애호가와 전문 낭송가의 시를 대하는 관점과 낭송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낭송 애호가는 좋아하는 시를 찾아서 즐겨 낭송하면 된다. 그것으로 문화적인 삶을 누리면 된다. 낭송가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낭송가에게는 관객이 있고, 있어야 한다. 낭송도 무대 예술이요, 공연 예술이기 때문이다. 낭송 애호가와 낭송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차이점은 무엇일까.

첫째, 낭송 애호가나 낭송가는 좋은 낭송을 위해 많은 시를 읽고, 낭송하고 싶은 시, 낭송에 좋은 시를 찾아야 한다. 이때 애호가는 자기가 선호하는 시를 선택하면 되지만, 낭송가는 관객들의 반응도 고려해야 한다. 혼자만 도취할 수 있는 시로는 안 된다. 관객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 관객이 좋아할 만한 시라고 생각되면,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읽고 외고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가수가 자신의 기호보다 대중들이 좋아할 수 있는 노래로 선곡하기에 애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낭송가도 가수와 같은 대중예술가다.

둘째, 시 낭송은 시를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로 시를 연기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이다. 시를 선택하고 난 다음에는 해석에 충실해야 한다. 애호가는 자기의 취향을 시의 분위기에 맞추어 해석해서 즐기면 되지만, 낭송가는 관객의 반응을 고려한 해석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 여기에는 낭독자의 인생관이며 삶이 반영될 수도 있다. 그 반영에 따라 그 시가 지닌 풍미가 달라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같은 곡을 두고도 부른 가수에 따라 노래의 분위기며 관객의 호응이 아주 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셋째, 해석과 낭송을 잘하기 위해서는 선택한 시의 시어 하나하나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함께, 시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전체 시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어야 한다. “시를 낭송한다는 것은 그 시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이다.”라는 말이 있다. 같은 시를 두고도 낭송자가 시를 대하는 자세에 따라 그 생명은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애호가보다는 낭송가가 더욱 진지하고 치열한 자세를 지녀야 한다.

넷째, 전문 낭송가일수록 낭송에 연극성과 음악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낭송가는 무대에 서면 배우요, 가수다. 손동작이나 자세 등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시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시어 하나하나, 행과 연의 구분을 통하여 음악적인 효과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가수는 작사가가 지은 가사에 작곡자가 붙여준 곡을 부르면 되지만, 낭송가는 가수인 동시에 작곡가를 겸해야 한다. 이 음악성을 잘 발휘할 수 있을 때 더욱 감동적인 낭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낭송 애호가와 전문 낭송가가 해야 할 일과 갖추어야 할 자세를 살펴보았지만, 단체 낭송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단체가 애호가 집단인지, 전문가 집단인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대중을 상대로 한 콘서트를 열곤 한다면 전문가 집단이라 할 수 있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라는 말이다. 어느 낭송가 단체에서 ‘애송시 만들기’ 회원 행사를 수시로 열고 있다고 한다. 낭송 기량 연마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 단체가 전문가 집단이라면, 그 애송시가 자기를 위한 것인지, 관객을 위한 것인지를 헤아려보아야 한다. 자기만을 위한 것이라면 전문가 집단이 아니라 애호가 집단에서 해야 할 일다.

낭송 애호가든, 전문 낭송가든 이들에 의해 시 낭송이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고, 따라서 우리의 삶도 한층 아름다워지고 질적인 고양이 이루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애호가는 애호가 대로, 전문가는 전문가대로 낭송 예술의 발전에 열정을 다해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03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상주시 화령장전승기념관, 전국 무궁화 명소 4곳에 선정..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 의원에서 문자가 왔다.".. 
<작가노트>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오래전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