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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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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여름과 작별할 겨를도, 가을을 맞을 채비도 없이 계절이 훌쩍 바뀐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지난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일부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날이 이어졌고, 구미 역시 39도 이상을 기록한 날이 여러 날이었다.
그 뜨거웠던 7월, 거의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찾았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하는 영화산책' 강좌를 듣기 위해서였다. 이런 강좌에 목말랐던 터라 수요일 저녁은 온전히 강좌만을 위한 시간으로 비워뒀다.
강좌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이 만들어낸 빛과 어둠의 이야기 〈블랙스완〉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모차르트 오페라의 극적 구조를 살펴본 〈돈 조반니〉, 모차르트 명곡 뒤에 숨은 고뇌를 살리에리의 시선으로 풀어낸 〈아마데우스〉가 차례로 이어졌다. 마지막 주는 현대예술의 두 거장을 다룬 〈코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로 마무리됐다. 클래식을 잘 몰라도 영화와 결합한 친숙한 구성, 전문 강사의 쉬운 설명 덕분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다. 본 강좌에 이어 8월과 9월에 각각 진행된 〈세비야의 이발사〉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가을 음악회' 프리뷰 강연 역시 실제 공연을 한층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줬다.
무엇보다 이 강좌의 가장 큰 매력은 대공연장의 압도적인 스케일에서 나오는 사운드와 영상이었다. 어떻게 대공연장에서 강좌를 열 생각을 했을까. 소규모 강좌만 떠올리던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웅장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생생한 음향과 스크린 속 영상은 영화 속 무대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넓은 대공연장 객석에 앉아 누리는 '적당한 익명성'도 좋았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연주가 끝나자마자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인사로 마무리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퇴근 후에 이보다 더 좋은 힐링의 시간이 또 있을까. 그 여운은 계절이 바뀐 지금까지도 잔잔한 위로로 남아 있다.
그 여운을 이어줄 강좌가 마침 문을 연다. 10월 8일부터 12월 3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강동문화복지회관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강연 '클래식 오디세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베르디, 말러 네 거장의 삶과 작품을 따라가는 총 8회의 여정이다. 접수는 지난 5일 마감됐지만 당일 현장 접수가 가능하다고 한다. 클래식에 깊은 조예가 없어도 괜찮다. 영화산책에서 그랬듯, 좋은 안내자와 함께라면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우리가 문화예술회관 같은 지역 공공시설에 바라는 것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다. 일상 속 문화적 갈증을 풀어주는 가까운 접점이다. 영화산책이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듯, ‘클래식 오디세이’ 또한 시민의 저녁을 풍요롭게 채워줄 것이라 믿는다. 음악이 머무는 곳에서 일상이 더 특별해지는 경험, 올가을 목요일 저녁에 함께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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