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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에코랜드 입구 표지석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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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둘째 토요일, 청명한 가을 아침이다. 오늘의 1차 목적지인 구미에코랜드 입구에 들어서니 표지석 뒤로 세 개의 분수가 치솟으며 환영해 준다. 주차장에서 보아 왼쪽에 ‘트리타워’와 ‘어린이테마교과숲’이 있고, 중앙의 건물이 ‘구미시산림문화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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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속교실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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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노레일 전동차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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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오른쪽으로 ‘자생식물단지’ 가는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름부터 피기 시작한 꽃댕강나무의 하얀 꽃은 아직 향기를 풍기고 있다. 벤치를 중심으로 새하얀 깃털을 거꾸로 꽂아 놓은 듯한 팜파스와 노란 버들잎해바라기류(골든피라밋)가 어우러진 ‘숲속교실’은 가을 정취를 북돋우는 학습 공간이다. 자생식물단지를 지나가는 모노레일 위로 주황색 전동차가 천천히 오른다. 부모와 함께 탄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나무 계단을 오르니 ‘참생태숲’ 입구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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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수나무 단풍 숲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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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식물원’에는 메타세콰이어 잎이 노르스름하게 물들기 시작하고, 진홍색의 앙증스러운 산사 열매가 햇빛을 받아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10월 중순 이곳 풍경의 압권은 계수나무 숲이었다. 황색으로 단풍이 들면서 솜사탕, 혹은 달고나나 탕후루 같은 달콤한 향기를 은은하게 뿜어주는 숲은 저절로 길손을 흐뭇하게 해준다. 이 나무의 단풍이 떨어져 부서지면서 잎에서 방출되는 ‘말톨’이라는 분자가 향기를 풍긴다고 한다. 기자는 곁에 놓인 평상에 앉아서 황금빛 숲을 한참 바라보았다. 문득, 조윤제 교수의 『사람의 향기』라는 책이 생각났다. 삶의 짙은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이 책에서는 “날마다 성장하고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선한 영향을 끼쳐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라 했다. 그리고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고 했다.
하트 모양에 향기가 스며 있는 계수나무 낙엽 서너 장을 주어 주머니에 넣었다. ‘생태연못’과 ‘숲속의 쉼터’를 둘러본 후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와 도로를 따라 내려왔다. 산림문화관 위쪽에 있는 광장에 주차장과 쉼터가 있고, 그곳은 또한 ‘짚코스트’의 출발 지점이다. 여기서 타고 왼쪽으로 꼬불꼬불 돌아내려서 산림문화관 옆에서 내리게 된다.
인덕리 팽나무 연리목, 그 미덕을 기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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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팽나무 연리목 전경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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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팽나무 연리목의 절제된 줄기와 가지 모습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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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오늘의 2차 목적지인, 에코랜드 인근 인덕리의 팽나무 연리목을 찾았다. 경운대학교 항공기술교육원 앞 도로변에 위치한 구미시 보호수로서 수령 250년의 팽나무 연리목은 참으로 인생 공부의 스승이 될 만한 나무라 하겠다. 두 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면서도 줄기와 가지를 함부로 뻗지 않고, 몽글몽글 덩이 지우듯 밀도 있게 뭉쳐서 조금씩 나아간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하늘을 향해 지나치게 치솟기보다 낮게 드리우며, 가을빛마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바로 절제와 겸손과 조화의 미덕을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옅은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그 모습은 어쩌면 초로(初老)의 부부가 부창부수(夫唱婦隨)하며 지혜롭게 함께 익어가는 동행의 모습이랄까. 젊은 날의 푸르름을 지나 노르스름한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연리목은 말없이 가르쳐 준다. 오래 함께 산다는 것은 한쪽이 다른 쪽을 닮아 가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생명을 존중하면서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가는 일이라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연리목에서는 세 가지 미덕이 자연스럽게 함께 느껴진다는 점이다. 곧, 절제가 겸손과 조화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앙드레 콩트-스퐁빌 철학 교수는 그의 저서 『미덕에 관한 철학적 에세이』(까치, 1997)에서 “절제는 일상적인 겸허의 미덕”이며, “할 수 있는 한 욕망을 통제하고 조절하고, 그것들의 균형·조화·화목을 유지하는 일”이라 했다. 또한 그는 “겸손은 사랑에 이르며, 모든 사랑은 겸손을 전제한다.”라고 했다. 스퐁필 교수의 미덕론을 이 팽나무 연리목에서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 여기며 귀로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