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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생산성 둘레길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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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시민들이 400여 미터의 산성 둘레길을 걸으며 탁 트인 조망과 아찔한 풍광을 즐기고, 아울러 호국의 역사를 새길 수 있다는 것은 참 행운이고 또한 감사한 일이다. 이곳은 바로 인동의 천생산성(天生山城)이다. ‘테이블마운틴’형의 천생산(天生山)은 기자가 향토사학자로부터 고증을 받은 바에 따르면 인동의 주산(主山)으로서 팔공지맥을 타고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지리적 위상을 지닌다고 한다.
이 산 정상부의 8~9부 능선을 둘러싼 천생산성(天生山城)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12호이다. 이 산성은 신라 시대에 처음 축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고려와 조선 시대에도 낙동강 유역을 방어하는 군사적 거점으로 나라를 지키려 했던 호국의 산이라는 상징적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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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선 갈림길(천생사 – 신동1길) 이정표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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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산 등산로 중에서 가장 짧은 구간으로 산성(山城)과 연결되기 쉬운 것은 천생사(天生寺) 코스다. 이 절에서 천생산성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 중 기자는 도로를 따라 계곡 쪽으로 잠시 내려가서 오른쪽 산으로 진입하는 돌계단을 선택했다. 대부분 흙길로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을 300미터쯤 오르면 신동1길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능선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 위로 1킬로미터를 오르면 천생산 정상이라 안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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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문지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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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 요새, 바위 벼랑의 단풍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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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 활엽수들을 바라보며 한참을 오르면 황상동, 금전동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네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단풍잎들에 둘러싸인 채 육중한 자태로 열려 있는 ‘북문지’에 금방 닿는다. 가끔 산국(山菊)과 쑥부쟁이가 제 색깔을 드러내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석축 성벽이 구불구불 휘어지며 8~9부 능선을 이어 간다. 천천히 한참을 돌아가니 인동 지역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조망터를 지나 곧장 미덕암으로 오른다. 학서지가 바로 아래인 듯 푸르고, 정상부의 왼쪽으로 펼쳐지는 천연 요새, 바위 벼랑에는 곱게 단풍이 들어 아찔함을 눅여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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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에서 본 미덕암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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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의 천생산성 유래비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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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도착하니 희미하게 ‘천생산성’이라 새긴 비석이 서 있다. 비석 곁의 벤치에 앉으니 미덕암(米德岩)이 그 늠름한 자태를 보여주었다. 이 바위에는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가 의병을 이끌고 왜군과 대치했던 전설이 서려 있다. 왜군의 물을 끊는 전략에 곽재우는 이 바위 위에서 흰쌀을 말 등에 부으며 말을 씻는 시늉을 하여, 물이 넉넉하다는 착각과 공격 포기를 왜군에게 안겨줌으로써 산성을 지켜냈다고 전한다. 장군의 충의와 지혜가 빛나는 설화라 할 것이다. 또한 비석 곁에 제단과 천생산성 유래비가 자리하고 있다.
이어 단풍이 든 바위 벼랑 옆으로 난 길을 걸어간다. ‘테이블마운틴’의 ‘테이블’의 가장자리인 셈이다. 기자가 더욱 묘미를 느낀 것은 그 석벽 위에 배치된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초대 교장으로 근무했던 H중학교가 속해 있는 하얀 옥계 아파트 숲과 4공단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시 나무 데크 길을 따라 우회전하여 내려오니 처음 닿았던 북문지로 되돌아왔다.
원점으로 회귀하는 하산길에 기자는 천생사로 내리기 전 능선 갈림길에서 ‘신동1길’로 가는 등산로를 걸어보기로 했다. 지난 여름 학서지 둘레길을 걸으며 천생산 등산로와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동 주민들에게 문의를 거쳐 동네 ‘안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는 등산로 입구를 찾으려 했으나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능선에서 거꾸로 계곡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서 임도와의 연결 지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 입구를 표시하는 이정표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여서 여름날의 수고도 떠올리며 아쉬움을 느꼈다.
다시 능선길로 오르며 발걸음의 흔적이 드물고 산소로 가는 길들과 겹쳐 혼란을 겪기도 했다. 비교적 완만한 계곡 숲길의 장점을 살리며 군데군데 이정표를 세워 재정비 및 활성화시킨다면 천생사 코스에 못지않게 가성비 괜찮은 등산로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빼어난 경관 및 후련한 조망과 호국 성지인 천생산성 등산을 인동 주민들의 명품 힐링 쉼터인 학서지 둘레길 산책과 연계한다면, 마치 금오저수지를 둘러보고 금오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