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김종길의 구미 근현대사]˝상모사곡동에 불당골이 있고 불교의 흔적이 많다˝

김종길 시니어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08일
↑↑ 김종길 시니어 기자
ⓒ 경북문화신문
상모사곡동 지역은 적어도 조선 초기부터 지역사회의 주민들과 선산도호부(善山都護府)에서 모립곡(謀立谷), 모립곡(毛立谷), 사곡(沙谷)이라는 지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이로 볼 때 이 부근은 일찍부터 모래실 또는 사곡으로 명명되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다가 조선 후기에 들면서 주로 선비들 일각에서 특히 상모동에 대해 “모르겠다”는 뜻의 부지곡(不知谷) 또는 부지동(不知洞)으로 따로 부르게 되었으며, 어느 순간 부지동은 상모동의 별칭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19세기를 전후하여 상모동은 모립곡(=모래실)의 위쪽이라 하여 상모(上謀) 또는 상모(上毛)로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졌고, 일제에 의하여 1914년 7월 15일 구미면 상모리와 사곡리로 개칭되었다. 이때부터 모든 공문서와 등기부나 토지대장을 비롯한 모든 공부(公簿)에 상모(上毛)로 표기되었다.

그러면 상모사곡동 지역에서는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을까. 이에 대한 단서도 역시 조선 후기부터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상모동에서 청장년 시기를 보낸 뛰어난 언론인이었던 위암 장지연(張志淵, 1864~1921) 선생의 글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장지연 선생의 문집인 위암문집 4권에 수록된 모로동기(慕魯洞記)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고개의 남쪽에 불당골이 있고 불교의 흔적이 많다. 그 바깥에 선봉사(仙鳳寺)가 있는데, 어느 때에 모두 허물어졌는지 알 수 없고, 오직 부도탑과 의천비(義天碑)가 있다. 그 위는 도사현都事峴)이고, 그 서쪽에 의천굴(義天窟)이 있는데, 매우 깊고 험준하며 돌로 된 방과 돌로 된 창이 있으며, 지금도 그 흔적이 완연하다.”

상모동에는 불당골이 있다. 또 형곡동 뒷산에도 그런 지명이 있다. 모로동기에서 위암이 보았던 상모사곡동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불교의 흔적은 고려 전기(前期)의 스님으로 불교를 크게 일으킨 대각국사 의천(義天, 1055~1101)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선봉사(僊鳳寺)는 칠곡군 북삼읍 숭오리 금오산 기슭에 있는 사찰이다. 창건 시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다만 1132년에 세운 선봉사 대각국사비(대각국사 의천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에 의해 고려 시대에 선봉사가 존재했었음을 알 수 있다. 선봉사는 대각국사와 그 제자들이 수행했던 천태도량으로, 당시에는 현 위치보다 아래쪽에 있었으며 부지면적이 약 3만 3,000㎡(1만여 평)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한다. 조선 시대 들어 임진왜란 발발 7년째 되던 해에 왜인들에 의해 전소되어 폐사되었다.(두산백과에서 인용) 모로동기와 두산백과의 기록을 보면, 고려 시대에 창건된 선봉사는 규모가 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사찰이었으며, 이런 대형 사찰에는 딸린 암자도 많았을 것이며, 암자 정도의 사찰이 형곡동 뒷산과 상모사곡동에도 많은 사찰이 있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겠다.

인재 최현(崔晛, 1563~1640)선생이 찬술한 일선지(一善志)에는 찬술 당시에 금오산에 있는 사찰에 대한 기록이 모두 나오는데, 대혈사(大穴寺), 보봉사(普峰寺), 동양사(東陽寺), 약사전(藥師殿), 전종사(全宗寺), 보제사(普濟寺)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선봉사(仙鳳寺)의 이름은 아예 보이지 않고, 형곡동이나 상모사곡동 지역에 있는 사찰 이름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형곡동이나 상모사곡동에는 대단한 규모의 사찰은 아니었고 거의 암자(庵子) 수준으로 짐작된다. 이로써 미루어 볼 때 고려 중기의 어느 시기에 선봉사가 창건되면서 그에 딸린 말사(末寺)들이 형곡동, 상모사곡동, 칠곡군 북삼면 숭오동 등의 지역에 무수히 세워졌으며 조선 시대에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이 강화되면서 모두 사라졌거나, 아니면 무심하게 흐르는 세월 따라 어느 순간 바람처럼 허물어졌는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사곡 상모동 최초의 주민들은 스님들이거나 사찰에 의지하여 살았던 신도들이나 사노(寺奴)들로 보인다. 일선지에 기록된 사곡지(沙谷池)도 이들이 농사를 짓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축조한 것으로 짐작해도 좋을 것 같다. 사곡지는 1970년대 말에 이미 사라졌으나 못이 있었던 자리에 유래를 밝히는 작은 입간판이라도 세워지기를 기대해본다.


김종길 시니어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08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인터뷰]“구미의 명품 멜론 디저트로 세계를 사로잡겠다”..
`제2의 애니콜 신화 쓴다` 구미시, 삼성투자 구체화에 `로봇 TF` 본격 가동`..
6억 들인 구미 다온숲 축제, 볼거리는 어디에?..
‘2026년 신활력 사업’ 액션그룹 7기 1단계 모집… 팀당 최대 4,800만 원 지원..
강승수 구미시의회 의장 ˝시민에게 인정받는 `일 잘하는 강한 의회` 만들 것˝..
구미시, 삼성 19조 투자 발맞춰 AI 인재 1,000명 키운다..
구미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첫 회의...2027년도 예산 편성..
구미대, ‘2026 전국 고교생 게임아트·웹툰 공모전’ 개최..
상주시, 민선9기 시정구호·5대 시정방침 발표..
김장호 구미시장, 민선 9기 경제·정주·공간혁신 본격 시동..
최신댓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구미에 이런 오랜 역사가 있었군요. 취재에 고생하셨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구미에서... 와우~. 관람료도 적당히 책정했군요. 정말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군요. 강추!!
구미는 별천지군요.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 관련 기사인가? 하다가 보니... 구미시 의회로군요. 전국구에서 힘 못 쓰고 구미에서 '안방 여포' 하려는건지. 시의회가 어찌... 에휴.
오폐라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은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오페라의 전편이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입니다.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공연입니다. 강추!!
대통령과 악수하는데 이철우 도지사가 뒷짐지고 악수하데. 주려던 떡도 도로 거두겠다.
너거들이 무능한게 아니고?
국가산단 경쟁력 강화와 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KTX 구미역 정차? 나같으면 "구미 오시느라 오래걸려서 고생하셨을 겁니다. 기업의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출장 다닐 때 이렇게 교통 시간이 많이 걸리니 불편할 뿐 아니라 산업경쟁럭도 악화됩니다. 해외법인이나 글로벌 파트너사에 시간을 다투는 출장가려고 인천공항에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랬을 것 같다. 말에는 초점이 있어야한다. 정주여건이야 그냥 시장이 알아서 하거나 경북지사와 얘기해도 될 일.
근대 그때 다부동 방어선 있고 가산 대구 방향은 국군, 유엔군 지역이고 구미 선산 왜관은 북한군 점령지이고 다부동 진출의 교두보인데 후방폭격은 당연함
일본어 이동네주위에4~5십년거주한시닌으로서금리단길은금오산가는도중길이어서상권형성에어려룸이많을것같네요
오피니언
과거 회색빛 쓰레기 매립장 ‘도심 속 정원’으..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한우충동(汗牛充棟)汗 : 땀 한, 牛 : 소.. 
매일 걷는 공원길,보도블록 구멍마다 삐죽삐죽 ..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