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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근의 문화 칼럼/술(酒) 이야기/ 작가 와 술

최중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1년 11월 16일
ⓒ 경북문화신문

 


종종 책에 묘사된 장면과 작가들의 성향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경우를 발견한다. 그것도 술과 관련한 작가들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걸 보면 그다지 술을 즐기지 않아도 은근히 그들이 선호했던 술들을 홀짝 들이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절로 술을 부르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을 빼놓을 수 없다. 그것도 그와 위스키는 한 몸이다. 술고래 헤밍웨이는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았고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했다고 한다. <노인과 바다>가 영화로 만들어질 때 기술 고문을 맡았던 헤밍웨이는 주연배우인 스펜서 트레이시와의 술 마시기 대결로 그를 굴복시키는 것을 좋아했다니 말 다했다.


 


생애 마지막 20여 년 동안 그는 매일 위스키를 1L씩 들이켰다. 그의 초기 단편소설 <우리 시대에>를 보면 위스키나 브랜디 등 독한 술이 무척 당긴다. 15편의 단편 중에 8편에 걸쳐 등장하는 닉 애덤즈는 1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뒤에 모든 일에 무감각하다. 이미 어떤 일의 끝을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황폐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서 계속해서 독한 건배를 이어나갈 뿐이다. 우울한 현실에게 건배를!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를 읽으면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 다녀와야 한다. 노골적으로 ‘나는 맥주가 좋다’고 말하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거사를 앞둔 중요한 순간은 물론이요 참을 수 없이 무료한 저녁 시간이나 우아한 디너를 할 때조차 맥주를 들이킨다. 정말 이상한 것은 등장인물들이 맥주를 들이키는 대목만 읽으면 나도 모르게 목이 칼칼해지는 것이다.


 


언젠가 하루키가 쓴 달리기에 관한 에세이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42km를 다 뒤고 난 뒤에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키는 맥주 맛이란 그야말로 최고!’라는 대목에서는 정말이지 냉장고로 급히 달려가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셀러리를 잘게 썰어 마요네즈를 뿌리거나 식빵에 포테이토 샐러드를 곁들이는 등 맥주 안주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레서피를 전수해 주시니 그야말로 탱큐 하루키다!.


 


로알드 달의 <맛>은 와인에 대한 최고의 테이스트 팁 노트다. 특히 와인 이름 알아 맞추기 내기에서 생쥘리앵 포도주를 묘사한 대목은 마치 입 안에서 포도주를 음미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건 아주 상냥한 포도주야. 새침을 떨고 수줍어하는 첫 맛이야. 부끄럽게 등장하지. 두 번째 맛에서는 아주 교활함이 느껴져. 또 좀 짓궂지. 약간 아주 약간의 타닌으로 혀를 놀려. 그리고 뒷맛은 유쾌해. 위로해 주는 여성의 맛이야. 약간 경솔하다 할 정도로 너그러운 기분….’ 이 대목에선 거의 고문에 가깝다.


 


스티븐 킹도 술을 좋아했으나 술이 부르는 폐해에 이골이 나 술을 끊기로 했단다. 그가 쓴 <유혹하는 에디터>에는 유독 술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특히 술이 마치 작가의 기본 소양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물론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의 위험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뭐가 달라지는가?”라고.


 


알코올 중독자만 아니면 술이 크게 인간을 달라지게 할 것은 없다. ‘약간의 릴랙스’가 술이 가진 미덕 중의 하나라면 충분히 즐길 만한 가치가 있다. 그것도 문학과 연결된 감동과 감흥의 충실한 메신저 역할이라면 감히 일배주(一杯酒)를 권한다. 그대 눈부신 가을날에 건배를!



최중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1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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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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