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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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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열린 구미문화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의 구미시의회 인사청문회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3시간 넘는 질의를 통해 절차적 공정성 논란과 전문성 부재가 고스란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적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질문은 송곳이었으나 결론은 면죄부'였던 셈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공모 절차가 없었다는 것. 재단은 정관을 빌미로 공개 모집 없이 이사회 결정만으로 후보자를 단수 추천했다. 유능한 인재가 유입될 통로를 원천 봉쇄한 채 ‘이미 검증된 인물’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공모 절차를 생략한 것이다. 서울과 부산 등 주요 지자체 문화재단이 투명한 공개경쟁을 원칙으로 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직 안착 단계라 연임이 필요하다”는 담당 국장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2024년 출범 후 2년이 지나도록 조직을 안정 궤도에 올리지 못했다면, 이는 연임의 근거가 아니라 오히려 성과 부진의 지표가 아닌가.
후보자가 노출한 정책적 무지는 더욱 우려스럽다. 2026년 중앙정부의 문화예술 정책 기조나 국비 공모 사업 현황을 묻는 질문에 후보자는 시종일관 “모른다”, “파악하지 못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지난 2년간 ‘조직 안정화’를 성과로 내세웠지만, 정작 기관장으로서 갖춰야 정책적 식견과 미래 비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매년 40억 원이 넘는 시민 혈세를 다루는 수장이 정부 예산의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미 예술인과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재단의 비정상적인 운영 구조도 지적됐다. 조례에 명시된 대표권은 대표이사에게 있으나, 홈페이지에는 이사장인 시장의 사진과 인사말이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권력 편중은 재단이 독립적인 전문 기관인지, 시장의 의중만 살피는 하부 조직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시의회와의 소통 부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개선책보다는 "노력하겠다"는 공허한 메아리만 되풀이했다. 이력서 오기와 경력 증명서 미갱신 등 행정적 미숙함은 후보자가 이번 청문을 얼마나 요식행위로 여겼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문화는 '관계의 축적'이라는 후보자의 말처럼, 재단은 예술인과 행정, 시민을 잇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구미문화재단은 가교는커녕 그들만의 성벽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 구미시는 ‘재단 안정화’를 위해 대표이사 연임을 택했다. 안정화는 변화의 거부가 아니라 혁신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구미시는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날카로운 지적들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화재단이 시장의 측근을 위한 '보은 인사'의 종착역이 아닌, 진정한 구미의 문화를 이끄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사의 투명성 확보와 대표이사의 뼈를 깎는 쇄신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다.
역시 정론직필!!
02/10 14:56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