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최중근의 문화 칼럼/인생이야기/ ‘삶’이라는 메인 요리의 디저트

최중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1년 11월 27일
ⓒ 경북문화신문

 


디저트는 메인 요리와 조화를 이루며 식사의 품위를 높여주는 일종의 장식적 혹은 보조적 메뉴이지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음식은 아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훌륭한 식사’에서 디저트가 빠진다면 그것을 '성찬'이라 말할 사람도 없다. 우리 삶에서 예술은 디저트와 같은 존재다. 먹고사는 것과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예술, 몰라도 사는 데 지장 없지만 예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작게는 나의 패션, 나의 자동차, 나의 사무실과 집을 꾸미는 일부터 시작해 주변의 소소한 것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아주,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예술이 아우르는 세계는 의외로 광범위해서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흥을 느끼는 것뿐 아니라 사소한 것, 일상적인 것, 타인이나 나 이외의 세계에 대한 배려와 관심 등 우리가 예상치 못한 정신적 풍요로움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예술은 일상 속에, 우리의 삶 속에 늘 따로 또 같이 존재한다.


 


예술이 곁에 있어 좋은 이유는 때론 그것들이 진심으로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음악만 해도 그렇다. 나는 음악 CD를 상황별, 감정별로 구분해 재편집한다. <이보다 더 좋은 수 없다>에서 잭 니콜슨에게 배운 노하우다. 우울할 때 듣는 음악, 분위기 잡고 싶을 때 듣는 음악, 드라이브할 때 듣는 음악, 한밤중에 고요하게 듣는 등으로 나만의 음악 리스트를 엄선하고 업데이트한다.


 


책 역시 뇌의 노동을 필요로 할 때 역사 추리 소설집을, 인간에 대한 실망으로 괴로울 때는 소설책을, 자유가 그리울 때는 여행 책을, 쉬고 싶을 때는 가벼운 인문학 서적을 집어 들기 쉬운 자리에 배치한다. 휴일이면 그저 뒹굴뒹굴 소파에서 빈둥거리는 가장도 실은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영화(심지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조차) 등에서 시즌 트렌드와 인간에 대한 이해, 시각적인 즐거움이 주는 묘미에 푹 빠질 수 있다.


 


그래서 뭐가 달라지냐고? 스스로 감정을 편집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우울할 때는 슬며시 내 감정으로 밝은 분위기를 투입할 수 있고, 최소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감정의 결을 잡을 수 있다. 그것이 주는 안도감과 즐거움은 느껴본 자만이 알 수 있다. 카페나 갤러리에서 힐끗 본 그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잔영이 남는 것도 감사하고, 택시 안에서 우연히 들은 클래식 음악 한 소절이 운전기사의 얼굴을 백미러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든다. 예상치 못한 음악적 취향이 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다.


 


이토록 예술은 멀리 느껴지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의 빛을 은근하게 발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피부로 체감하거나 깨닫지 못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예술을 생산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은 없는가? 우리는 예술가들을 별스러운 사람,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으로 오해 아닌 오해를 하고 거리감까지 가지고 갖고 있다.


 


그들의 창의적인 결과물보다 작업 과정이나 포지션으로 재단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궤도를 벗어난 집단으로 생각한다. 화가, 작가, 음악가, 작곡가, 가수, 연기자….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나의 음악 리스트도, 책 리스트도, 페이보릿 영화 리스트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것이 공기처럼 없으면 살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예술이 없으면 견디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생활 속에서 어떤 사물이나 건물이 멋지다고 느끼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보고 감동하는 것, 내 옷을, 내 차를, 내 집을 아름답게 가꾸고자 하는 생각과 행위가 예술 활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돌아볼 수 있는 계절이 다가왔다. 사실 예술이라는 게 뭐, 별거냐? 그저 삶 속의 공기처럼 생활 곳곳에 존재하는 것, 내 인생의 달콤한 디저트가 아닐까?


 



최중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1년 11월 27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인터뷰]“구미의 명품 멜론 디저트로 세계를 사로잡겠다”..
`제2의 애니콜 신화 쓴다` 구미시, 삼성투자 구체화에 `로봇 TF` 본격 가동`..
6억 들인 구미 다온숲 축제, 볼거리는 어디에?..
‘2026년 신활력 사업’ 액션그룹 7기 1단계 모집… 팀당 최대 4,800만 원 지원..
구미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첫 회의...2027년도 예산 편성..
강승수 구미시의회 의장 ˝시민에게 인정받는 `일 잘하는 강한 의회` 만들 것˝..
구미시, 삼성 19조 투자 발맞춰 AI 인재 1,000명 키운다..
구미대, ‘2026 전국 고교생 게임아트·웹툰 공모전’ 개최..
상주시, 민선9기 시정구호·5대 시정방침 발표..
김장호 구미시장, 민선 9기 경제·정주·공간혁신 본격 시동..
최신댓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구미에 이런 오랜 역사가 있었군요. 취재에 고생하셨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구미에서... 와우~. 관람료도 적당히 책정했군요. 정말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군요. 강추!!
구미는 별천지군요.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 관련 기사인가? 하다가 보니... 구미시 의회로군요. 전국구에서 힘 못 쓰고 구미에서 '안방 여포' 하려는건지. 시의회가 어찌... 에휴.
오폐라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은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오페라의 전편이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입니다.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공연입니다. 강추!!
대통령과 악수하는데 이철우 도지사가 뒷짐지고 악수하데. 주려던 떡도 도로 거두겠다.
너거들이 무능한게 아니고?
국가산단 경쟁력 강화와 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KTX 구미역 정차? 나같으면 "구미 오시느라 오래걸려서 고생하셨을 겁니다. 기업의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출장 다닐 때 이렇게 교통 시간이 많이 걸리니 불편할 뿐 아니라 산업경쟁럭도 악화됩니다. 해외법인이나 글로벌 파트너사에 시간을 다투는 출장가려고 인천공항에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랬을 것 같다. 말에는 초점이 있어야한다. 정주여건이야 그냥 시장이 알아서 하거나 경북지사와 얘기해도 될 일.
근대 그때 다부동 방어선 있고 가산 대구 방향은 국군, 유엔군 지역이고 구미 선산 왜관은 북한군 점령지이고 다부동 진출의 교두보인데 후방폭격은 당연함
일본어 이동네주위에4~5십년거주한시닌으로서금리단길은금오산가는도중길이어서상권형성에어려룸이많을것같네요
오피니언
과거 회색빛 쓰레기 매립장 ‘도심 속 정원’으..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한우충동(汗牛充棟)汗 : 땀 한, 牛 : 소.. 
매일 걷는 공원길,보도블록 구멍마다 삐죽삐죽 ..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