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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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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대해 풍자를 했다고 모욕죄로 고소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1세기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난 폭소를 금할 수 없는 일. 그 주인공은 강용석 의원이었고, 그 대상은 개그맨 최효종이다. 최효종은 자신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국회위원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그것이 국회의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왜곡했다며 강용석 의원이 고소를 한 것이다.
필자는 솔직히 그 프로그램을 직접 보진 못했다. 나중에 그것이 논란이 된 이후 인터넷을 통해서 그 내용을 확인했는데, 솔직히 그냥 웃겼다. 재미있었다.
그런데 강용석 의원은 아마도 그것이 자신을 비롯한 모든 국회의원을 모욕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법정에 호소할 만한 일인가. 그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국회의원이 할 일인가 말이다.
과거 그런 일이 없지는 않았다. 5공화국 시절, 개그맨이 대통령을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TV출연을 금지시킨 일이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것 역시 21세기에 와서는 개그의 소재일 뿐이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고, 모두가 웃어 넘길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강용석의원의 이번 고소 사건이 더 회자되는 이유는, 얼마 전, 강용석 의원 자신이 아나운서에 대한 성적인 발언으로 한 직업군에 대한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고,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자신이 몸담았던 한나라당에서 제명된 후였기 때문이다. 자신을 제명한 한나라당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해도해도 너무했다. 아니 유치했다.
한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이 일을 주제로 미국의 풍자개그와 관련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의 대권주자 릭 페리가 토론회에서 실수한 것을 개그맨들이 풍자했고, 이후 릭 페리 자신이 방송에 출연해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그대로 재연한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그렇다. 시민과 국민의 정서에 기반할 수 있다면 이러한 시사 풍자 코미디는 공적인 존재인 국회의원은 물론 경찰, 사법기관, 심지어 대통령까지도 풍자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부패한 양반들이나 지배층에 대해 판소리나 별신굿을 통해 풍자를 일삼지 않았던가. 오히려 양반들의 잔칫상에서 광대들은 그들에게 신랄한 비판을 했고 서민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즐거워했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국회의원이나 정치권을 풍자하면서, 과연 그들은 국회의원이나 정치권의 반성을 기대했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그들에게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한바탕 웃음거리로 삼고자 한 것 뿐이다.
물론 그들이 반성을 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중들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저 웃음거리로 삼았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한순간 위안을 얻고 신나게 웃어넘길 뿐이다. 한마디로 웃자고 풍자하는 것에 그는 죽자고 달려든 셈이다.
정치는 고상하고 품위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품위는 정치인들이 지키는 것이지, 남들이 그 품위를 지켜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품위를 모욕했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비판할 문제는 아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지 못하면서, 남들이 그것을 지켜주길 바란다면 그만큼 어불성설이 어디 있는가.
과연 지금의 정치인들은 스스로 자신의 품위와 권위를 지키고 있는가. 오히려 강용석 고소 사건은 그 품위와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다. 정치가 개그 소재가 되었을 때, 국민들이 기뻐한다면, 적어도 정치인들은 그 즐거움에 대해 안티를 걸 자격이 없다. 자신들은 얼마나 국민들을 기쁘게 했는지, 그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국민들을 즐거움을 적어도 빼앗지는 말아야 한다. 그들은 국민들의 세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