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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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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의 특징은 천자가 있는 주(周)나라는 명맥만 유지한 반면, 7개 나라가 자웅을 겨루면서 먹고 먹히는 혈전을 벌이는 시대였다. 난세였다. 이 때문에 인의(仁義)를 따지며 예의를 지키라는 공자의 가르침은 소귀에 경 읽기였을 뿐이었고, 오로지 모든 군주는 부국강병(富國强兵)에만 몰두 했다.
천하를 통일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서북 벽지에 위치한 진(秦)나라는 중원의 제후들로부터 “오랑캐나라”라는 조롱을 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 때문에 당시 진나라의 개혁 군주 효공 왕은 국정을 개혁하기위해 상앙 이라는 대신을 중용 했다. 그 상앙의 개혁 책 속에 눈길을 끄는 이러한 내용의 글이 있다.
“한 집에 두 사람 이상의 성년 남자가 있으면서 분가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세금을 2배로 받는다.”즉, 성년의 남자는 배우자를 얻어 가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나라의 인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농경이나 목축이 주된 산업이었던 당시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노동력 창출수단인 자식이 많다는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또한 젊은 청년들이 넘쳐나면 이들을 군사로 징병 할 수 있기 때문에 강대국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했다.
한편 강태공이 세운 지금의 산동 성에 위치한 제(齊)나라는 동쪽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적 특성에 힘입어 생산된 염전과 해산물 그리고 철을 앞세운 무역을 통해 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기록에 의하면 제나라 수도 임치의 풍경은 이러하였다.
“거리는 인파로 넘쳐흐르고 있었다. 사람을 실은 수레의 바퀴들이 서로 맞부딪칠 만큼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만치 혼잡하였다.”라고 말이다.
또한 전국시대 유명한 유세가인 소진(蘇秦)은 수도 임치의 풍경을 이렇게 묘사 하였다.
“임치의 성 안에는 7만 가구가 있었으니, 미루어 수 십만 명이 넘었을 것이다. 성안은 풍요롭고 번성해서 백성들은 악기를 타고 노래를 불렀으며, 닭싸움, 장기의 일종인 쌍륙, 공차기 등을 즐겼다.”
도시이건 농촌이건 사람이 넘쳐나는 것을 풍요와 번성의 잣대로 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한 때 폭발적인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의 고갈을 우려한 말데스의 인구론이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인도와 동남아 빈국과 아프리카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은 오히려 출산율 저하를 국가적인 최대 이슈로 삼고 있다.
출산율의 저하는 국가의 경제력 감소와 산업전체의 성장 동력을 상실함은 물론 국제무대에서 정치적 영향력 축소를 초래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1.15명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100년 우리나라 인구는 지금 인구의 절반 수준에 그치게 되고, 동시에 아시아의 소국으로 전락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맡게 된다.
저 출산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특히 취업준비로 젊은 시절을 소비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만혼(晩婚)이 당연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소득의 증가에 힘입어 평균적인 삶의 질은 향상되지만 소득증가가 필연적으로 물가상승을 수반하면서 그 여파가 육아문제를 낳고 있다.
여기에다 교육에 대한 과도한 비용 증대와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 가중은 결국 출산 기피 현상을 낳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지위향상과 사회 진출 기회 확대로 자립 기반이 보장된 여성들의 결혼 필요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 역시 저 출산을 가속시키고 있다. 이런, 저런 사정을 모두 감안해 30대 중반에 결혼을 하게 될지라도 늦은 결혼은 2자녀를 갖게 하는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저 출산 현상은 일정 시점이 지나면 고령화 사회 진입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사회를 궁지로 몰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저 출산 고령화 사회는 경제와 사회의 역동성이 떨어트리면서 국가적 재난을 초래하는 상황을 만들 것이 자명하다.
지금의 저 출산 상황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은 양자 부모로부터 주택을 상속받게 되면서 1가구 2주택 시대를 맞게 될 것이고, 오히려 주택이 남아돌게 될 것이다.
여기에다 지금의 출산율 1.15 명 중 절만이 남자라고 가정 할 경우 나라를 지킬 징집인원도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결국 60만 대군의 위용을 앞세우고 동북아 세력 균형을 유지해 온 우리나라도 그 힘을 잃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휴전선, 백령도는 물론 독도를 할아버지, 할머니 부대가 지키는 시절이 올지도 모른다는 예상은 결코 넌센스가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강대국의 조건은 우선 경제력이다. 수출과 외환보유고 등 막강한 경제력은 국제사회에서 특정 국가의 지위에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한다. 또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자위력이 있는 군대가 있는 경우 이민족으로부터 굴욕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고금의 역사가 증거하고 있다.
청년들이 넘쳐나야 강한 군대를 보유하게 되고, 강한 국내들 보유해야만 강대국의 지위를 얻게 된다. 부국강병(富國强兵)은 어느 시대이건 치세의 1 순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