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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큰일은 사소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심정규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6월 16일
심정규 경북도의회 의원(교육위원회 위원)
ⓒ 경북문화신문

중국 역사가 시작된 이래 최강의 통일 국가인 진나라 시황제가 사망하자, 수 많은 영웅호걸들은 지혜와 힘을 다해 중원(中原)의


사슴을 쫒으려고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났다. 그러나 천하대권은 초나라와 한나라 간의 결승을 거쳐 마침내 한고조 유방에게 돌아갔다.


최초 혁명의 기치를 내걸었을 때는 모두가 한 몸이 된 가운데 목숨을 내걸고 한 방향으로 달려간다. 치열한 전쟁터에서는 무공으로 단련된 용장이 필요하지만 대업을 이룬 뒤에는 이들 창업공신이 치세에 걸림돌이 된다. 왕년에는 임협(任俠)적 결합의 동지 입장이었으나 신종(臣從)관계로 변했기 때문이다.


한고조 유방은 건국 초기, 논공행상 등에 불만을 품은 무리들의 끊임없는 반란과 막강한 사병을 거느리고 있는 맹장들을 경계했다. 유약하고 어린 황태자에게는 이들이 큰 걸림돌이 될 거라 믿고 끊임없이 감시했던 것이다. 한나라 건국 1등 공신 한신 장군은 능력이 너무 출중한 탓에 일찍이 유방의 견제를 받은 나머지 세운 공에 비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소위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는 토사구팽을 당한 것이다.


이에 불만을 품은 한신은 기회를 노리던 끝에 옛 부하인 거록 태수 진희와 모의를 하고, 진희가 장안성으로 공격해 오면 한신이 성안에서 내응하기로 약조를 했다. 마침내 진희가 반란을 일으키자 한 고조는 직접 군사를 거느리고 출병을 했다. 이 위급한 판국에 한신 장군 진영에 뜻하지 않은 착오가 생겼다. 부정을 저지른 부하를 처형하기 위해 잡아 가두어 놓고 있었는데 그 부하의 아우 되는 자가 역모사실을 조정에 고변을 한 것이다. 결국 천하의 명장 한신 장군은 힘 한 번 못쓴 체 3족이 몰살당하는 형에 처해졌다.


같은 시기 한나라에는 팽월 이라는 맹장이 또 하나 있었다. 한 고조 유방이 진희의 반란을 토벌하기위해 출병하기 전 위나라 왕인 팽월에게 병력을 후원토록 명령했다. 그러나 팽월은 병을 핑계 삼아 자기 자신이 출동하지 않고 부하 장군에게 병력을 인솔케 하고 대신 군사를 보냈다. 이에 크게 화가 난 황제는 사자를 보내어 팽월을 힐책했고, 처벌이 두려웠던 그는 자진 출두해 사죄를 하려고 했지만 호첩 장군은 이를 말리며 진언했다.


“왕께서는 애초에 병을 핑계 삼아 부하를 대신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고조의 힐책이 있었다고 해서 새삼 출두한다는 것은 더욱 곤란합니다. 가시면 기필코 붙잡혀 죽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에는 군사를 일으켜 반기를 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라고 말이다.


그러나 결단을 못 내리고 머뭇거리는 사이 팽월의 가신인 태복이란 자가 잘 못을 저지르자, 그를 처형하려고 했다. 이 때 이를 눈치 챈 태복이 도망친 후 고조에게 가서 팽월과 호첩이 모반을 획책하고 있다고 참소했다. 한 고조는 사자를 파견해 팽월을 체포했고, 법관의 취조를 받은 뒤 처형시켰다.


세상을 뒤엎기 위해 거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이 대사를 그르치곤 한다. 왕의 지위에 있는 자는 수많은 신하와 가신들의 시중을 받기 마련이다.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가신은 평소 신분상 서열은 매우 낮지만 역할론 만을 놓고 보면 한 나라의 흥망을 좌지우지 하는 경우를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MB정부의 실세로서 방통대군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최 모 방송통신위원장이 불법로비자금 수수혐의로 기소됐다. 어처구니없게도 혐의를 밝히는 결정적인 단서는 불법자금을 준 브로커의 운전기사가 최 모 위원장을 협박한 것으로부터 발단이 됐다. 이 뿐인가 미래저축은행 김 모 회장이 중국으로 밀항을 하려다가 붙잡히는 계기를 제공한 사람 역시 다름 아닌 김 회장의 운전기사였다.


둘 다 운전기사의 덫에 걸려 운명이 뒤바뀌는 처지가 된 것이다. 운전기사는 주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신분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들은 자동차를 운전 할 뿐만 아니라 사적인 일 까지도 도맡아 하는 핵심가신이다. 좁은 차안에서 주인의 심기를 살펴야 하고 전화통화 내용을 듣게 되는 등 어쩔 수 없이 많은 비밀을 알게 된다. 그 많은 비밀을 갖고 있는 그들이 등을 돌리는 순간 아무리 큰 야망을 가졌을망정 그 꿈은 사상누각이 되고 만다.


지근에서 보좌하는 참모들을 관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모시는 주군의 위치에 따라 참모들은 그 위세를 믿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좌진에게 날개를 하나 더 달아 주기라도 하면 공적인 라인은 무너지고 종종 대형 사고를 치고 만다.


과거에 찍은 동영상 한 편과 말 한마디 때문에 꿈을 접어야 하는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사소한 일로여기고 무심코 지나친 작은 행위와 측근에게 한 말이 씨앗이 되어 한 인간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바꿔 버리기 까지 하는 것이다. 천하의 큰일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심정규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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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학생
서울에 있을 때도 종종 심의원님 칼럼을 보았어요, 참으로 얻는 것이 많은 것 같네요. 
구미에 이처럼 훌륭한 지방정치인이 계시다는 걸 행복하게 생각해요, 앞으로도 좋은 칼럼 기대하겠어요
06/17 23:42   삭제
독자
그렇지요, 모든 일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지요, 순간순간마다 현실에 충실하고 신중하는 삶을 깊게 생각하게 합니다
06/17 23:4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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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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