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조선시대의 서화평론' <43> 선산의 의열도(義烈圖)에 발문을 쓰다

이택용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8월 19일
독립큐레이터 이택용
ⓒ 경북문화신문

해설 : 한수재 권상하선생은 의열도란 책 내용에 그림과 글씨를 보니 세교에 도움 되는 것이 크겠고, 또 인인의 마음 씀을 볼 수 있겠다며 대체로 환란을 당하여 용감하게 달려가서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란 인간으로서도 하기 어려운 일인데, 뿔 달린 짐승이 그 일을 해낸 것은 무슨 까닭인가. 옛날에 송나라 주희가 군신의 의리가 있는 봉의를 논하면서 이르기를 “물은 한곳에만 통하기 때문에 도리어 이것만 오로지하는 것이다.” 하였으니, 대체로 일부러 닦아 행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천기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데서 말미암은 것인가 싶다. 내가 일찍이 옛날에 절을 하지 않은 코끼리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이 의우의 일에서 더욱 증험을 했다. 그리고 향랑의 정렬은 비록 옛사람 가운데서 찾아보더라도 어찌 그보다 더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가난한 집안의 하찮은 신분으로 능히 스스로 자기 몸을 깨끗이 하여 죽음을 마치 자기 집에 돌아가듯이 여겼으니, 더욱 기특한 일이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나오지만 아름다운 자질이 천연으로 이루어져서 멀수록 향기가 더욱 맑으니, 진실로 처한 곳을 가지고 논할 수 없다. 선산은 옛날에 충효와 절의 있는 이들이 많았으니, 또한 이른바 봉새와 난새가 있는 곳에는 초목도 모두 향기롭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향랑은 죽을 때에도 다른 데서 죽지 않고 기어이 오태동의 지주중류비 아래서 죽은 것은 또한 더욱 이상한 일이다. 세속이 쇠퇴하고 교화가 해이해져서 사람들이 절의가 귀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판국인데, 선산부사 조귀상이 전에 선산부사로 재직한 할아버지 조찬한 공의 공적을 계승하여 그 절의 있는 이를 포양 확대시키기를 이토록 성근하게 하였으니, 쇠퇴한 풍속을 격려하는 뜻이 참으로 범연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감탄을 금할 수 없어 책의 권말에 이와 같이 쓴다고 기록하였다.


-선산의 의열도(義烈圖)에 발함-


책의 권내(卷內)의 도기(圖記)를 보니 세교(世敎)에 도움 되는 것이 크겠고, 또한 인인(仁人)의 마음 씀을 볼 수 있겠다. 대체로 환란을 당하여 용감하게 달려가서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란 인간으로서도 하기 어려운 일인데, 뿔 달린 짐승이 그 일을 해낸 것은 무슨 까닭인가. 옛날에 중국의 송나라 주희(朱熹)가 군신(君臣)의 의리가 있는 봉의(蜂蟻)를 논하면서 이르기를 “물(物)은 한곳에만 통하기 때문에 도리어 이것만 오로지하는 것이다.” 하였으니, 대체로 일부러 닦아 행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천기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데서 말미암은 것인가 싶다. 내가 일찍이 옛날에 절을 하지 않은 코끼리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이 의우(義牛)의 일에서 더욱 증험을 했다.


그리고 향랑(香娘)의 정렬(貞烈)은 비록 옛사람 가운데서 찾아보더라도 어찌 그보다 더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가난한 집안의 하찮은 신분으로 능히 스스로 자기 몸을 깨끗이 하여 죽음을 마치 자기 집에 돌아가듯이 여겼으니, 더욱 기특한 일이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나오지만 아름다운 자질이 천연으로 이루어져서 멀수록 향기가 더욱 맑으니, 진실로 처한 곳을 가지고 논할 수 없다. 경상도 선산(善山)은 옛날에 충효와 절의 있는 이들이 많았으니, 또한 이른바 봉새와 난새가 있는 곳에는 초목도 모두 향기롭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향랑은 죽을 때에도 다른 데서 죽지 않고 기어이 선산고을 오태동의 지주비(砥柱碑) 아래서 죽은 것은 또한 더욱 이상한 일이다.


아, 세속이 쇠퇴하고 교화가 해이해져서 사람들이 절의가 귀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판국인데, 선산도호부사 조귀상(趙龜祥)이 전에 선산도호부사로 재직한 할아버지 조찬한(趙纘韓) 공의 공적을 계승하여 그 절의 있는 이를 포양 확대시키기를 이토록 성근하게 하였으니, 쇠퇴한 풍속을 격려하는 뜻이 참으로 범연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감탄을 금할 수 없어 책의 권말(卷末)에 이와 같이 쓰노라.


 












  ▶

‘선산의 의열도(義烈圖)’





 


 












  ▶

‘선산의 의열도(義烈圖)’





 


 


 


 



이택용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8월 19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상주시 화령장전승기념관, 전국 무궁화 명소 4곳에 선정..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 의원에서 문자가 왔다.".. 
<작가노트>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오래전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