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소셜닥터 최중근의 문화칼럼 /표준어 확대

최중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9월 13일
탑정형외과 원장, 수필가
ⓒ 경북문화신문

 


 


오는 10월9일 훈민정음 반포 566돌을 맞는다 지난 해 국립국어원이 서른아홉 개 단어를 새로운 표준어로 인정했다. 드디어 짜장면도 표준어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면 왜 이제야 표준말이 됐나 의아스러울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이다. 사실 짜장면처럼 표준말이 아닌 줄 알았던 것보다는 진짜 표준말인 줄로만 알고 써 온 것들도 부지기수였다.


 


'쌉싸름하다' '찌뿌둥하다' '새초롬하다'라는 말도 사실은 '쌉싸래하다' '간질이다' '새치름하다'가 표준말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그나마 지금부터는 표준어가 되었다는 게 안심이 된다. 그동안 쓰면서 왠지 눈치 보였던 '손주'도 이번에 표준어로 등극했다. 손자와 손녀를 아울러 쓰는 말로 인정된 것이다.


 


표준어 확대 선정에 인터넷도 들썩했다. 속이 시원하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그동안 '짜장면 되찾기 국민운동본부'까지 만들어 활동할 만큼 열성적인 네티즌들이 아니었던가. 짜장면이 표준어가 된 날을 기념해 인근 중국집들이 짜장면 먹으러 온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장면도 TV 뉴스에서 소개됐다. '짜장면의 귀환'이라며 맛있게 짜장면을 먹는 손님들 모습이 요즘 심각한 뉴스들 속에서 간만에 웃음을 준 뉴스거리였다.


 


정말 표준어가 뭐길래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것일까. 언어는 그만큼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대변해 주는 존재여서가 아닐까.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면서도 웃음이 나는 것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표준어가 뭐길래"가 표준어가 아니었단 사실이다. '~길래' 는 방언으로, '~기에'가 표준어였다. 한 때 인기드라마의 제목이었던 '사랑이 뭐길래'도 사실은 틀린 표현이었던 셈이다. '사랑이 뭐기에'라고 했다면 솔직히 그 느낌이 도통 살질 않는데 이제야 말맛이 담뿍 담긴 단어들이 되살아나 다행이다.


 


새로 추가된 39가지 가운데서 14개는 기존의 표준어에 더해서 복수로 인정을 받게 됐다. 즉 그동안 소고기나 쇠고기 둘 다 쓰였던 것처럼, 앞으로는 복숭아뼈 복사뼈를 같이 쓸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25개는 구별해 써야 하는 것이다. 새로 표준어로 규정된 말과 기존의 말이 뜻과 어감에 차이가 있어서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한번쯤 관심 을 갖고 꼼꼼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이번 복수 표준어 인정은 지난번 부터 추진에 들어갔지만, 최종 결정까지 고민을 거듭한 결과라고 한다. 그 사이 대상이 됐던 단어도 하나씩 둘씩 제외돼 최종 39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일부 단어를 놓고는 심의위원 간에 격론이 오갔다고 한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는 뜻일 것이다. 언어는 한 사회구성원간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언어는 생명체와 다를 바 없다.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변화한다. 국민의 삶 속에서 생성됐다가 소멸되고, 국민의 감정과 함께 울고 웃고 변화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표준어 인정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언어는 그 자체로 언어로서의 생명을 잃은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장면'이 아닐까 싶다. 뒤늦게나마 국립국어원의 표준어 확대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남몰래 반성도 많이 했다. 표준어가 아닌 줄도 모르고 써왔던 우리말이 너무 많아서 내심 부끄러웠고, 앞으로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것은 요즘 청소년들이다. 어떻게든 영어를 남보다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커 온 세대인 만큼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적다. 네티즌들의 외계어 수준의 비속어도 그렇고, 방송 예능프로그램에서 막말 표현들도 걱정이다. 부디 이번 표준어 선정을 계기로 우리말과 표준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양성은 살리되 품격을 지닌 아름다운 말로 자리잡아가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최중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9월 13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상주시 화령장전승기념관, 전국 무궁화 명소 4곳에 선정..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 의원에서 문자가 왔다.".. 
<작가노트>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오래전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