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소셜닥터 최중근의 문화칼럼 /영혼을 맑히는 소리, 우쿨렐레

최중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10월 03일
수필가, 탑정형외과 원장 최중근
ⓒ 경북문화신문

 


마릴린 먼로의 매력이 듬뿍 깃든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는 제목만 보면 성인물로 오해할 법도 하지만 실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남자주인공들이 여장을 하고 밴드에 잠입하는 스토리인데 당시 밴드 멤버였던 마릴린 먼로가 연주하던 악기를 기억하는 이가 혹 있을지 모르겠다. 신세대들이야 알 수 없을 테지만 중년세대라면 어렴풋이 떠오를 수도 있다.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이것은 어떤가. 몇 해 전 가수 이효리가 한 음료 CF에서 이른바 '망고송'을 부르면서 손에 들고 연주했던 악기. 바로 4줄짜리 이 현악기다. 요즘 신세대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그것은 다름 아닌 '우쿨렐레'다.


 


대학 시절 나름 통기타와 드럼에 심취했던 나로서는 요즘의 우쿨렐레 열풍이 흥미롭기 그지 없다. '우쿠'는 하와이 말로 벼룩이란 뜻이고 '렐레'는 통통 뛴다는 뜻인데, 이 둘이 합쳐진 말로,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경쾌한 손동작이 마치 벼룩의 통통 튀는 모습처럼 보인다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일제 강점기로 전해지며 7080 세대들이 통기타에 흠뻑 빠져있는 동안 우쿨렐레는 그저 소수의 연주자들이 향유하던 악기로 인정받는데 머물렀지만 최근 몇 년 새 우쿨렐레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주로 2030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요즘엔 인터넷 동호회가 늘면서 남성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쿨렐레의 인기몰이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라면, 미국과 유럽은 이미 반세기 전에 우쿨렐레의 열풍이 불었단 것인데, 앞서 말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도 등장했고,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스의 멤버였던 조지 해리슨도 우쿨렐레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1960년대를 지나며 우쿨렐레는 자취를 감추었고 이후 21세기 들어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지난해 영국 악기도매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악기가 우쿨렐레였을 정도라는 과히 그 인기가 대단하다.


 


과연 이 폭발적인 우쿨렐레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다들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일단 배우기가 쉽다는 것이다. 우쿨렐레를 가장 빨리 배우는 법은 노래하면서 부르는 거라고 한다. 보라카이 해변가에서 이효리가 저 혼자 흥에 겨워 노래하며 춤추던 모습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다. 기타처럼 크지 않고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와 깜찍한 모양도 젊은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다. 또 하나, 최근의 SNS의 영향도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투브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동영상이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티즌들에게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유투브의 우쿨렐레 동영상을 보며 감탄했던 적이 있다.


 


우쿨렐레에는 '음악의 민주화를 이뤘다'는 근사한 평가가 따라다닌다. 즉 바이올린이나 첼로처럼 왠지 가까이 가기 어렵지도 않고, 피아노처럼 배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고가도 아니어서 누구나 손쉽게 누리고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민주적인 악기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우쿨렐레 열풍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우쿨렐레를 주목해서 보게 되었다. 우쿨렐레가 가진 이름하야 '정서적 기능'이다. 몇 달 전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정학 등 징계를 받은 학생들에게 매주 우쿨렐레 강습을 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얘기를 전해 들었다. 또 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은 다음 달부터 자폐아를 위한 우쿨렐레 음악치료 교실이 문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음악의 타고난 치유의 기능에 우쿨렐레 특유의 경쾌함이 가져다주는 정서적 효과, 악기를 여럿이 함께 연주하면 자연스럽게 사회성 함양이 가능한데 가장 쉽고 부담감 없이 배울 수 있는 우쿨렐레야말로 합주를 위한 최고의 악기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대 사회, 최첨단 멀티 기능과 스마트 기술이 구현하는 초고속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쩌면 네 줄의 단순한 이 악기의 매력에 빠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든 음악이 그러하듯 음악에는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하는 신비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잠시 하던 일을 놓고 유투브에서 우쿨렐레로 연주하는 조지 해리슨의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들어보자. 금세 그 매력에 빠져들 거라 확신한다.


 



최중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10월 03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상주시 화령장전승기념관, 전국 무궁화 명소 4곳에 선정..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 의원에서 문자가 왔다.".. 
<작가노트>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오래전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