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 보상
2012년 한해는 세계를 향해 노를 휘젖기 시작한 구미시민들에게 가장 큰 위기를 가져다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혹자는 1997년 몰아닥친 IMF 한파를 연상할런지 모른다. 하지만 불현 듯 몰아닥친 당시의 외환위기 한파 앞에서 구미시민들은 모두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구미 역전 앞 중앙로에서 울부짖던 구미시민들은 서러움이 만들어낸 하나의 힘 이었다. 기업이라는 선박은 외환 위기의 파고 위에서 생사를 넘나들어야 했고,휘영청 쓰러질 듯한 선박의 꼬리를 부여잡은 시민들은 그 선박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그야말로 ‘ 젖먹던 힘’까지 쏟아냈다. 그 결과 물 건너갔던 4공단은 조성재개라는 선물을 들고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그 당시 구미시민들은 축배를 들었고, 그 곳에서 절망의 무게 앞에 짙눌렸던 희망의 구미를 건져올렸다. 월척이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절망 속에서 희망의 월척을 선물해 주던 4공단, 그 곳에서 우리는 지난 9월 27일 발생한 불산 사고로 제2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절망에서 희망의 월척을 건져올려주던 그 보금자리에서 다시 절망적인 아픔이 태생했다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알지도 듣지도 못한 ‘불산 사고’로 고통을 겪고 있는 임천리와 봉산리 그리고 인접지역 기업과 노동자 들에게는 절망적인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사고발생 3개월이 가까워오는 지금까지도 조상 대대 피 땀흘려 일궈온 고향으로 돌아갈수 없으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수구지심이라고 하질 않았는가. 여우도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로 향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야말로 수구지심의 한스러움이다. 여기에다 중앙정부의 오만과 무책임으로 경제자유구역으로까지 묶어 재산권 행사까지 가로막고 있으니, 정부의 처신은 죄라고 밖에 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구미는 불산 사태 이후 피해지역과 비 피해지역, 그리고 행정기관으로 3분된 채 서로 저마다의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환자의 고통은 간병인이 모르고, 간병인의 고통은 환자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또 “환자와 간병인의 고통을 지켜보는 이웃들의 고통을 환자와 간병인이 모른다”는 말 역시 우리는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속내를 들여다보면 환자와 간병인,이웃들은 모두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27일, 불산 사고 이후 피해지역 주민과 비 피해지역 주민, 그리고 행정기관은 구미시라는 한 둥지에서 서로 고통을 겪어 온 것이 사실이다.
불산사고 사태 이후 우리는 보상을 둘러싸고,숱한 아픔의 다리를 건너왔다. 집행부와 의회의 간격 사이에는 냉랭한 기운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그 냉랭한 기운 속에서 피해지역 주민들은 더욱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더군다나 가족의 일원으로서 이를 지켜보는 소위 비 피해지역 주민들의 가슴앓이 역시 컸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대의적인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100%의 만족을 위해 가다보면 상대 쪽에 지울수 없는 상처를 입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90%의 결과를 100%의 만족으로 여길 때 우려됐던 상처의 골은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두 번째 가진 불산 보상 심의위는 정부안 중 농작물, 가축폐기, 산림분야에 대한 보상을 남겨둔 채 일괄 타결되었다. 앞으로 남은 것은 4일 결론을 못 내린 정부안 중 3가지 안과 지역주민들의 요구사항이다. 이를 바라보는 운명의 공동체인 구미시민들은 조속한 타결을 갈망하고 있고, 이에 부응해 피해지역 주민대표와 남유진 시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다행그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비공개 합의가 결론을 도출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11일 보상심의 위원회는 3차 회의를 열고 정부안 중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3개의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여기에 주목할만한 대목이 있다. 박명석 봉산리 피해주민 대책위원장은 경북문화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 남유진 시장과 5일 어느 정도 합의를 본 것은 사실이지만, 일괄 타결이라던지, 주민 모두가 귀가한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위원장은 또 “ 건강이 좋지 않은 일부 주민이 귀가한 것은 맞지만, 타결에 대해서는 내일 (11일) 열리는 보상심의위원회에서 결정날 것”이라면서 “남유진 시장과의 구두합의가 구체적인 모습으로 귀결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피해주민 대책위원회의 10개 사항과 정부안 중의 3개 안건을 동시에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억울한 주민들의 하소연을 들어달라”는 주민대책위의 입장과 “미결과제로 남은 정부 보상안을 주축으로 한 기타 문제를 원만하게, 또 서둘러 풀어나가자”는 양측 입장에서 지혜를 발휘해 줄 것을 간곡이 요구하는 바이다.
외나무 다리에서 서로 자기의 갈 길만을 고집하다보면 둘은 모두 풍파속으로 휘말려들기 마련이다. 90%의 결과가 100% 만족이라는 대의적 시각으로 결론을 도출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하는 바이다. “환자나 환자를 간병하는 간병사나 이를 지켜보는 이웃들 모두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보상심의위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밤을 세워서라도 결론을 도출시켜 주기 바란다.
만일 이러한 시민적 요구를 무시할 경우 여론은 냉랭하게 돌아설 것이고, 공동운명체인 구미지역사회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집행부-의회 업무 추진비 삭감 신중해야
집행부와 의회의 간격이 좁혀들지 않고 있다.오히려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이나 시의원은 모두 구미시민의 행복과 구미의 미래를 향해 노를 휘젖겠다는 각오로 일선에 나선 일꾼들이다.
때문에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감정에게 이성을 지배당하면서 어떻게 객관성을 논할수 있고, 대중을 논할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감정이 과거사로부터 발원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과거에 얽매이다 보면 미래가 없다. 남들은 달나라니, 화성이나 금성을 향해 가는데, 언제까지 첨단 도시인 우리가 산업화, 근대화, 조선시대로 뒷걸음 칠 것인가. 신석기,구석기 시대로 뒷걸음칠 것인가 말이다.
지난 2011년도에도 의회는 당초 예산을 통해 의회와 집행부의 업무 추진비 50%를 삭감했고, 결국 추경예산에 와서는 원점이 됐다. 지침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감성과 감정을 앞서 극복하는 것이 공인의 덕목이고, 또 지향해야 할 품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의정비 인상 과연 명분이 있는가
구미시의회는 기간 중인 제2차 정례회를 통해 의정비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년에 걸친 의정비 동결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내심 의정비 인상을 요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월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를 사는 사람은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재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어렵지 않은 시절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어령 비어령 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불산사고가 채 마무리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태풍 산바가 농촌 들녘에 대못을 받고 지나갔다. 여기에다 경기 한파는 계속 몰아치면서 비정규직은 물론 실직자를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이런 마당에 의정비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야 한다면 큰 불을 끄고 난 2014년도 예산에 올해치까지 얹혀 인상할 일이다.
구미시의 연간 가용 예산은 1천억원에 불과하다. 2013년도 당초 예산을 심사하면서 뼈저리게 실감한 상황이겠지만,불산보상금 100억, 태풍 산바 복구비 100억, 영유아 보육비 시비 부담 100억,여기에다 화장장 유치가 결정된 마을에 제공되는 인센티브 100억등을 제외하고 나면 남은 가용 예산의 쓰임새는 새발의 피인 셈이다.
이러한 마당에 시민의 대표기구인 의회가 몇푼도 되지 않는 의정비 인상에 얽매인다면 그 모습이 아름답질 못하다. 깊은 고민이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