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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귀뚜라미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3년 09월 03일
장영도 본지 논설위원
ⓒ 경북문화신문

며칠째 아침기온이 내려가서인지 밤이면 온갖 벌레와 귀뚜라미가 요란하게들 울어 된다. 아마도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가 잘 안되는지 주위의 시끄러움 때문이지 나라가 어수선하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종북좌파들의 시끄러움 때문인지, 요즘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예전보다 더 극성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귀뚜라미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등지에서 가을에 나타나는 곤충이다. 고어로는 귀도리, 귓돌와미, 귀또람이 등이 있다. 우는 소리를 본떠 귀돌, 귀똘, 귀뚤에 접미사 -이 또는 -아미가 더해져서 된 의성 명사이다.


한자어로는 실솔(蟋蟀), 촉직(促織)등이 있다.


귀뚜라미가 가을의 곤충이기는 하나, 다른 것과는 달리 집안에 깃들인다. 그래서 방안의 인간이 처하게 되는 심리나 감정 상태가 이에 투사되고 고독, 소외, 내버려짐 등의 애상(哀傷)이나 비창(悲愴)을 상징한다.


특히 여인이 겪는 외로움을 흔히 귀뚜라미 소리에 의지해 표현한다. 밤에 운다는 속성과 함께 숨은 듯이 소리 내는 습성은 가을이나 밤의 정서를 첨가해, 이 땅의 여성들이 겪는 마음의 상처를 대변해 왔다. 벌레는 동물의 작은 부류에 속하며 대부분이 약하다. 수명이나 계절적으로 누리는 삶의 주기도 짧아, 일정한 시간대에 한정된다. 그래서 적잖은 벌레가 짧은 목숨, 기구한 삶, 하찮음, 약함, 무상 등을 상징하는데, 귀뚜라미도 예외 일수는 없다. 여기에 소외나 버려짐 외에, 조락(凋落)과 죽음이라는 상징성도 곁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나비가 봄의 전령이듯, 귀뚜라미는 가을의 소식을 상징해 비창, 고독, 무상, 죽음 등의 이미지와 관계된다. 또 귀뚜라미가 다른 가을 풀벌레와는 달리, 집 안의 친숙함, 낯익음이나 순치(馴致)를 상징한다는 점도 거미 등 소과는 다르다.


 속담에 알기는 칠월 귀뚜라미”, “아는 법이 모진 바람벽 뚫고 나온 중방 밑 귀뚜라미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귀뚜라미가 영리한 동물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모든 일에 유식한 듯이 나서는 사람을 비유한 말이다.


8~10월에 정원이나 풀밭, 부엌 등에 살면서 가을을 알리듯 밤에 우는 귀뚜라미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 까지 문인들이 가을철의 서정으로 즐겨 다룬 소재로 인간의 슬픔과 원망을 상장하였다. 이규보는 매년 가을이 되면 궁중의 비첩들이 조그만 금롱(金籠)속에 귀뚜라미를 잡아넣어 베갯머리에 두고 그 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서민들도 이를 흉내 내었다고 하였다. 귀뚜라미는 자연에서 우는 소리가 좋아/ 금롱에서 무슨 별다른 울음 나올손가/질탕한 풍류 인간에까지 새어 나와 / 궁중의 베갯머리 소리를 흉내 내었네(이규보 금롱속의 귀두라미)


찬 비 듣는 소리/ 그대가 세상 고락 말하는 날 밤에/ 숯막집 불도 지고 귀뚜라미 울어라 / (김소월 귀뚜라미)


밤이면 나와 함께 우는 이도 있어/ 달이 밝으면 더 깊이깊이 숨어듭니다/ 오늘도 저 섬돌 뒤 내 슬픈 밤을 지켜야 합니다/ (노천명 귀뚜라미)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 나는 언제나 어머니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어머니가 등잔불을 켜 들고 내 곁으로 다가오시는 것 같다,( 김동리 귀뚜라미)


위의 시들에서 귀뚜라미는 고독한 밤의 슬픈 심정, 슬픔의 밤을 지키는 존재 소리죽여 우는 슬픈 이웃들을 상징함으로써 그 전통적인 의미가 지속된다.


중국의 시경 당풍(唐風)귀뚜라미 대청에 있으니/ 한해가 저무는구나 하였고, 시월에는 귀뚜라미가 내 침대 밑으로 들어온다로 하여 귀뚜라미의 출현이 한 해의 저묾에 비유되었다.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는 나그네에게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하는 소리로 여겨졌다.


두보(杜甫)촉직(促織)”에서 귀뚜라미는 무척 작은데 슬픈 소리는 어찌 그리도 사람을 뒤 흔드는가/ 풀뿌리에서는 소리가 시원치 않더니/침상 아래에서는 밤중에 가까워지는구나라고 하여 사람의 가슴을 뒤흔드는 소리라 하였다.


가을의 되면 여인들은 베틀에서 베 짜는 소리로 인식하였다. 귀뚜라미가 울면 길쌈할 철이라 하여 길쌈을 재촉한다는 뜻의 촉직(促織)이라는 별명이 있고, 베 짜러 가라는 뜻인 취직으로도 불린다. 그래서 귀뚜라미 울면 게으른 여인이 놀란다는 속담도 생겼다.


 중국 민속놀이에서 귀뚜라미는 용맹성과 전투정신을 상징하였다. 아이들은 이것을 잡아 귀뚜라미 싸움에 참가하기 위해 훈련을 시켰다 이 싸움은 대개 가을의 어느 장날에 행해졌는데, 승리자는 소 한 마리를 상으로 탔다.


유럽에선 귀뚜라미가 집 안에 있는 것을 행운의 표지로 여겼으며, 죽이면 불길하다고 하였다. 귀뚜라미는 말 많으나 현명한 노인을 상징한다.


조선시대 이래로 문인화 중에서 초충도에 난초와 귀뚜라미 등이 그려진 것을 가끔 찾아 볼 수 있다. 한 예로 그림위에 빈생(瀕生)이라는 화제가 쓰인 그림이 있다. 빈생은 물가의 젊은 선비를 뜻한다. 이 화제는 난초와 귀뚜라미를 다 같이 선비로 비유했던 듯하다.


귀뚜라미는 추초생(秋初生)이라는 별명이 있다. 즉 가을 일찍이 나와 계절을 알려 주는 젊은이라는 뜻이다. 또 귀뚜라미는 가을의 상징뿐만 아니라 용기 있는 선비로도 비유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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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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