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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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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덥고 습한 장마철. “하지 지나 열흘이면 구름장마다 비다”는 속담이 보여 주듯 매년 6월말이 되면 우리나라에는 으레 장마라는 손님이 찾아온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일본과 중국에서도 각각 ‘바이우’, ‘메이유’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는 장마는 나라를 불문하고 생활용품 판매에서부터 음식, 농업, 여가활동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전반에 고루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마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공기덩어리의 세력싸움에서 만들어지는 대규모 기상현상이다. 기상청에서는 우리나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오호츠크해고기압 또는 대륙고기압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체전선을 장마전선이라고 부르며, 이런 형태의 기단배치가 일어나는 시기를 장마철로 정의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마철이라고 하면 매일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장마라고 했는데 왜 비가 안 오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맑은 날이 많이 나타나기도 한다. 작년(2013년)의 경우 남부지방의 장마기간은 46일간 이어진데 반해 실제 강수가 발생한 날은 20일에 그치기도 했다. 이는 발생한 장마전선이 제주도남쪽 먼 바다로 내려가거나 일시적으로 소멸하여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와 같이 장마전선은 주변 기단의 세력에 따라 남북으로 위치가 바뀌어 강한 비를 내리기도 하고 때로는 맑은 날씨를 불러오기도 한다.
지난 30년간의 우리나라 장마 관측 기록을 살펴보면 구미를 포함한 남부지방은 평균적으로 6월 23일에 장마가 시작되어 7월 23~24일까지 약 32일간 지속되었으며, 이 기간 중 비가 내리는 날은 약 17일 정도였다. 이례적으로 시작 시기가 달랐던 해도 있었는데, 빨리 시작된 해는 6월 10일에 시작되었고(2011년) 늦었던 해는 7월 9일(1992년)에 시작된 해도 있었다. 장마 지속 기간도 매해 달라서 단 6일 만에 장마가 끝난 해도 있었고(1973년) 무려 48일 동안이나 장마가 지속된 해(1969년)도 있었다. 장마기간 동안 남부지방의 평균 강수량은 약 349mm인데, 많이 오는 해는 646mm(2006년)의 비가 쏟아진 적도 있었고, 적게 오는 해에는 61mm(1973년)에 그친 적도 있었다.
기상청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장마예보”를 하지 않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장마의 시작과 종료 예보를 중단하였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여름철 강수패턴이 장마 후에도 많은 비가 내리는 형태로 바뀌어서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예보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장마 끝, 무더위 시작” 이라는 공식이 무너진 것도 장마예보 폐지에 한 몫 기여하였다. 기상청은 장마의 시작과 끝을 예보하지 않는 대신 2013년 10월부터 주간예보(7일)을 중기예보(10일)로 연장하여 국민들이 정확한 예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올 해 장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평년보다 4일 정도 빠른 지난 6월 5일 시작되었다. 장마철은 비가 장기간에 걸쳐 내리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가정에서는 집 주변에 비가 새거나 무너져 내릴만한 곳은 없는지, 막힌 하수구나 배수구는 없는지, 넘어질 만한 담장이나 축대 등은 없는지 사전에 점검하고 위험한 곳은 보수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우리 집이 수해상습지구, 하천범람 우려지구 등 어떤 위험지구에 속하는지 미리 알아두고 지정된 대피장소를 파악한 뒤 최신 기상정보에 항상 귀를 기울인다면 이번 장마기간도 피해 없이 지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