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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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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낙파(駱坡) 이경윤(李慶胤)의 산수인물화첩 중에『시주도(詩酒圖)』란 그림이다. 그는 성종의 제11자 이성군(利城君) 이관(李慣)의 종증손으로, 그 당시 화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사인(士人)화가이다.
동자가 허리를 굽혀 받쳐 들고 있는 술 항아리를, 돈(墩)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는 학창의(鶴氅衣) 차림의, 선비를 묘사한 이 그림에는 최립(崔岦)이 1598년(선조 31) 겨울에 달필로 쓴 발문과, 찬시가 배경 없이 비어있는 화면의 여백을 빽빽이 채우며 적혀있다. 발문을 보면 이 그림을 포함한 9점의 그림들이 흩어져 있다가, 성천부사를 지낸 홍준(洪遵)에 의해 수집되었다는 사실과 그려진 인물들이 비범하고 속기가 없어 보여, 작가인 이경윤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 인물들 속에 혹시 자기도 모르게 표현된 작가 자신의 모습이 깃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물들의 자연스런 모습과 단아한 표정도 훌륭하지만, 옷 주름의 필선 또한 매우 능숙하고 유연하다. 의습선의 필치는 굵고 가는 선폭의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중국 당나라 화가 오도자 계열의 전통을 바탕으로 전개된, 남송 때 화가 마원(馬遠) 이래의 궐두묘(獗頭描)를 받아들여 이를 보다 세련되게 사용하였다. 앉아있는 선비의 오른쪽 하체 부분에 보이는 먹선의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 있어 다소 어색한 느낌을 주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높은 격조를 보인다.
▶이경윤의 산수인물화첩 중『시주도(詩酒圖)』에 최립이 화제(畫題)를 씀
최립의 발문 我國名畫, 多出宗英, 目今如石陽正梅竹鶴林守晜季水石, 亦殊絶者也, 洪斯文自北來, 多得鶴林散畫於流落中, 持以示余, 索題詠, 觀其寫人物尤逼眞, 要皆非凡俗風骨也, 余不會見鶴林公, 或者此中有不覺自肖其狀者耶. 萬曆戊戌冬, 崔岦之識. 우리나라의 명화(名畫)는 대부분 재능이 뛰어난 종실(宗室)에게서 나왔는데, 지금 세상에 전해지는 석양정(石陽正) 이정(李霆)의 매죽(梅竹)이나 학림수(鶴林守) 형제 즉, 이경윤(李慶胤)과 이영윤(李英胤)의 수석(水石) 같은 것도 매우 우수한 작품에 속한다. 홍준(洪遵) 사문(斯文)이 북쪽의 성천(成川)에서 올 적에 학림수 이경윤의 흩어진 그림들을 유락(流落)한 가운데에서도 많이 수집해 가지고 나에게 와서 보여 주며 화제(畫題)를 부탁하였다. 내가 살펴보건대, 인물을 묘사한 것이 그중에서도 특히 핍진(逼眞)하였으니, 요컨대 모두가 범속(凡俗)한 풍골(風骨)들이 아니었다. 나는 학림공(鶴林公)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어쩌면 이 그림 속에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인물을 그려 넣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598년(선조 31) 겨울 간이 최립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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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파 이경윤의 산수인물화첩 중에『시주도(詩酒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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