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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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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점 하나, 월급의 5.99% vs 종합소득의 3% (일부 직장가입자)
후진국의 가장 큰 특징은 제도가 불투명하므로 소득 추적이 어렵다는 점이다. OECD 국가들의 지하경제 규모는 2010년 GDP 대비 평균 18.3%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무려 25%에 달했다. 대통령직과 당명을 걸고 반드시 척결해야 할 적폐 중 적폐로서 이를 시급히 해결하지 못하면 선진국 문턱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소위 월급쟁이는 '유리지갑'인데 반해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세금을 교묘히 회피하는 현실이다. 보건당국은 종합소득세를 따로 납부할 정도의 대개 고소득층 특히 불로소득층을 우대하려는가? 오히려 이들을 '순수한' 월급쟁이(5.99%)와 차별화해 절반 수준(3%)으로 부과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모순점 둘, 모든 소득에 '예외없이' '동일하게' 부과해야
이보다 더한 경우는 상속이나 양도, 퇴직 등에 대해 보험료를 일절 부과하지 않는 점이다. 5억까지 일괄공제가 가능한 상속세나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사실상 9억까지 공제받는 양도세는 일단 서민층이 대상일 수 없다. 한마디로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겠다는 소리다. 기존의 상속증여세, 양도소득세, 퇴직소득세와 연계하지 않고 부과체계를 따로 마련하려는 고집에 기인한 모순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모든 소득에 예외없이 보험료를 동일하게 부과해야 한다. 그동안 근로소득은 7200만원을 어떤 기준으로 삼아왔는가? 왜 그나마 추적하기 어렵다는 종합소득만 굳이 7200만원(혹은 500만원이나 337만원)으로 구분하는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우리나라 통신료도 복잡한 부과체계 때문이다. 종합소득(분리과세 포함한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도 근로소득과 동일한 조건으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특히 연금소득만 소득의 25%를 기준으로 한다는 발상은 단장인 이규식 명예교수가 연금생활자이기 때문인가?
모순점 셋, 조세제도가 가장 합리적 (획기적 대안 제시)
각종 비과세, 공제, 감면제도와 누진세율 체계는 합리적이고 형평성에 맞다. 반면 천편일률적인 보험료는 저소득층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려면 '지방소득세'(구 소득할 주민세)처럼 기존 국세에 일정률을 곱하는 방식이 가장 간편하고 여러모로 타당하다.
종합소득세, 퇴직세, 양도세는 물론 상속증여세에도 일정률을 곱하는 방식이므로 이미 합리적으로 계산된 결과에 매번 숟가락만 올려놓는 셈으로 조세저항도 가장 적다. 왜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부과체계를 애써 고민하는가? 아무리 복잡하게 마련해도 기존의 세법을 따라갈 수 없다. 이로써 모순점 3가지가 동시에 해결되는 셈이고, 이 글의 주제이자 핵심이기도 하다.
모순점 넷, 재산이 적으면 10~30% 인하, 많으면 10~30% 인상
국세에서 1가구 1주택자라면 9억 이상의 고급주택이 아닌 이상 양도세나 종부세, 기타 세금을 일체 부과하지 않는다. 최소한 국민의 의식주 생활만큼은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고급주택이 아니라도 무차별적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려는 방침이다.
조세는 세원에 따라 3종류로 나뉘는데 직접세(소득세), 간접세(소비세), 재산세(지방세)가 바로 그것들이다. 재산세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응능부담의 원칙에 반하지만 국세가 아닌 지방세에서 이중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마저 생계에 필수재산(1가구 1주택자)까지 건드리려는가?
굳이 그래야 한다면 지방세의 일정률을 곱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종합소득세, 퇴직세, 양도세의 일정률(예를 들어 35%), 상속증여세의 일정률(35%)처럼 지방세에도 일정률(35%)을 곱해야 각기 다른 소득계층에 부과한 조세 비율을 보험료가 초과할 수 없다. 물론 각각의 산출세액에 대해 반드시 일정률(35%)을 곱해야 한다.
모순점 다섯, 은퇴자나 실직자를 위해 1가구 1주택자(고급주택 제외)의 주택에 보험료 부과 말아야
2가지 이유가 더 있다. 첫째 한국은 세제를 통한 소득 재분배 기능이 현저히 취약하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세전 지니계수는 0.34, 세후 지니계수는 0.31로 OECD 국가 중 칠레 다음으로 낮았다. 소득 재분배 수단인 직접세(소득세)는 2010년 기준 GDP 대비 3.6%를 차지해 OECD 회원국 평균 8.7%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간접세(소비세)나 재산세(지방세)로 대표되는 다른 세목에서 이토록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없다. 새삼 보건당국까지 국민의 필수재산에 미련을 둘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소리다.
둘째 이미 소득에 의한 빈부차가 극심한 형편이다. 2012년 말 현재 한국의 소득 상위 1% 인구는 전체 소득의 12.23%를, 상위 10% 인구는 전체의 44.87%를 차지하고 있다. 19개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따져볼 때 상위 1% 기준에서는 3위, 상위 10%에서는 2위에 해당하는 높은 집중도다. 이 수치들이 한국보다 심각한 국가는 영국과 미국뿐이다.
이규식 단장은 자영업자들의 소득추적이 어려워 부득불 재산에도 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대체 어느 나라 조세제도가 그러한가? 당장이라도 투명한 사회건설이 관건이지 재산세를 정당화할 구실인가?
모순점 여섯, 정액의 최저보험료 제도
지난 8월 7일 OECD와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의 조세제도는 세전 빈곤율을 겨우 0.024% 포인트 낮추는 데 그쳐 소득 불평등 개선 효과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세전 빈곤율과 세후 빈곤율 차이가 가장 큰 국가는 프랑스(0.268%포인트)로 우리나라의 무려 11배에 달했다.
소득이 없는 계층에도 일정 소액의 보험료를 징수하는 제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여기서 빈곤율은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겨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의 절반도 못 버는 빈곤층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즉 한국의 조세제도는 이미 빈곤층에게 많은 부담을 지우는 꼴인데 새로 개편된 건보료마저 일조하려는가?
정부는 항상 통계를 바탕으로 모든 정책을 수립 집행해야 한다. 강조하지만 직접세(소득세)만 OECD 회원국 평균에 육박해도 선진 복지사회가 가능하다. 고질적 한국병(소득추적의 어려움)이 치유돼야 사회적 합의(소득세 전면 개편)도 이룰 수 있다. 얄금얄금 간접세(소득에 역진적인 담배세, 주민세 등)나 재산세(자동차세 등) 인상은 서민을 우롱하는 짓이다.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단계적으로 부과체계를 개선하면 고비마다 반발에 부닥쳐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원샷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