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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필 60>찐 계란. 날달걀

온라인 뉴스부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4년 09월 20일
김영민(한국YMCA전국연맹 협력사무처장)
ⓒ 경북문화신문

 

50년은 지난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은 공약 시 (초 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연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해인데도 한 푼의 예산도 올리지 않는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시대이야기입니다.

 

언제나 고팠던 배, 학교에서 양은 도시락은 언제나 가슴에 남은 이야기 같은 것이었지요. 보리쌀 보다는 더 많은 쌀알, 반찬으로는 매일 먹는 시큼한 김치보다는 비린내가 나는 어육, 아니면 최소한 멸치 볶음이었으면 하는 바람, 그러나 단연 최고 경지의 도시락은 계란 프라이가 있느냐 여부였지요.

 

또 하나, 가슴 설레는 날이면 언제나 찐 계란이 그 날을 풍성한 아름다움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지요. 소풍이면 김밥과 찐 계란이, 기차로 떠나는 길이면 동무와의 이야기는 바로 찐 계란에서부터 시작되었지요.

다시 말해서 60대를 넘긴 모든 이 시대 사람은 꼭 한번은 풀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계란이었습니다.

 

명절 선물 중 귀한 품목의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씨암탉으로 백년손님을 대접하지 못하는 가정 형편을 그래도 계란이 있어 겨우 면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안타까우면서도 정겨움에 아득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 계란이 바뀌었습니다.

 

지난 16일 창원시의회에서는 마산, 진해, 창원의 통합 시 약속되었던 조건을 마음대로 바꾸고는 독단을 일삼던 시장이 시의회에서 의원에게 두 알의 계란사격(?)을 당했지요. 구 진해시에 건립하기로 했던 프로야구단의 구장 건립계획이 아무런 논의 없이 마산시에로 바뀜에 따라 ‘통합 창원시장’이 앉을 자리에 ‘마산시장’이 앉았으니 ‘퇴장하라, 아니하면 내가 퇴장하겠다’하고는 나가면서 계란을 시장에게 던졌다는 것이지요.

 

지역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표는 계란 투척의 대상이 됨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이로 인하여 문제의 본질(통합시의 약속이행문제, 지방 균형발전 차원 등)은 없어지고 시의원과 시장의 대립으로 보이고, 따라서 시장 독단으로 만든 계획에 면죄부를 주는 나쁜 역할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또 하나. 지난 18일 정부가 내년 쌀 시장 개방을 앞두고 수입 시 적응할 관세율 513% 확정을 위한 국회 농림 축산 식품 해양 수산위원회 회의장에 전국농민회 총연맹(전농) 회원 10여명이 들어와 참석자에게 달걀을 던지고(이번에는 고춧가루도 포함하여) ‘쌀 전면개방을 중지하라’고 외친 사건입니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할 관세율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모든 자유무역협정(FDA), 도하 아젠다(DDA) 등 모든 협약에서 양허대상에서 제외할 것 까지를 약속했지만 TPP의 경우 미국은 일본 등에 쌀 관세율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DDA 경우 한국이 개발도상국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전문가들은 한국이 개도국이 아닌 선진국지위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쌀 관세율을 낮추어야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적인 합의없이 일방적인 쌀 전면협상을 강행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이 직접 약속하지 않는 한 믿을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한 것입니다.

 

하여 무대(막무가내에서 온 말인지, 무성대장에서 온 말이라는 설도 있고, 삼국지에 나오는 장군 이름 무대-앞뒤 가리지않는-라는 설도 있습니다) 김무성 당 대표의 역정(예의를 갖추라)이나 상주의 김용태 의원의 MB식 구분(쌀농사 짓는 사람 있느냐? 등 군인출신 의원이 농수산 위원으로 가당한지,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는지는 나중에 다시 생각합시다만)으로 본질보다는 사건으로 전체가 흐려지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늙은 어머니의 쭈그러진 젖가슴 같다는 시어처럼 서민에게 계란은 정겨움에서나 사람을 살리는 기본에서 그리움을 가진 물건이었습니다만 힘없는 서민이 강력한 힘을 가진 조직, 기득권에 반대를 주장할 수 있는 대변자, 구호가 되었고, 이것으로 밖에 말하지 못하는 억눌린 서민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계란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게 하는 빌미를 주게 되거나 그 일로 인해 숱한 사람들이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일군의 사람들-조직, 언론, 여론조작-들이 있다는 사실이 통분합니다.

 

사족입니다만.....

대통령이 약속하라고 외친 전농회원들의 안타까움은 익히 알 수 있겠지만 공약부터 지금까지 모든 행위에서, 세월호의 가족과의 눈물로 한 약속도 모두 악어의 눈물로 보라는 청와대에 기대한다는 것은 ........ 글쎄요.........

(2014.9.19)

 



온라인 뉴스부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4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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