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경북문화신문 |
|
신영복 선생이 쓰신 ‘담론’(2015, 돌베게)에서 읽었습니다. 화려한 언설이나 요란한 치장이 졸렬하지만 진정성 있는 사람을 이기지 못함을 설명하시면서 고전의 내용을 보여주십니다. 최근의 사안들이 이런 이야기와 너무 흡사한 모습이어서 달리 정리했습니다.
위나라의 장수 악양이 증산국을 정벌하기 위해 성 앞에 진을 치고 항복을 요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 증산국에는 악양의 아들 악서가 벼슬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증산국의 왕은 얕은 꾀를 내어 물러가지 않으면 아들을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였으나 악양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왕은 악서를 죽이고 그를 삶아 국을 끓여 보냈는데 악양은 그것을 받아 마시고.........이 광경을 본 왕은 기겁을 해서 그 앞에 항복을 하였다고 합니다. 얼마 후 악양은 위나라로 돌아가 다른 성읍을 통솔하는 지위를 누렸으면서도 ‘군사지휘권'은 박탈당했다고 합니다. 신하들이 위나라 왕에게 논공행상의 부당함을 지적하자 ’자기 아들을 마시는 자 누구를 마시지 않겠느냐‘라며 왕이 대답했답니다.
이 이야기가 두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하나가 최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모습입니다. 2115년의 대한민국 연금고갈을 말하고국민의 대표가 합의해서 만들어낸 내용을 ‘세대 간 도둑질’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연금 개혁으로 지금 사는 모든 국민이 후손들의 도둑이 되고,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연금이 두세 배 올려한다’고 위협합니다. 정작 소득 대체율 50%가 될 경우 지금의 납부 연급금액에서 3~4%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스스로 국회에서 보고해놓고는 그 얼마 후 대통령의 한 마디에 복지전문가의 양식도, 장관으로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습니다.
또 메르스 문제의 최고 책임자가 창궐하는 의심자의 위협에도 ‘가만히 있어라’는 세월호의 선장처럼 ‘필요 없는 마스크 운운’ 하다가 본인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나고, 지방 책임자들의 자구책을 ‘유언비어 처단’, ‘기자회견유감’이니 하면서 달을 보지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놓고 가타부타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들의 보건이나 복지, 특히 생계나 전염병으로 인한 위협보다는 임명권자의 말에 따라 거짓말도, 공포를 조장하기도,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도 만드는 모습은 자신의 정체성보다 권력자의 명이면 생명보다 인륜보다 앞서 행할 수 있다는 악양의 모습과 다름이 없습니다.
또 한사람은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의 후보자가 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입니다.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부터 종교편향, 전관예우, 병역의무 기피 등으로 문제가 있었으면서 재직 시 두 번이나 국회의원들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은 사람이면서 법률가이면서 기독교 전도사를 겸하고 있으니 그 직함만으로는 도덕적, 윤리적, 법적 잣대로는 그의 참 모습을 도저히 가늠하기 힘듭니다. 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을 구별하라고 했는 데…….
임명권자를 보호하기위해 (종교적인 신념도, 법률적인 해석도 무시하고) 거짓을 참이라고 하고, 일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서는 범법도, 지위도 마음대로 구사합니다.
그러다가 불리하면 남의 탓으로 돌려(피부두드러기로 병역면제 해택을 받았으나 실제 병적확인서의 기록에는 면제 판정이 나오기 일주일 전에 벌써 판정신검자료에서 나타남) 죄를 뒤집어씌웁니다.
같은 종교의 장로 직분을 받았던 옛일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거짓으로 자신의 영달과 재산을 채우고 국민보다는 통치자의 얼굴과 입만을 바라보는 자가 국무총리가 된다면 기독교의 사랑을 가장한 무자비한 타 종교의 탄압, 재벌과의 완벽한 호흡, 숨쉬기조차 어려울 수 있는 개인의 자유나 신념의 말살 등, 이북과의 완벽에 가까운 단절 등 그로 인해 일어날 일들이 차라리 무섭습니다.
박 대통령께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위왕의 지혜가 지금 꼭 필요합니다.
이길 수도, 질수도 있는 전장에서 신하의 도리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가장 기본조차 버릴 수 있고, 자기의 영달을 위해 국가를 속이고 국민을 속이는 자가 더 이상 어떤 일이던지 하지 못할 것이 있겠습니까? 더구나 얼마가 지나지 않아 나타날 새로운 강자가 하는 명령이면
옛날 주인이라고 물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201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