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오늘 우리지방에는 장맛비가 내립니다. 가물어 메마른 땅, 죽어가며 짙게 푸른 이끼로 걸쭉해진 강물위로 비가 흩뿌립니다. 살려줍니다. 따가운 햇살에 가림 모자 없이 길을 넉넉한 마음으로 걸음을 옮길 수 있는 차가움이 너무 좋은 시간입니다.
이런 호사를 누리는 모습이 보기 싫었던지 흘러나온 소식은 숨통을 꽉 쪼아놓습니다. 의원들의 뜻에 따라 선출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위헌적 분기탱천한 발언에 의해 자리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임한다’고 발표했지만 듣고 또 들어도 ‘쫓겨난다’로 들립니다. ‘존엄을 비난했으니 숙청을 당한 것’이라고.......
독일 속담에 ‘청하지 않는 자에게 충고를 하지 마라’고 했고 또 영국속담에도 ‘충고는 한두 번’이라는 데 몇 번씩이나 청하지 않은 말로 대붕의 뜻을 폄훼하고, 더구나 정권의 아킬레스인 약속 불이행을 말해서 대통령의 심기를 어지럽혀 그 모습이 그리스의 모습과 같아 난데없이 청하지도 않은 충고 하나 드립니다.
지난 달 15일 아시아 투데이는 ‘마지막 시도’ 실패, 잃을 것 없는 그리스...그렉시트가 더 나을 수도‘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를 올렸습니다. 지난 6월 14일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 구제금융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유럽 채권국들의 책임자들은 ‘그리스 정부에 대한 유럽 각 국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고 그리스 정부의 게임 이론가마저 ‘자국과 유럽의 미래를 가지고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며 구제금융 협상 타결이 실패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지는 것과 유로 존에서 탈퇴 할 것(그렉시트(그리스+ Exit)으로 예상해왔습니다.
급기야 젊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민들에게 구제 금융을 통한 디폴트를 막기 위해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을 거부할 것을 국민투표로 국민들에게 요구했고 그 결과 '오히(OXI 아니요)' 함성이 쏟아졌습니다>만 그리스에 긴장된 분위기가 다시 감돌고 있다고 합니다. <유로존 19개국 정상들이 8일 회의를 열고 오는 12일을 시한으로 협상을 한다는 반응을 내놓아 일단 채권단의 즉각적인 거부는 넘겼지만 최종 결과에 대해선 불안감이 여전>한 것으로요(연합신문 2015.7.9)
그런데 모두가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에서 ‘오히’(OXI, 반대)를 택한 그리스를 경고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위스 자산운용사 GAM이 78곳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34%가 내년 5월말 이전에 그렉시트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이날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인 ‘그렉시트’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며 이번 협상에서 그리스 정부가 잃을 것이 없다고 분석>(아시아 투데이 2015.6.15) 했으며 이어 EU에서 떨어져 나가도 그리스는 고용 및 경기, 나아가 관광을 중심한 국가산업, 경제적인 면에서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무식한 논리로 승미니트(유승민+Exit)도 가능한 것 아닌지요? 이미 그대는 정권의 핵심부를 향해 ‘반대(OXI)’를 던졌고 물러나면서까지 헌법적인 훼손을 건드린 대통령을 자책하는 말로 끝을 맺었으니까요. ‘홀로서기’ 말입니다. 마치 김영삼 정권에서 이회창씨 처럼, 이병박 대통령 임기 말기에 박근혜 의원처럼.....
이어 감히 대통령께 부탁드립니다.
간디 선생님은 "나라가 망할 때면 원칙 없는 정치와 노동 없는 부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양심 없는 쾌락이 만연하는가 하면 인격 없는 교육, 도덕심 없는 경제, 인간성을 상실한 과학, 희생을 모르는 종교가 만연한다"고 하셨고 성학집요에서 율곡선생님은 ‘겉모습만 꾸미는 자들은 모두 도둑과 같다’고 한 말씀을 전달합니다. 지금 친박이라는 얼굴을 살피십시오. 그들이 친박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보십시오.
또 하나 율곡선생은 같은 책에서 작은 국량의 병폐를 경계하면서 지적한 말을 전합니다. ‘국량이 작은 자들에게는 세 가지 병통이 있으니 하나는 편협(偏狹) 이요 둘은 자만(自滿)이며 셋은 호전(好戰)이다. 자기에 빠져 공적인 흐름을 보지 못하고 작은 성취에 만족하여 더 큰 덕을 세우지 못하며 자신의 잘못을 꾸미면서 다른 사람을 쫓지 못하게 한다’고요, 설마 우리나라 전체를 대표하는 분이 도량이 작은 소인배는 아니겠지요,
마지막으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께 드립니다.
정말 무섭기는 무서운 모양입니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의원총의로 뽑은 원내대표를 최고위원들이 사퇴운운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고, 대다수가 친박이 아닌 상황에서 의원총회는 안 된다고 하더니 단 며칠 사이에 국회의원들이 지조도, 양식도, 정책도 버리고 대통령에 백기 투항한 모습입니다. 당사자인 유승민의원이 말한 것처럼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박 대통령의)성격이 차갑고 무섭기는 하죠.....(중략)......그런데 의원들이 뭘 그렇게 무서워하는지…”(경향신문인터넷 판, 2015. 7, 8)
헌법기관이라는 사람들이, 그래서 국민들이 평생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돈도, 명예도, 권력도 모두 주었는데 헌법이 무시된 현실에 대하여 반대는커녕 유신시대의 대통령 거수기로만족하는 듯 한 모습은 꼴 볼견입니다. 지금은 체육관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얻은 감투가 아님에도 헌법의 수호자가 아닌 헌법 파괴자를 자처하니 대를 이어 충성할 사람이 없어진 다음선거에는 어찌하시려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