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추사 김정희가『실사구시잠(實事求是箴)』을 쓴 글씨이다. 그는 실사(實事)와 구시(求是)를 일치시켜 낸 인물인 것이다. 실사구시, 즉 구체적인 일로 실질 되게 하고 옳음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아직 우리에게 그는 서예가다. 기괴한 조형의 대명사인 추사체(秋史體)를 만든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각인되어있다. 이것은 다분히 그를 단편적으로 이해한 결과지만 추사체가 그의 전부는 아니다. 그 나머지는 학문이다. 그의 학문은 경학(經學)으로, 당시 경학은 고증학(考證學)이다. 고증학은 송 ‧ 명대 공리공담에 치우친 성리학에 대한 반성으로 고증을 통한 고대금석이나 기물을 통해 유교경전 본래 의미나 자구해석에 치중한 학문이다. 고고증금(攷古證今)하는 고증학에 대한 인식을 그는 아래의『실사구시잠』에서 말하고 있다.
근대에 그를 연구한 일본의 후지즈카 치카시(藤塚隣)에 의하면『실사구시잠』은 그가 청나라 대학자며, 스승인 옹방강(翁方綱) 이 보낸 편지를 읽고 지은 찬사(讚辭)라고 되어 있다. 이보다 앞서 그는 실사구시설(實事求是說)을 지었다. 여기에는 학문의 방법뿐 아니라 그 지향점도 함께 제시되어 있다. 그는 실사구시설 첫머리에서 '구체적인 일로써 실질 되게 하고 옳음을 추구한다는 것은 학문의 가장 중요한 도이다.' 라고 했다. 여기에서 실사는 한학(漢學)의 훈고학적 실증주의를, 구시는 송학(宋學) 즉 주자학의 의리적인 도덕주의를 지칭한다. ▶추사 김정희가『실사구시잠』을 씀
攷古證今, 山海崇深, 覈實在書, 窮理在心, 一源勿貳, 要津可尋, 貫徹萬卷, 只此規箴. 實事求是箴. 옛 것을 상고하여 지금 것을 증명했으니, 산처럼 높고 바다같이 깊도다. 사실을 조사함은 책에 있고, 이치를 궁구함은 마음에 있네. 한 가지 근원을 둘로 나뉘지 말아야, 중요한 나루를 찾을 수 있다네. 만권 서적을 관철하는 것은, 다만 이 실사구시잠에 있다네. 실사구시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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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사 김정희의『실사구시잠(實事求是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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