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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서화평론<148> 고람(古藍) 전기(田琦)의『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에 제시를 쓰다

온라인 뉴스부 기자 / 입력 : 2015년 11월 09일
독립큐레이터 이택용
ⓒ 경북문화신문
▶해설
고람(古藍) 전기(田琦)의『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에 제시를 쓴 그림이다. 그는 약포(藥鋪)를 경영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인출신으로 김정희(金正喜)의 문하에서 서화를 배웠다. 체구가 크고 빼어나며 인품이 그윽하여 진(晉) ‧ 당(唐)의 그림 속에 나오는 인물의 모습과 같다고 하였으며, 그가 그린 산수화는 쓸쓸하면서도 조용하고 간담(簡淡)하면서 담백하여 원나라의 회화를 배우지 않고도 원나라사람의 신묘한 경지에 도달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그의 시화(詩畵)는 당세에 짝이 없을 뿐 아니라 상, 하 100년을 두고 논할만하다고 까지 하였다. 추사파(秋史派) 가운데에서도 사의적(寫意的)인 문인화의 경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구사하였던 인물로 크게 촉망받았으나, 29세로 요절했기 때문에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하였다.
이 그림은 눈이 소복이 쌓인 날, 매화꽃이 눈꽃처럼 휘날린다. 이런 날은 아무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감히 매화꽃에서 눈을 돌려서는 아니 된다. 출렁거리는 마음을 무시한 채 책만 읽을 정도로 무례한 사람이라면 우리는 그를 무시해도 좋다. 이 정도 외도로 자책한대서야 어디 각박해서 살 수 있겠는가. 떠밀리며 살아온 시간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꽃을 향해 외도를 해볼 수 있는 사람만이 남은 길을 싱싱하게 떠날 수 있다. 그림 속 주인공은 아름다움에 대한 예의를 아는 사람인 듯하다. 서재에 앉아 매화를 감상하던 선비가 피리를 들었다. 흥에 겨워 피리를 불자 지나온 자리마다 폐허로 가득했던 과거 위에 꽃잎이 떨어진다. 피리 소리와 꽃잎의 춤사위에 서늘한 슬픔이 따뜻해진다. 파렴치한 외로움은 허물어지고 참혹했던 그리움마저 슬그머니 빗장을 푼다. 친구의 마음이 전해진 걸까. 거문고를 어깨에 메고 다리를 건너는 선비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빨리 가서 피리 소리에 맞춰 거문고를 뜯기 위함이다.
오른쪽 구석에 제시(題詩)로 역매(亦梅) 오경석(吳慶錫)이 초옥에서 피리를 불고 있다. 라고 적혀 있어 방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밝혀 놓았다. 이 그림은 오경석보다 6살 많은 전기가 친분이 두터웠던 오경석을 위해 그려준 것으로 이들 모두 그가 만든 문학동인 벽오사(碧梧社)의 회원이었다. 두 사람 모두 중인으로 전문화가는 아니었다.
▶전기(田琦)의『매화서옥도』에 제시를 씀
亦梅仁兄草屋笛中. 古藍寫. 역매 오경석이 초옥에서 피리를 불고 있다. 고람 전기가 그리다.

↑↑ ▶고람 전기의『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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