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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바보로 보는 이 나라의 정치

김경홍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22일
<데스크 칼럼>덕치는 없고 보복정치만 있다
ⓒ 경북문화신문

20대 총선에 나설 후보 지명을 위한 여야 각 정당의 공천행태는 말 그대로 모몰영치( 冒沒廉恥 )다. 염치가 무엇인가. 체면을 생각하거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덕목이 바로 염치다. 하지만 염치가 모몰염치가 되면 옳은 가치관이나 철학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데 진실과 정의의 철학이나 가치관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새누리당은 상향식인 소위 민주적 방식에 의해 후보를 공천하기로 했다. 더불어 민주당 역시 후보공천 방식으로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다. 20대 총선에서 상향식 경선방식을 유독 강조한 것은 역대 총선에서 그렇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정치 현실이 그랬다. 특정 권력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거나 지속시키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했다.
권력의 남용은 특정 권력자에게 독선을 허용했다. 거리로 뛰쳐나온 젊은 피들이 이우러져 이뤄놓은 민주화의 삼림은 고사목의 모습으로 전락하고 있다.
2천 3백년 전의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하는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사람들로부터 지배를 당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다시 말해 “국민의 의식이 깨어있지 않으면 가장 저질스러운 권력으로부터 지배를 당하게 된다”는 말과 같다.
민주 사회에서의 국가는 일개인나 특정인들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 말 그대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정당의 주인도 당원이어야 한다. 하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이 보인 행태는 말 그대로 모몰염치 (冒沒廉恥(모몰염치), 그대로이다. 대의 정치는 무엇이고,정치인이란 무엇인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대신해 일해주는 심부름꾼이 아닌가. 하지만 20대 총선과정에서 보인 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바로 자신들의 주인이라는 식이다. 주인은 변방으로 밀리고, 심부름꾼이 세상을 좌지우지 하는 꼴이다.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을 약속해 놓고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우선추전,단수추천이라는 미화된 언어를 빌려 전략 공천을 했다. 공천을 신청한 후보가 공천원칙과 기준에 부합하면 ‘정무적 판단’에 의해 공천을 할 것이라는 으름장을 놓았다. ‘내가 알아서 공천한 것이기 때문에 토를 달지 말라’는 식이다.
유승민 의원 공천만 해도 그렇다. 공천 신청을 받은 공관위는 원칙과 기준에 맞춰 심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낙천이나 공천을 판가름해야 한다. 그런데 공천 신청을 한 대상자에게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이다. 민주정치를 하는 백주대낮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민주당 역시 상황에 따라 정무적 판단 운운하면서 전략 공천의 칼을 휘두르거나 심지어 공관위원장 스스로가 자신을 공천하는 웃지못할 풍경을 국민에게 보였다. 국민이 스스로 바보를 자처한 것인가. 국민을 바보로 오인하고 있는 것인가.
사랑의 공동체, 민주공동체를 지향하고 실천하려면 배려의 덕목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독단적인 잣대나 힘의 작용에 의해 상대를 악의축으로 몰아붙여선 안된다. 상대를 보듬어 안고 도와주려는 선의 덕목이 없이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지향할 수 없다.
소신발언을 하거나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낸 이들을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덕이 없기 때문이다.덕의 정치가 민주정치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
20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고, 공관위원장들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낀다’고 할 정도이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탈무드에는 마음을 울리는 얘기가 있다.
한 시각 장애인이 물동이를 이고, 손에 등불을 든 채 길을 걸어오고 있었다. 마주오던 사람이 물었다.
“앞을 보지도 못하시면서 왜 등불을 들고 다니십니까?”
시각 장애인이 답했다.
“당신이 내게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일본의 부모는 남에게 폐를 끼지지 말라고, 자녀를 훈육하고, 미국의 부모는 남에게 양보를 하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한국의 부모들은 남에게 지지말라고 가르친다.
요즘의 총선공천 정국은 ‘남에게 지지말라고 가르친 부모의 훈육방법, 이 나라의 교육방식이 낳은 사생아’인가.
덕치를 외면한 정치가 어떻게 국민에게 행복한 세상으로 가는 길을 안내할 수 있겠는가. 마주오는 이의 안전을 위해 등불을 들고 길을 걸어가는 시각 장애인의 가치관이 왜 이 나라 정치에는 없는가.
양지만을 쫓아 다니는 철새의 정치, 권력에 휘둘리는 중앙정치의 파고가 지방정치의 울타리까지 허물고 있다. 참담한 일이다.
“우둔한 국민이 부덕한 리더를 낳게 하는 법”이다. 몰 자아의 삶을 살아가는 국민이나 주민부터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국민이나 주민이 살아있는 자아를 회복할 때 국민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정치행태가 사라지게 되는 법이다.
<편집인▪편집국장 김경홍>


김경홍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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