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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서화평론<168> 윤두서(尹斗緖)의『진단타려도(陳摶墮驢圖)』에 어제(御題)가 내려지다

온라인 뉴스부 기자 / 입력 : 2016년 07월 03일
독립큐레이터 이택용
ⓒ 경북문화신문

▶해설
윤두서의『진단타려도(陳摶墮驢圖)』에 숙종임금의 어제가 내려진 그림이다. 그는 정선 · 심사정과 함께 조선 후기의 삼재(三齋)로 불린다. 윤선도(尹善道)의 증손으로, 1693년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남인계열이었고 당쟁의 심화로 벼슬을 포기하고 학문과 다방면에 능통했으며, 새롭게 대두되던 실학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산수 · 인물 · 영모 · 초충 · 풍속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었는데 자화상(自畵像) 등을 통해 인물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화풍은 아들인 윤덕희(尹德熙)와 손자인 윤용(尹愹)에 의해 계승되었다.
이 그림에서 진단(陳摶)이란 분은 당나라 말에 태어나 오대십국의 혼란기를 거쳐 송나라 초기까지 살았다. 그는 일신에 경국제세의 큰 재주를 지녔으나 산속에 은둔하고서 다섯 왕조의 빈번한 명멸을 그냥 지켜볼 뿐이었다. 한 왕조가 망하고 다른 왕조가 일어났다는 소문을 들을 때마다 늘 마음이 아픈 듯 며칠 동안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한참 세월이 지난 뒤에 그는 흰 나귀를 타고 개봉으로 가고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이 송나라 태조 조광윤(趙匡胤)이 나라를 개국하고 천자의 자리에 올라 천하통일의 새 국면이 열었다고 알려 주었다. 이때 그는 얼마나 기뻤던지 박장대소(拍掌大笑)하다가 그만 타고 있던 나귀에서 굴러 떨어졌다. 그 와중에도 그는 '천하는 이제부터 안정되리라!' 하고 외쳤다. 이 일이 있고부터 화산에 은둔하며 다시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태조가 여러 차례 조서를 내려 만나고자 했으나 한사코 나타나지 않았다. 그림의 내용은 진단의 고사를 그려 백성에게 선정을 베풀 것에만 힘서야 한다는 것을 되새기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 마음을 알고 있는 숙종(肅宗)도 그림을 감상하고 마음에 느껴 손수시를 짓고, 쓴 것은 그렇게 하기를 다짐한 것이라 생각한다. 맑고 청명한 날 복건을 쓰고 나귀를 타고 가던 점잖은 선비가 말 위에서 갑자기 고꾸라지듯 떨어지는 장면이다. 선비의 얼굴에는 놀라는 기색보다 웃음이 가득하다. 뒤를 따르던 동자만 허겁지겁할 뿐 지나치던 나그네 표정도 낙마하는 선비와 다를 바가 없다. 낙관은 신장(宸章)을 찍었으니, 신장이라 함은 임금이 쓴 글씨를 말한다.
▶윤두서(尹斗緖)의『진단타려도』에 어제(御題)가 내려짐
希夷何事忽鞍徙, 非醉非眠別有喜, 夾馬徵祥眞主出, 從今天下可無悝. 歲在乙未仲秋上浣題. 희이(希夷) 진단(陳摶)선생이 무슨 일로 홀연 안장에서 떨어졌나, 취함도 아니요 졸음도 아니요 따로 기쁨이 있었다네. 낙양의 협마영(夾馬營)에 상서로움 드러나 참된 임금인 송나라 태조 조광윤(趙匡胤)이 나왔으니, 지금부터 천하엔 근심이 없으리라. 1715년(숙종 41) 8월 상순에 쓰다. 낙관은 신장(宸章)을 찍었다.
↑↑ ▶공재 윤두서의『진단타려도(陳摶墮驢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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