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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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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을 깨고 손을 들이밀어 본다
세상 그 어디에서 뭉클 손에 잡히는 촉감,
흔들리는 어깨에 가만히 손을 얹히자,
누군가의 살림들이 그 곳을 떠나
바삐 상류로 이주하고 있다.
낡은 어선 몇 척이 몹시 신열을 앓아대는
선착장 그 어디쯤에 세끼니 먹여살릴
어류떼가 살고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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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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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빠진 어망을 길게 던지면 피라미 두어마리
빈 쌀독 밑창을 긁어대는 빈곤한 어미가
등을 떠밀어대던 상류 그곳,
그 어디쯤에 하룻밤 편히 몸 눕힐
그대의 몫이 남아 있단 말인가
그래도 그 곳에 갈란다
바삐 덜컹대는 키 작은 살림들,
그렁그렁 맺힌 눈물 찍어내는 식솔들이
손에손에 촛불을 치켜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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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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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사둥이 어미는 시류를 거역한
아비를 닮지 말라고 했던가
묵묵히 흘러간 하류 그 어디쯤
제 몸집 하나 들여놓을 두어평도 호사라고 했던가
그 아득한 곳에 숨죽여 제 목숨 부지할망정
착한 아들아,시류따라 살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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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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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어귀 어느 수척한 선착장에
몸집보다 무거운 짐을 부려놓는다
하류의 세상 그 어디에서 말려오는
뭉클한 그리움
그래도 이곳에서 마음 편히 살란다
저물어가는 어둔 하류의 물살 끝에
가만히 촛불을 켜자,
벌은 없고, 죄들만 살아남았구나
살아남은 죄들이 떳떳한 하류 그 어디쯤
저 작은 강물의 공화국에
제 몸하나 건사할 몫이 남아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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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자유문학(시)한라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 경북문화신문 편집인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