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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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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적인 회동을 통해 KTX 구미역 정차 등 민감한 지역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겠다.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펼쳐 나가겠다”
2016년 12월 27일 오후 백승주▪장석춘 국회의원, 남유진 시장, 김익수 의장등 4인은 구미웨딩에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결의하는 한편 향후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지역 현안을 해결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2016년 4월 총선 직후 경북문화신문은 수차례에 걸쳐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구미경제의 활로 개척과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양 국회의원과 시장, 의장 등이 머리를 맞대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시민적 바램을 내팽게친 채 갈등과 반목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시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이날, 이를 의식한 구미리더 4인은 “일부 언론에서 거론한 불협화음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당시, 경북문화신문은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사안별로 조목조목 따지고 싶었지만, 더 이상은 나아갈 수가 없었다. ‘앞으로 잘 하겠다’는 결의에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니었다. 2016년 12월 이후 4인의 회동이 이뤄지기는 커녕 오히려 이들의 행위는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실례로 3월 30일 열린 목요조찬회에 참석한 백승주 국회의원은 남유진 시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시장이 안 도와주면 고발해 달라”는 발언을 했다. 중앙정치인인 국회의원이 지방자치의 고유 가치를 훼손하는 발언이었다. 특히 기업인과 근로, 시민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이날 백의원이 말한 ‘고발’ 발언은 상당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리더간의 갈등은 연달아 이어졌다.
4월 13일에는 구미시의회와 남유진 시장이 또 갈등을 빚었다. 임시회 마지막 날 열리는 본회의 시정질문을 하루 앞둔 12일, 김익수 의장은 ‘ 13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탄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 시장 참석을 협조하는 차원에서 오전11시 개회 예정인 본회의를 30여분간 앞당기겠다“며 본회의 참석을 요구했고, 시장은 참석을 약속했다. 하지만 13일 당일 남시장은 본회의장 참석을 뒤로한 채 서울로 향했다.
이러한 사실이 확인된 직후 긴급하게 열린 전체 의원간담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의장이 역할을 똑바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이 의회를 무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러한 비판을 받고 본회의를 개회한 김 의장은 “현행 법대로는 시장을 참석시킬 수 있는 강제 조항이 없다. 검찰총장이라면 강제로 데려다가 본회의장에 앉혀 놓을 수도 있는데 그럴 수는 없지 않느냐”며 시장에 대해 격한 반응을 했다.
구미시민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겠다는 구미리더 4인이 약속 파기는 결국 5월 임시회에서 정점을 이뤘다.
5월 12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임시회 기간은 시민들이 피와 땀으로 형성된 2017년도 제1차 추가경정예산을 심의, 의결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 갇혀 있는 구미의 현실과 시민들의 입장을 털끝만큼이라도 알고 있다면 집행부와 의회는 신중의 신중을 기울여야 했었다.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따라서 편성된 예산을 심의해 달라고 요구하는 집행부의 수장이나, 간부들, 이를 심의해야 할 의회 의원들은 맡은 바 소임을 다 하기 위해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이자, 책임이다.
그러나 1차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의한 집행부나 의회는 기본부터 잘못됐다.
의원 운영위원회가 5월 임시회 기간을 확정하기 전 집행부는 5월14일부터 20일까지 시장과 2명의 의회 의원 등이 참여하는 독일 투자유치 및 경제협력 사업 추진단을 독일에 파견하기로 의회에 협력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의회 운영위는 독일방문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재조정했어야 했다. 예산심의를 제안한 시장이 자리를 비우고, 22명(1명 구속) 의원 중 10%에 해당하는 2명의 의원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시민들의 혈세를 심의하려고 했던 발상은 의회의 대시민관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리더간, 기관과의 불협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결국 납득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어쩌면 예견된 사고였다.
문화예술회관에 대한 1차 추가경정 예산을 심의하기 위해 열린 상임위 예비심사에 참석해야 할 관장이 ‘치아 치료를 위한 2일간의 연차 휴가’를 이유로 불참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앞서 ‘모 봉사단체가 예술회관 대관을 하는 과정에서 예술회관이 갑질을 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의회에 제출하자, 임시회 첫날인 12일 의회는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관장의 해명을 요구했지만, 불참한 관장은 사직서를 체출했다.
꼬이고 꼬인 전후사정이 있겠지만 시장을 대신해 업무를 진행하는 관장으로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장에 참석해 예산의 쓰임새를 설명해야 옳았다. 관장의 앞에 앉은 의원들은 의원이기에 앞서 43만 구미시민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임위별 예비심사가 끝난 후 이어진 예결특위 심사에서 위원들은 고민 끝에 관장 참석을 거듭 요구했지만, 이 당시에도 관장은 사적인 이유를 들어 불참을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의회는 문화예술회관이 요구한 예산 중 경상경비를 제외한 전액을 삭감했다.
있어서는 안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의회와 시민을 무시한 관장의 처사도 문제지만, 관장이 예산심의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문화예술회관 사업비 전액을 삭감함으로써 구미시민들의 문화예술의 향유권을 박탈했다는 지적에 대해 의회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시장 역시 관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도출시킴으로써 긍정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했어야 옳았다.
이러한 불행은 결국 시장과 의장을 비롯한 구미리더 4인들이 2016년 12월 27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오로지 시민과 구미시를 위해 머리를 맞대겠다던 대 시민 약속 위반에 기인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결국 사사로운 일이 개입되었을 망정, 시장과 의장이 갈등이 없었더라면 관장이 예산심의장에 불참하는 불행한 사례는 없었을 수도 있을 것이며, 의회가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박탈하는 불행한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세상은 소통과 협력의 터널을 타고 넓고 행복한 미래의 세계로 나가고 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불통과 불협화라는 깊은 늪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구미리더의 세계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래선 어떻게 더 큰 일을 도모할 수 있겠는가.
구미시민들이 불행하다.
<편집인, 편집국장 김경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