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1981년 버니 샌더스는 겨우 11표 차로 벌링턴 시장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벌링턴 시가 점점 살기 좋은 도시가 되자 그는 세 차례나 더 당선되었으며, 가장 번화가인 처치 스트리트에는 그와 중소상인들이 웃고 있는 모습의 벽화가 그려져 있을 정도로 시민들로부터 추앙을 받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2016년 미국 대선후보 경선에서 클린턴과 박빙의 승부를 이끌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시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쓴 시장을 우리는 기다립니다. 그래서 그가 만들고자했던 노력했던 시의 모습을 통해 오늘 구미가 나가야 할 방향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첫째, 그는 보통사람들 즉 중산층과 빈곤층이 더 잘살 수 있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임대주택의 정책, 소상공인 즉 자영업자를 키우는 것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한 것이지요. 시 정부 내에 ‘지역사회 및 경제발전 사업부’를 만들고 ‘창업지원금, 기술적 지원 사업, ’거래조합 구성, ‘여성을 위한 사업개발 프로그램’등을 통해서. 다시 말해서 그의 정책의 핵심이 시민이었고, 특히 서민의 삶에 시정을 걸었으며, 시민(서민)들의 요청에 응답하는 정책이 그에게는 정책의 방향이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요? 구미시에서도 올해만 해도 중소기업시설자금 융자지원 계획을 통해서 지역 예산의 1조1천억의 2.7%인 300억 원을 ‘관내 중소제조업체 및 창업업체’를 대상으로 지원하고, 마을기업의 경우 첫해 5,000만원, 2차 년도 지원 시에서는 3,000만원, 예비마을기업 1,000만원을 한도에서 지원한다고 공고했습니다만, 그 성과는? 그로 인해 창업된 기업과 현황과 과정은? 더구나 샌더스가 심혈을 기울인 도시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은 어떤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퇴직 혹은 실직 이후의 삶에 대한 희망으로 도전했다가 줄줄이 실패하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문제에 구미시는 어떤 답변이, 정책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시고자하는 분에게는 분명하게 이야기 합니다. 서민이 우는 시는 절대 건강하지 못합니다. ‘기업이 잘되는 시’라는 말로, ‘기업이 잘 되면 고용도 늘고, 그만큼 수입이 내려 온다’는 말이 속아 ‘대기업’,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떠벌렸던 거짓말들을 기억하고 벌링턴 시에 다녀오십시오. 그리고 거기에서 배운 바를 실천하기 위한 공약을 만들고 그 내용에 따라 진행하십시오.
둘째, 그는 자영업자가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꾸준히 펴오고 있습니다. 빌링턴 시내에는 미국의 상징이라고 하는 ‘월마트’나 ‘타킷’ 같은 대형마트는 찾아볼 수 없고 소규모 가게는 많지만 대형 마트를 가려면 차로 15분이나 가야되는 교외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이 ‘쇼즈’가 벌링턴에 들어올 때 입점허가와 더불어 지역민이 만들고 운영하는 ‘시티마켓’을 더 확장하여 지역사회의 돈이 지역에서 선 순환되는 경제구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구미시내에만 해도 대형 마트의 수는 한 손을 다 동원하여 헤아릴 만큼 많습니다. 그래서 매일 5억에 가까운 돈이 서울 등 타지로 빠져나가는 현실, 피가 통하지 않는 구미의 소규모 가게는 이제 고사단계를 바로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구미의 소규모 자영업자, 상가가 죽어나갈 것)이 구체적으로 예견되었으면서도 대형마트가 장사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준 사람은 반드시 구미시민의 이름으로 규탄 받아야 합니다. 구미시의 인구가 최근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먹고 살기 힘든 도시 구미라는 것을 반증해 주지않습니까?
셋째는 전술한 벌링턴 시민의 1/4인 1만 명이 가입된 ‘시티마켓’으로 미국 내 3,000여개의 협동조합 중 단일 가게로는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상점을 가진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벌링턴 시민은 자신들이 만들고(경작하고) 자신들이 사먹으며, 이익을 자신들이 가져가는 사회조직을 만들 수 있었고 그로인해 2010년 미국 전체가 10%대의 실업률을 말할 때 5%를 나타내는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이미 대기업 군의 줄 이은 이탈과 그 곳에 목을 매고 있는 협업단지의 줄이는 몰락을 보면서도 대기업 유치에만 목을 매고, 기업 이기주의로 인해, 혹은 망한 대기업으로 인해 숱한 실업자를 양산해 내는 악순환(구미의 청년 실업률은 전국 최상)을 보면서, 동시에 기업가치의 유불리를 따져 장소를 옮기며 몸값을 불리는 못된 모습을 보면서도 ‘구미의 살길이 대기업 유치’라는 시장 후보자들의 외침에 기가 막힙니다.
대기업만을 의존하던 도시에 비해 안정적 자영업이 많은 도시가 경제 위기에도 적은 타격을 볼 수 있는 것은 벌링턴 시 뿐 아니라 ‘구멍가게의 나라’라고 불리는 영국의 비쉬 로드에서 충분히 입증된 사안입니다. 그렇다면 대기업이 떠난 우리 지역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정한 모습을 가진 시장은 과연 누구입니까? 전통시장이라는 좋은 자원을 이런 모습으로 변신하려는 시도를 해 볼 생각은 없습니까?
동시에 매년 관광성 외유로 욕을 먹는 시의원들이 그곳의 상인들과 대화하고 조합의 모습으로 보면서, 그 조직이 잘 되도록 시가 어떻게 지원했는지를 보고 정책에 제시하는 시의원들을 기대하는 것은 과대망상입니까?
<명견만리, 제1권(KBS 제작팀, ㈜인풀루엔셜, 2017)의 내용을 참조하여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