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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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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가을 필자는 서울로 향하는 열차의 창 너머로 만난 풍경을 보며 깊은 상념에 잠긴 적이 있었다.
푯말부터가 인상적이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텃밭”
주렁주렁 달린 토마토며, 청명한 가을 하늘마저 부러워할 만큼 싱그러움을 듬뿍 안아 든 상추며, 배추, 그리고 빠알갛게 익은 고추들.
가히,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텃밭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문득 텃밭을 알차게 가꾸고 있는 주인공들이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만일, 그럴싸한 푯말의 텃밭에 자리를 잡은 그 생명들이 황폐한 모습이었다면 무심코 지나쳤으리라.
문득, 필자의 삶터인 구미의 풍경이 밀물져 왔다.
허공을 힘없이 떠받든 을씨년스러운 공단,가도가도 임차인을 찾으며 문을 닫아 건 공동화의 원도심, 한때 내륙 최대의 구미공단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KTX가 부재하는 도시 구미.
하지만 초췌한 현실 앞에서 ‘ 나 아닌 남의 탓’만을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우리들의 우리들에 의한, 우리를 위한 텃밭 구미’를 가꾼 것은 남이 아닌 우리들 스스로였기 때문이다.
‘뽑아놓고 보니 시민 위에 군림하는 선민정치였고, kTX는 물론 혁신도시까지 김천에 뺏기는가 싶더니, 도청까지 뺏긴 어이없는 현실‘을 불러들인 것은 우리들 스스로였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맹자의 위대함은 ‘맹모삼천지교’의 교훈을 남긴 현명한 어머니가 낳은 결실이었고, 이 땅의 민주화는 자신의 안위를 돌아보지 않고 ‘타아를 위한 삶을 살다간’현명한 민중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초췌해진 오늘의 구미를 있게 한 지도자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하지만 심판을 해야할 주최는 바로 시민인 우리들 자신이다. 그래서 현명한 시민의식은 역사를 바로잡고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기 위한 기본 토대이다.
군중심리로부터 서둘러 탈피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응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며, 초췌한 구미시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연, 학연, 혈연과 군중심리에 매몰돼 소중한 표심을 행사한다면 결국 그 폐해는 자신과 자신이 살아가는 공동체의 몫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6월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구미시장 후보 선출을 향해 가는 각당의 경선전이 시끄럽다. 그 굉음소리가 생활권을 파괴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시민과 구미를 위한 정책대결보다는 서로 헐뜯고 있는 상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앞에서 시민들은 허탈해하고, 절망스러워한다. 하지만 그러한 심경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 바란다.
지도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지도자는 바로 민주사회의 주최인 우리들이 탄생시키고 키워나가는 것이다.
우리들은‘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텃밭‘인 구미를 알차게 가꾸어야 할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땀흘려 가꾸지 않는 텃밭에서 풍성한 결실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 이상 구미가 초췌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이 현명해야 한다. 말 그대로 사회의 주인이 되는 민주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더 이상 실패를 반복한다면 우리들의 미래는 더욱 더 초췌해질 것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될 일이다.
<편집인•편집국장 김경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