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자와 육영수 여사의 ‘수’자를 따서 이름 붙여진 전국단위의 미술대전인 대한민국 정수미술대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방송사에 의해 지난해 대회에서 부모가 운영위원과 심사위원을 맡으면서 아들이 대상을 받았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주최측인 (사)한국정수문화예술원 이사장이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를 비롯한 예술계 관계자들은 이사 전원사퇴와 함께 예산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제20회 대한민국 정수미술대전에서 국내에서 공예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김모 작가의 아들이 ‘율2019’ 작품으로 대상(문화체육부 장관상, 상금 700만원)을 수상했다. 하지만 김모 작가는 정수미술대전의 공예부문 운영위원을 맡았고 부인은 공예부문 심사위원 6명 중 한명으로 확인되면서 부모의 특혜로 대상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한국정수문화예술원은 7일 보도 자료를 통해 6일 이사회를 열고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사장이 사퇴하고 논란이 된 지난해 미술대상 작품 수상자에 대해 상권을 취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차후 방지대책으로 운영위원은 4촌 이내의 친인척을 심사위원으로 추천할 수 없고, 모든 심사위원은 4촌 이내의 친인척이 접수한 작품에 대한 심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보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술원 측의 이같은 후속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역 예술계 관계자들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 처방과 미봉책으로는 정수대전의 근본적 문제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지역예술관계자 A씨는 “그동안 정수대전은 작품중복 출품논란, 보조금 부당집행 의혹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원뿌리가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정수대전이 쇄신할 수 있는 기회”라며 “당장 진행되고 있는 대회에 급급하기보다는 이사진 전원 사퇴 등 인적쇄신을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미참여연대는 8일 성명서를 내고 “정수대전은 2015년 중복출품사태, 2019년 시상금 편취 논란, 최근 미술대상 부모 특혜 의혹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미시와 경상북도는 정수대전에 매년 3~4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박정희의 업적을 선양하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오히려 욕보이는 것은 물론 구미 시민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의 세금으로 시민을 부끄럽게 만드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비리로 얼룩진 정수대전 예산지원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구미참여연대는 정수대전에 대한 예산지원이 중단될 때까지 시민들에게 문제점을 알리는 등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