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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세상읽기(52)]윤여정의 말과 인생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5월 04일
↑↑ 서재원 마을 매니저ㆍ구미시 생활공감정책참여단 대표ㆍ선주문학회 회장
ⓒ 경북문화신문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영국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고 난 뒤 그녀의 화법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여러 일간지에서 수상소감이나 이전에 했던 말들을 ‘어록’으로 묶어 조명하는가 하면, 그녀의 말이 여러 나라에서 이목을 끄는 이유를 앞다투어 밝히기도 한다. 특히 이삼십대의 젊은이들이 그녀의 언사에 주목하는 것이 무척이나 의미심장하다.

“열등의식에서 시작됐을 거다.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아르바이트 하다가 연기를 시작했다. 약점을 아니까 열심히 대사 외우는 것, 그래서 남한테 피해 안 주자는 게 나의 시작이었다. 편안하게 내가 연기 좋아해서 하는 것보다 난 절실해서 했다. 정말 먹고 살라고 연기를 했기 때문에 나한텐 대본이 성경 같았다. 그냥 많이 노력한다. 브로드웨이로 가는 길을 묻는 관련 명언도 있지 않나.‘practice’라고 답했다는. 연습을 무시할 수 없다.”

자신의 처지를 솔직하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인생을 말처럼 살아 내기란 결코 쉽지않다. “생계가 절실해서 연기를 했고, 정말 먹고 살려고 연기를 했다”는 본인의 말처럼 생활고와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했던 아픈 경험을 서슴없이 노출한다. 살아오면서 저지른 실수와 실패의 경험을 기꺼이 공개하는 것이다. 일하는 여성, 워킹맘 윤여정의 삶을. 결혼 후 경단녀로 살다 1987년 이혼 이후 생계를 위해 다시 연기를 시작한다.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이고, 인생은 불공정 불공평이다. 그런데 그 서러움을 내가 극복해야 한다”는 그녀는 세상을 약간은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섣부른 희망이나 삶의 거품을 걷어내야 쉽사리 실망을 안 하기 때문이란다. 삶의 철학이 여간 단단한 게 아님을 보여주는 말이다.

우리는 대화를 할 때 상대방 말의 의미를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굳이 묻지 않고 내 방식대로 유추하고 해석한다. 이른바 자의적인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이다. 상상의 결과에 따라 상대방을 비하하기도 하고 차별의 언어를 사용하거나, 나의 형편에 맞게 단정을 짓기도 한다. 서로가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다보니 소통은 안 되고 오히려 사이가 점점 더 멀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점에서 윤여정의 화법은 단연 돋보인다. “나도 실수하고 성질도 내죠. 유준상이 나한테 보낸 편지가 있어요. ‘선생님은 참 훌륭하시다. 늘 반성하시고 사과하신다. 그런데 또 그러신다.’ 반성하고 사과하고도 또 같은 실수를 한대요, 내가! 그러니 이 나이에도 매일 아주 조금 성숙해지길 바랄 수밖에요.”

윤여정 배우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 세대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시니어 세대들은 보통 살 만큼 살았으니, 인생의 역정을 다 겪었으니 주변과 함께 하는 일에 매우 인색하고 변화에 둔감하다. 어디 우리 세대뿐이랴. 요즘 기성세대 중에는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고 자신의 잘못을 모른 체하는 이들이 많다. 마치 코로나의 변종인 양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오염원 구실을 마다 않는다. 우리 사회가 이럴진대 자신의 실수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까지 하는 윤여정 배우가 본받을 만한 어른으로 떠오른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할머니 되는 것을 상실이라고 생각한 젊은 여성들이 그녀를 보고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다고 할 정도이니, 이보다 더한 삶의 희망이 어디 있을까.

어느 노철학자는 6, 70대를 인생의 황금기라 지칭했다. 누구나 노력하면 그 나이에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리라. 정치나 경제, 사회적인 면에서 자기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시니어들이 많다. 녹슬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면 자신의 언행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젊은 세대 역시 어른들의 경험이나 지식에 대해 배우고 싶어한다. 이러한 젊은 세대들로부터 존경과 지지를 받으려면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말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은근슬쩍 덮으면서 오히려 잘난 척하고 가르치려 든다면 꼰대로 보고 귀를 닫을 것이다. 행동과 다른 말, 거짓된 말은 정말 듣기 싫은 말이다. 윤여정처럼 힘들고 어렵게 해냈던 일화를 자잘한 것까지 꾸밈없이 들려주면, 젊은이들은 인생 선배로 여기고 따를 것이다. 그녀가 겪은 어려움을 상상하면서, 그것으로 삶의 위안이 되었다고 기뻐할 것이다. 그리고 신산한 삶을 바탕으로 한 그녀의 화법이 완성되기까지는 7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걸렸음도 기억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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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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