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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세설신어(59)]짧은 시간도 다투어 아껴야 한다(寸陰是競)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5월 17일
《천자문》 주석에 “우왕(禹王)은 짧은 시간도 아꼈으니, 햇빛이 한 치쯤 옮겨가는 시간을 사람들이 소홀히 여기겠지만 성인은 이를 아꼈다. 이것은 짐은 무겁고 길이 멀어 날짜를 부족하게 여겼기 때문이다.[禹惜寸陰 日晷移寸 人所忽也 而聖人惜之 蓋任重道遠 惟日不足故也]”라고 하였다. ‘이중도원(任重途遠)’이란 말은 《논어》 〈태백(泰伯)〉에도 나오는데 “선비는 너그럽고 굳세지 않을 수 없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라고 하였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이 막중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참으로 귀하게 여기겠지만 막상 이러한 현실을 모르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寸(마디 촌)은 손[十 : 又의 변형자]과 맥박이 뛰는 촌구(寸口)를 표시한 丶이 합쳐진 글자다. 손목의 경계선에서부터 맥박이 뛰는 곳까지의 짧은 길이를 이른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신체를 기준으로 길이를 계산하던 사례는 흔하다. 尺(자 척)은 엄지와 검지를 벌린 모양을 본떠 그 만큼의 길이를 뜻하고, 把(잡을 파)는 한손을 펼쳐 쥔 움큼의 양을 이른다. 또 尋(찾을 심)는 좌우로 양팔을 한껏 벌린 ‘한 발’의 의미인데, 이 글자는 左자와 右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인데서 착안한 것이다. 서양의 인치(inch)는 엄지손가락의 길이에서 나왔고, 피트(fee)는 발바닥의 길이에서 나왔다. 10진법 역시 손가락이 10개인데서 나왔으니 가장 가까이에서 기준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陰(그늘 음)은 계단이 만들어진 언덕의 모양을 본뜬 부(阝 : 阜의 변형자)와 발음을 결정한 今(이제 금)과 피어오르는 구름의 모양을 본뜬 云(雲의 초기형태의 글자)으로 구성되었다. 언덕과 구름은 해를 가리기도 하고 드러내기고 하는 자연물임을 감안한다면 ‘그늘’과 ‘볕’의 뜻에 쓰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오늘날 중국 간자체에서 陰은 阴으로 陽(볕 양)은 阳으로 쓴다. 음을 대표하는 자연물인 달[月]과 양을 대표하는 해[日]로 구성된 글자이니 참으로 기발한 조합이다.

是(옳을 시)는 태양의 모양을 본뜬 日(해 일)과 正(바를 정)이 합쳐진 글자이다. 해가 하늘의 한가운데, 다시 말해 기울어지지 않은 똑바른 위치에 있음에 착안하여 ‘바르다’는 뜻을 가져왔다. 是와 반대의 뜻을 가진 글자는 非(아닐 비)자이다.

競(다툴 경)자는 《설문해자》에서는 誩(말다툼할 경)과 从(從의 간체자)가 합쳐진 글자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말다툼을 하는 모습을 본뜬 글자였지만, 후에는 동일한 목적을 위해 서로 다투는 것을 뜻하는 ‘경쟁(競爭)’, 운동이나 기술을 다투는 것을 뜻하는 ‘경기(競技)’ 등 ‘겨루다’는 뜻에 해당하는 모든 말에 쓰이게 되었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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