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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세상읽기(65)]매양마을 이야기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01일
↑↑ 마을 활동가ㆍ구미시생활공감정책참여단 대표ㆍ선주문학회 회장
ⓒ 경북문화신문
매너 좋고 교양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매양마을. 매사를 민주적으로 처리하고 늘 지혜를 숭상하고 절차를 중시한다. 마을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서 소득도 높고 자녀들도 한껏 공부를 시키며, 여러 제도도 잘 구비되어있어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들 한다. 다만 바보의 정의를 내리지 않은 채 살아가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게 좋은 점인지는 알 수가 없다.

환경 오염 탓에 식수공급문제로 마을 의회가 긴급 소집되었다. 민주적인 운영을 기치로 내세워 꼼꼼하게 논의하는 바람에 한밤중이 지나서야 겨우 산꼭대기의 맑은 물을 새벽에 각 가정으로 배달하자는 결정이 났다. 식수 배달부로는 선잠 씨가 선정이 되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아침 단잠을 즐기므로 아침잠이 없는 선잠 씨를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선잠 씨는 이른 새벽에 그것도 매일 일을 하려면 추우니 세상에서 제일 비싼 외투가 필요하다고 했고, 의회에서는 마을 지킴이 지킴 씨에게 지급한 것과 똑같은 고가의 일품 재킷을 구입하여 입게 했다. 그러자 지킴 씨는 자기와 같은 옷을 누군가 입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고, 의회는 선잠 씨에게 뒤집어 입도록 설득하여 간신히 해결했다.

며칠 생수를 나르던 선잠 씨는 힘이 너무 들어 지쳤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해왔다. 이에 의회는 급히 모여 선잠 씨를 도와야 한다는 의견을 너도나도 내놓은 가운데 나귀 한 마리를 사주어 타고 다니도록 결정하였다. 그리고 나귀는 언제나 마을 한가운데 있는 노인의 집 마당에 매어두도록 했다. 그러자 노인들은 나귀가 똥오줌을 함부로 내지른다며 회초리로 때리거나 찌르고 침을 뱉었다. 어떤 노인들은 우리 마을이 기어이 망쪼가 들었다며 혀를 차기도 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여성의 집으로 나귀를 옮기게 되었는데, 늘 양물이 흔들거리는 나귀를 보게 된 부녀자들은 이에 놀라서 흉측하고 아이들에게 이롭지 못한 광경이니 나귀를 아이들이 보지 않는 먼 곳으로 보낼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고민을 의회 대표로부터 전해 들은 마을 족장은 나귀를 마을 어귀에 있는 빈집에 두도록 조언했다. 홀로 살던 노인이 죽고 나서 비어있는 집이고 아이들도 가까이 잘 가지 않는 곳이라 모두 좋다고 했다. 다음날 집을 나서서 동네 어귀까지 걸어 갔다가 나귀를 타고 산에 가서 물을 떠온 선잠 씨는 또 불만을 얘기했다. 자신의 집에서 나귀를 매어둔 곳까지 오가는 데 너무 멀어 몹시 힘이 든다고 했다. 의회 대표는 곧장 의회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그간의 경과를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맑은 물을 먹기 위해 선잠 씨를 식수 배달부로 채용하였고, 추위로부터 선잠 씨를 보호하기 위해 일품 재킷을 구입하였으며, 지킴 씨와의 차별을 위해 옷을 뒤집어 입게 했고, 힘이 드는 선잠 씨를 위해 나귀를 구입했으며, 나귀를 노인의 집에 매어 두었으나 똥오줌 때문에 여성의 집으로 옮겼다가, 다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마을 어귀로 보냈으며, 선잠 씨가 마을 어귀까지 나귀를 데리러 가는 길이 너무 멀어 힘든다고 하니 이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그간의 사정을 조목조목 말했다.

의원들은 너도나도 선잠 씨가 너무 힘이 드니, 나귀 데림이를 두고 그 데림이가 아침마다 나귀를 선잠 씨에게 데려다 주고 동시에 지켜보는 일을 하도록 하였다. 마을에서는 데림이 희망자가 없어 이웃 마을에 사는 여페 씨를 뽑게 되었다. 이때 너무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바람에 추첨까지 하여 데림이를 선정한 것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야 한다고 마을 사람들은 떠들었다. 이렇게 뽑힌 여페 씨가 이틀 만에 불만을 드러냈다. 자기는 낮잠을 좋아하는데 낮시간에 나귀를 지키느라 잠을 잘 수 없으니 그만큼 더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의회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므로 처음 계약한 돈보다 좀 더 얹어 주도록 결정했다. 이렇게 해서 식수는 계획대로 잘 공급이 되고, 좋은 물을 먹게 된 마을 사람들도 아주 만족하였다. 며칠이 지난 어느날, 아침마다 나귀와 물통을 들고 집을 방문하니 그 소리가 소란스러워 불편하다는 주민들이 나서서 대책을 요구하였다. 이에 의회에서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회의를 소집했다. 그들의 호소를 종합하면 이러했다. 맑은 물을 먹기 위해 선잠 씨를 식수 배달부로 채용하였고, 추위로부터 선잠 씨를 보호하기 위해 일품 재킷을 구입했으며, 지킴 씨와의 차별을 위해 옷을 뒤집어 입게 했고, 힘이 드는 선잠 씨를 위해 나귀를 구입했으며, 나귀를 노인의 집에 두었으나 똥오줌 때문에 여성의 집으로 옮겼고, 다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마을 어귀로 보냈는데, 선잠 씨가 마을 어귀까지 나귀를 가지러 가는 일이 너무 멀어 힘들므로 여페씨를 데림이로 채용하여 나귀를 돌보는 동시에 아침에 선잠 씨 집으로 데려가게 했고, 맑은 물을 먹는 것은 좋지만 잠자는 아침 시간에 집에 들락거려 도대체 시끄러워 불편하니 이를 시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호소를 하는 중에 방청석에 앉아있던 여페 씨가 의원들을 향해 뭐라고 큰 소리로 말을 했다. 마이크가 없고 주위가 소란스러워 잘 들리지는 않았으나 대강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동네는……물은 지가 먹고 싶으면 먹고……나귀는 머하러 사서……내가 돈을 받지만……정말로 바보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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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댓글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103동이 아니고 104동 입니다.
낙동강 취수원 문제로 어설프게 덤볐다가 명분도 실리도 놓치고, 어설프게 정치꾼 행세하다가 되지도 않는 안전문제를 핑계로 이승환 공연 취소해서 전국민 비웃음꺼리 만들고 진짜 안전 위험 인물 전한길은 집회 허가하고 제대로 된 기획력 없이 매번 어설픈 낭만 타령 문화행사만 일삼는 현 시장 못마땅해 민주당 찍으려고 해도 시장 재직 기간 아무런 행정력도 발견하지 못한 장세용씨를 다시 내세우다니... 구미에 그리도 인물이 없는가?
구미대 항공헬기정비학부 전체 학생들의 단합된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아요. 요즘은 개인적인 성향들이 많다보니 함께하는 모습 넘 보기 좋고 흐믓합니다.
민원인들 중에서도 악의적으로 이용하여 누구는 유료로 이용하고 누구는 무료로 주차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형편성에 문제가 생기기에 저렇게 현수막을 걸어 놓은 듯. 관리자의 입장과 이용자의 입장 둘다 본다면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이해 하려는 마음이 문제라고 느껴짐.
역시 정론직필!!
예방법없음
따뜻한 기사 잘 보았습니다. 주변에서 볼수 있지만 관심을 주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후원해 주신 에스엠디에스피 대표님과 선행을 알려주시는 경북문화신문과 김예은 학생 기자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단체장이 불법?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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