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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해질녘 `초승달`

안정분 기자 / 입력 : 2021년 12월 09일
ⓒ 경북문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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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초닷새인 어제, 금오산 서쪽 산자락 위에 뜬 초승달을 보고 발길을 멈췄다. 오른쪽이 둥근 눈썹모양의 초승달 옆에는 금성이 밝게 빛을 발하고 있다. 어쩜 저리 귀여울까. 한참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초승달을 볼때면 나도향의 산문 '그믐달'이 떠오른다. 고백하건데 이 산문을 읽기 전까지 초승달과 그믐달을 구분하지 못했더랬다. 어른이 되어서 '그믐달'을 처음 접했으니 이 얼마나 무식한가.

나도향의 그믐달은 지금 읽어도 좋다. 좋은 글이란 이런 것인가보다. 나도향은 얼마나 외로운 사람이길래, 얼마나 한이 많길래, 도대체 얼마나 달을 올려다보았길래 이렇게 쓸 수 있었을까.  

나도향의 '그믐달' 전문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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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
     
-나도향 《조선문단》1935년 4월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어여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승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만 그믐달은 세상의 같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비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에 둥근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 같은 달이지만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쫒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승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만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한등客窓寒燈(나그네가 묵는 객지 방에 비치는 쓸쓸한 불빛)에 정든 님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겨잡은 무슨 한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 주는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든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 머리를 풀어뜨리고 우는 청상靑孀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승달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을 쳐다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하지만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게 날카로운 비수와 같이 푸른빛이 있어 보인다.

내가 한恨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러한지는 모르지만 내가 그 달을 많이 보고 또 보기를 원하지만 그 달을 한 있는 사람만 보아 주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 누러 나온 사람도 보고 어떤 때는 도적놈도 보는 것이다.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 있는 사람이 보는 중에 또한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 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 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 하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안정분 기자 / 입력 : 2021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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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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