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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활동가·구미시생활공감정책참여단대표·선주문학회회장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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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고통받거나 죽어가는 국민들이 많은데도 이들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 그리고 정치인들. 현재의 정치인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5~10년 후를 예측할 수 없을진대 더구나 10~20년 이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대선을 앞둔 지금 난무하는 공약들을 보라. 남녀는 물론 계층 간 세대 간, 지역이나 직업에 따른 모든 현안은 남김없이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비법’이 나라를 뒤덮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그만두고라도 그럴싸한 기미라도 보이면 즉각 공약화하기에 바쁘다. 차제에 정말 쓸모있는 공약 거리를 제안하고자 한다.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민이 그 땅의 주인이 되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진정한 방안이다.
국가를 끌고 간다든지 지역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란 말은 잘 쓰지 않는 대신 요즘은 함께 일을 잘 해 나가는 사람, 민심을 잘 헤아리는 사람 정도로 평가되는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의 제반 현상을 바르게 진단하기도 어렵거니와 더구나 사람들을 미래로 이끈다는 것은 감히 흉내 내기조차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코로나 이전에도 과학기술 만이 독주를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엔 더욱 심화되어 오직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온 인류가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기술 여부에 정치나 경제 등 모든 분야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자신들 앞에 닥친 문제점을 찾아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작은 마을의 현실을 들여다보자. 수십 가구가 사는 마을일지라도 사회적・경제적・환경적으로 매우 복잡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개인 간의 갈등도 항시 존재하며, 마을의 성격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매우 다양하게 표출된다. 그러므로 갈등이나 문제점을 디딤돌로 하여 마을 발전을 도모하고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는 일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것은 누구의 지시나 어떤 정책으로도 풀어나갈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민자치의 필요성은 대두되었고, 현재 전국 지자체 중 27% 정도가 여러 가지 형태의 마을 자치회를 운영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2021.11 기준).
연방정부에 버금가는 지방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계획은 주민자치 측면에서 보면 몇 년간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주민자치없이 지방분권을 이뤄낸다는 것은 그야말로 허상에 불과한즉 도대체 주민참여없이 어떻게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자치권을 갖는단 말인가. 주민 참여를 통한 상향적, 자발적 접근이야말로 진정한 마을의 화합을 이루고 마을 마다의 화합이 국가 전체의 융합을 담보할 수 있다. 주민자치는 걸어가야 할 길이 참으로 멀다. 먼 길일수록 준비를 철저히 해서 제대로 된 출발을 해야 한다. 주민자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위정자들은 하나같이 주민들의 ‘자치 역량’을 큰 문제점으로 삼는다. 동시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자치를 ‘관치화’하면서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먼저 주민과 어깨를 나란히 할 ‘주민자치 지원 중간조직’의 법제화를 제안한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현안, 생업 관련 문제점 등에 대해 언제든 상담이나 컨설팅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민자치력 발휘를 위한 제도와 행정적인 한계를 극복해 나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물론 현재 서울 등에서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으므로 이를 개선해 나가는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원 조직은 주민자치에 대한 철학이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 주민자치의 자율성과 독립성 확보에 목적을 두고 주민자치회와 협력관계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협력으로 마을이 건강한 시민사회로 자리매김한다면 지원조직은 지체없이 보조적 업무 수행기관으로 탈바꿈해야 마땅하다.
다음으로 행정의 과감한 권한 이양이다. 자치단체에서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안 하는’ 원칙으로 주민자치회가 인사와 예산 등에 권한을 갖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주민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도록 중간지원조직과 함께 행정기관이 움직여야 할 것이다. 이미 공공기관의 힘만으로는 마을이나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마을에서, 지역에서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 된다.
이제 주민자치는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많은 문제점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힌 지 오래다. 결국 주민들이 스스로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찾아 삶을 이어나갈 때 마을이 살아나고 지방도 생존할 수 있다. 마침 우리나라 주민자치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주민자치 실질화 정책 대토론회가 2월 10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다. (사)한국주민자치중앙회와 다수의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자리에서 여야 대선후보도 함께 참석하여 후보들의 주민자치 정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현 주민자치제도의 문제점과 큰 변화가 필요한 주민자치 정책을 냉철히 진단하는 한편 대선후보들이 제시하는 주민자치 공약의 객관적 검증 자리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물론 본 제안도 함께 거론되었으면 하는 강렬한 기대감 속에서 희망편지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