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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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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구체적일수록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제한되고, 모호할수록 포괄적이 되는 법이다. 그래서 정치인의 말은 모호하기 마련이다.
4월 4일 구미에서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던 해평취수장 대구 공동사용을 위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서’ 체결식이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불참으로 지난달 31일 무산됐다.
구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환경부로부터 업무협정 체결식을 취소키로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환경부는 당초 이달 4일 구미시청에서 국무조정실, 환경부, 수자원공사, 경북도, 대구시, 구미시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해평취수장 대구 공동 사용 협정식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무산된 협정 체결식이 다시 구미가 아닌 세종시에서 강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굳이 구미의 문제를 제3의 장소에서 해야할 이유가 있을까. 어째 일이 돌아가는 모양새가 석연치 않다.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지사는 왜 갑자기 불참 의사를 밝혔을까. 구미시민들의 반대가 많고,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에 협정식을 연기하자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여기에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구미에 더 많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협정식을 체결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과연 진실로 구미를 위해 다음 정부로 협정식을 연기하자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지난해 7월 14일 구미코에서 열린 합동설명회에서 구미의 입장이 아닌 대구와 환경부의 입장에서 구미가 요구한 8조 원 규모의 사업이 잘 추진돼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설득했을까. 당시 일부 시민들이 ‘이철우 퇴진’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자 구미 편을 들어주기 위해 왔다며 구미가 득이 될 수 있도록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시민들을 달랬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시민은 거의 없었다. 단지 정치의 고단수라는 것만 확인했을 뿐.
이 지사는 장세용 구미시장과 손잡고 지역 발전을 위해 대구시와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는 페놀 사태를 우려하는 대구시의 입장을 더 대변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구미시는 대구취수원 이전 보상책으로 KTX구미역 신설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김천 출신 이 지사에게 묻고 싶다. 구미 상공인의 오랜 염원인 “KTX구미역 정차에 찬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