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서재원의 세상읽기(76)]초고령화 이야기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4월 18일
↑↑ 마을활동가ㆍ구미시생활공감정책참여단대표ㆍ선주문학회회장
ⓒ 경북문화신문
지난 시대 가정이나 사회에서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할 일 없는 은퇴자가 되거나 젊은이들과 대화의 장에도 끼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달려가는 우리의 현실에서 노인이 된다는 것은 감추고 싶은, 부정하고 싶고 피하고 싶은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늙어가는 흔적을 애써 지우기 위해 화장을 하고 염색을 한다. 노년을 자연스러운 생애의 한 과정으로 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안 되는 시기가 된 것이다. 그뿐인가. 성형은 물론 호르몬제 투여까지 마다않는다. 이러한 노년의 삶은 백 세까지 이어지고 2~3년 후엔 다섯 명 중 한 명이 고령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도 노화에 대한 부정과 회피 담론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람은 30대가 되면 신진대사가 느려져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어렵고 남자들은 지방이 많아져 뱃살이 붙기 시작한다. 40대가 되면 관절이 뻣뻣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흰머리와 눈 아래 주머니가 보이기 시작한다. 50대엔 고혈압, 안과 질환 등이 나타나고 골밀도가 저하되며 치아를 잃는 사람도 많아진다. 피부가 수분을 잃고 건조해지는가 하면 자꾸 잊어버리기 시작하며 암을 두려워하는 나이다. 60대가 되면 체온 유지 능력이 서서히 상실되고 청력 감퇴와 걸음걸이가 느려지기 시작한다.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넘어져 다치기 쉽다. 70대가 되면 인지장애를 포함해 기억력은 더욱 떨어지고 기억 상실이 정상이 되기도 한다. 배설물 통제가 어려워지면서 몸은 독소에 취약해진다. 시력과 청력은 더욱 악화되며 몸은 균형잡기가 어려워져 자주 발을 헛디딘다. 80대가 되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각종 질병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피부는 얇아져 축 처지고 쉽게 멍이 든다. 90대가 되면 또래보다 더 오래 산다고 느낀다. 사망자의 비율은 증가하지만 80대보다 강인하며 이런 사람들은 질병에도 강한 모습을 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노화과정이지만, 다른 사람보다 빨리 늙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음은 물론이다. 널리 알려진 것 중 하나는 사람의 능력은 50세 전후로 급격히 쇠퇴한다는 점이다. 매사 무뎌지면서 잊기를 잘하고 몸은 약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인지기억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50세인 사람이 80세인 사람보다 더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가 들면서도 동년배 모습과 비슷해지기보다는 자기 고유의 모습을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통계적으로 사망 가능성이 높아 가지만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유능한 활동을 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임을 보여준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젊게 살아가는 노년이 있어 이들을 ‘성공적 노화’나 ‘신노년’ 같은 서구적 노년 담론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년의 인구는 사실 얼마 되지 않으며, 대다수의 노년은 여전히 무기력하고 소외된 채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의료계에선 건강보다 질병을 더 중요시하는 바람에 오로지 질병퇴치를 위한 상업화 대상으로, 매스미디어는 무기력하고 타자화된 노년의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데 주력한다. 타자화는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이 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 의해 삶이 좌지우지되는 소외현상이 아니던가. ‘타자화된 늙은이’. 늙음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늙음에 대한 경시풍조로 이어지고, 늙음을 낡음으로 이해된다. 낡은 것은 쓸모가 없고 쓸모없는 것은 폐기한다는 곧 사물에 적용하는 공식이 사람에게로 확장되어 노인에 대한 인식으로 고정된 것이다.

얼마 안 있어 국민의 20퍼센트가 고령인 동시에 인구 감소시대에 접어드는 우리 한국사회. 이제 노화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노화는 병이 아니고 자연스런 삶의 과정이다. 태어나면서 발육순서에 따라 노년으로 접어들게 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현상이 나타날 뿐이다. 빈곤과 질병, 소외와 상실에 맞춰져 있던 노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반성적으로 성찰하고 ‘채움과 비움’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전환해 나갈 필요가 있다. 건강한 고령자에게는 잠재력 개발을 통해 활동을 활성화하고, 돌봄이나 치료가 필요한 고령자는 생활의 공간이나 기능을 그에 맞게 제공하여 삶의 질이 보장되도록 해 주어야 한다. 살아가는 공간 자체가 노인 친화적이어야 한다.

인간의 삶은 가족, 친구, 여가, 문화, 종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채워지고 종횡으로 엮여진다. 노년의 삶이라 하여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결코 이와 다르지 않다. 이제 우리는 긍정적이고 의미있는 새로운 노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WHO에서는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라인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안전하고 고령 친화적인 시설, 편리한 교통 및 주거환경, 지역 활동에 참여, 존중과 포용하는 자세, 고령자가 참여할 수 있는 풍부한 일자리 마련, 다양한 정보 제공, 수준 높은 지역 복지 및 보건 서비스 제공 등이다. 지금까지 우리 삶의 공간이 학생 혹은 청장년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고령자와 어린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나아가 모든 구성원을 위한 ‘타자가 없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고령화는 충격도 아니고 축복도 아닌 누구나 맞이해야 하는 삶의 과정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4월 18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상주시 화령장전승기념관, 전국 무궁화 명소 4곳에 선정..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마중 나온 아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 의원에서 문자가 왔다.".. 
<작가노트>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오래전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