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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활동가ㆍ생활공감정책참여단대표ㆍ선주문학회회장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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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에 문화도시 시민 추진단은 완주로 향했다. 완주는 2021년 전국 82개 군 중에서 최초로, 호남 지자체 중 유일하게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곳. 많은 문화도시 중에서 완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문화특화 사업을 2018년부터 진행해 온 만큼 기반이 그만큼 단단하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 완주의 로컬푸드를 배우기 위해 찾아갔을 때 역시 시민과 농민, 행정이 사회적 합의를 잘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먹거리를 통해 도시지역과 농촌이 상생하는, 그러면서 환경과 사람을 모두 살리고자 노력하는 완주사회의 패러다임에 놀랐고, 이런 문화의 형성과정에서 주민의 역할이 자못 궁금하였다.
많은 실행 사업 중 「메이드 인 공공」 준비형 사업에 먼저 눈길이 간다. 소규모 공감에서 출발한 모임들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동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주민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모임을 가지고 지역과 함께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한다. 각자의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들로 스스로의 활동가치를 증명하여 공동체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모인 ‘스트링엘’, 문화센터 수강생이 중심이 되어 만든 기타 동아리 ‘팅기니’, 귀촌 주부 5명이 모여 흙으로 예쁜 그릇을 빚는 ‘인생 2회차’, 음악여행과 감상을 하는 ‘온음표’, 농사짓는 어르신들이 식물테라피 활동을 하는 ‘밤티마을 주민공동체’, 지구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바오밥’ 등 수많은 소규모 모임이 꾸준히 그들만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같은 활동은 우리가 흔히 보아온 그렇고 그런 마을 활동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완주뿐만 아니라 이미 지정된 문화도시들은 주민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점을 찾아 진단하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내 다양한 계층과 세대들과 소통하며 문화의 설계자로서 참여하는 것이다. 시민의 일상이 문화가 되는 춘천의 사례에서 보듯 관망에서 참여로, 경험에서 역할로, 발언에서 행동으로 바뀌면서 주민 개개인 삶의 질이 향상됨은 물론 자신들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이는 지역 고유의 문화 발전을 가져오고 지역 공동체의 회복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문화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문화도시 조성은 그 효과가 관련 산업으로 확산됨으로써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청주에서는 100만 시민의 10%인 10만이 참여하는 문화 10만인 클럽이 있어 실질적으로 문화정책의 예산 편성 및 집행에 참여한다. 서귀포시는 문화도시 라운드 테이블을 운영하여 시민이 원하는 문화 수요와 사업을 논의하고 합리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한다. 주민과 활동가로 팀을 꾸려 예산을 배정받는 강릉의 작당모의는 무정산으로 진행된다. 이런 사례들은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들이 풀어나가는 분권 혹은 자치영역의 의미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지역의 자율성을 침해하면 현장 이야기를 토대로 수정하여 발전시켜나가기도 한다. 이제 우리 구미는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과거처럼 성과를 중시하는 도시특화방안을 넘어서야 할 필요가 있다. 의미있는 실험들이 지역 곳곳에서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력을 키워야 한다. 결국 문화분권과 문화자치로 나아가야 문화도시는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해답이 있는 것처럼 접근해서는 올바른 구미의 문화를 만들기 어렵다. 지금은 어떤 도시로 갈 것인가 하는 지향점을 찾는 시기이다. 미래의 구미를 꿈꾸며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전략으로 문화도시를 상상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6개의 의제 외에 구미의 역사나 경제, 도시계획 등의 요소를 충분히 검토하고 사례 연구를 통해 구미사회를 재편하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행복에 대한 척도와 느낌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富부의 축적만 아니라 가치있는 삶의 기준을 함께 세우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꿈이 없는 놀이나 배움은 서로를 보듬을 수 없으며, 비전을 공유할 때 비로소 소중한 시간을 투자한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구미문화 가나다라...’로 생각을 정리해본다.
가보자. 주민들이 행복을 느끼는 어떤 도시든 방문해서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자.
나답게 달려가자. 역사적 사회적 이유로 주민자치력은 미약하지만, 이를 문화적 자치력으로 극복하자.
다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보자. 단순한 합계보다 함께가 훨씬 낫다고 했다.
라운드 테이블은 어느 한쪽을 고집하지 않는다. 둥글게 원만하게 감동을 주는 활동을 하자.
마음껏 상상하게 하자.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든 시민들이 구미의 미래를 위해 마음껏 상상하고 참여하게 하자.
바로 연결하고 받아들이자. 좋은 생각이든 설익은 생각이든 모두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므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늘 염두에 두자. 그중에서도 약자를 먼저 살펴야 한다.
아직은 많이 생각해야 한다. 모든 과정은 시민이 경험해야 하고, 합의 과정도 정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