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슬며시 눈 감고 바람 소리에 한껏 귀 기울여 본다. 며칠 새 더운 공기가 싹, 사라져버렸다. 시원하다가 으슥하다가 소슬하다. 짧은 시간 오감이 살아나 목덜미가 미세하게 움츠러든다. 웅장하지 않으나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곡조가 그리운 계절, 그래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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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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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티스트 이수진의 음악 이야기어릴 때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삼촌이 치시던 기타에 빠져 독학으로 연습했다. 노래하기 좋아했던 남동생과 음악에 흠뻑 빠졌었던 시기였다. 악기 외에 가요나 팝, 락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우리는 음악을 좋아했다. 결혼하고 세 아이를 낳고 육아하던 중 악기를 다시 만났다. 2016년 오카리나와 우쿨렐레를 시작하여 자격증을 취득했고, 구미에서 대구까지 오가며 다양한 곡을 배웠고, 오카리나 7중주 앙상블을 통해 여러 대회에서 수상했다. 그때 클래식 오케스트라 음악을 처음 알게 되었고, 대중음악보다 클래식에 매력을 더 느꼈다.
플루트 공연을 통해 만난 인연들음악을 통해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 가장 고마운 분은 오카리나로 클래식을 전파하고 계시는 대구의 생활 악기 대표주자 김준우 선생님, 단단하고 풍성한 플루트 소리를 낼 수 있게 지도해 주신 황영심 교수님을 존경한다. 또 최재경 선생님, 윤성현 선생님, 그리고 김천대학교 공연예술학부 교수님들, 제게는 너무도 감사하고 소중한 분들이다.
달빛플루트앙상블왜관에 있는 달빛플루트앙상블은 제가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플루트 팀이다. 2020년, 같은 소리를 모아 화음을 만들고 싶어 모인 팀이다. 6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4명의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연주는 코로나로 인해 작년 12월, 창단연주회가 있었고, 2022년 대구음악제에 참가하여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생활 악기와 함께 오케스트라 연주에 참여했다.
플롯은 감정을 대신해 주는 악기플롯은 제 노래와 목소리, 감정을 대신해 주는 악기라고 생각한다. 곡을 연주하면서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를 소리에 담아 보내주면 그 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된다. 물론 실력이 늘수록 더욱 다양한 감정을 표현 할 수 있고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한 곡, 한 음절마다 귀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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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 공연을 통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플루티스트 조성현과 피아니스트 손열음 연주로 듣는 슈만의 ‘3 Romances, Op.94’를 좋아한다. 원래는 플루트가 아니라 오보에로 연주되는 곡이다. 울산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관람했는데 가슴이 너무 벅찼다. 바로 앨범을 구입해서 매일 듣고 있다. 개인적으로 신나는 곡보다 가슴 저미는 곡을 좋아하는데 표현하기가 정말 까다롭다. 빠른 곡들은 세심한 표현을 하지 않아도 스케일 연습을 많이 하면 되지만, 이런 곡들은 표현이나 다이나믹이 많아 어렵다. 내년쯤엔 이 곡의 세 악장 중 1,2 악장을 연주해 보고 싶다.
플루트 공연하기 좋은 무대플롯은 높은 무대의 공연보다 낮은 무대의 공연이 훨씬 좋다.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면 연주자에게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 플루트 공연은 많은 도구를 필요치 않아 언제 어디서든 공연이 가능하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을 때는 자연을 배경으로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면 어디든 상관없다. 가장 좋은 무대는 관객이다.
앞으로의 바람가까운 대구에는 클래식을 접하기에 더 좋고 플루트앙상블이 많다. 바램이 있다면 구미에도 클래식 악기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시작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클래식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몰라서 망설이시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음악 문화강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항상 모자라고 후회가 더 많다고 느꼈던 인생, 그러나 음악 하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 멈추지 않고 정말 잘 달려왔음에 스스로 토닥일 줄 아는 플루티스트 이수진 선생님의 연주가 궁금하다. 이 가을 그녀의 플루트 연주를 통해 누구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