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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맏 아들이 결혼을 하고 서울에서 살림을 한다고 해서 그 아들을 자식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선산(구미)에서 태어나서 서울에 가서 산다고 해서 구미의 가족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고향에 일이 있을 때마다 ‘여기 향우회 있습니다’고 언제든지 나서서 힘이 되고자 한다는 김태형 재경 구미시향우회 회장(80세)은 고향을 떠난 사람도 고향을 생각한다며 고향은 향우회를 지켜내는 힘이라고 한다.
서울 생활은?서울에서 32년간 교직 생활을 한 김 회장은 옥성면 옥관리에서 태어났다. 선산중·상주농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학위를 취득한 후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쳤다.
“고생을 많이 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발을 붙일 수 있었던 것은 구미가 고향이라는 것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인 선산(구미) 출신이라는 것이 큰 의지가 됐고,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줬다. 그 믿음으로 교사 생활도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
구미사람들의 자존심은 박정희 대통령이 태어난 구미가 고향이라는 것. 당시에는 고향이 구미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의지가 됐을 정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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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후 활동은?김 회장은 2017년 2월 13대 향우회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활동에 제약을 받는 등 다소 움츠러들었다.
“회장에 취임한 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 당시 헌재에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했을 때 ‘파면’이라는 탄핵용어가 그렇게 자극적으로 들릴 수가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구미향우회는 조용해졌다.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자부심으로 살아온 그들에게 헌정사상 처음으로 이러한 일을 겪었으니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이 2017년 6월 재심의를 통해 철회되면서 향우회는 서울역에서 발행촉구 10만서명운동에 나섰다. 시민 10만 4,893명의 서명지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지만 결국 우표 발행은 무산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얼어붙었던 향우회 활동이 조금씩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가지 못했다. 2020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활동에 제약을 받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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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경구미시향우회가 지난해 8월 31일 고향 전통시장에서 추석맞이 장보기를 진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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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우회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면?가장 느슨한 조직 중 하나가 향우회라고 하지만 구미를 중심으로 서울과 접근할 때, 때로는 향우회가 힘이 되기도 한다. 특히, 구미의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호를 따 이름을 붙인 서울의 ‘왕산로’가 없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데에도 향우회의 역할이 있었다. 서울시가 왕산로를 없애려고 할 때 향우인들이 이를 반대하며 지켜냈기 때문이다.
동대문에서 청량리에 이르는 ‘왕산로’는 왕산 허위 선생의 13도창의군 선발대가 조선통감부를 치기 위해 진군한 곳으로, 일본의 침략으로 국권이 강탈당하자 의병을 모집해 13도창의군을 창설했고 의병총대장으로 1907년 일본의 심장부인 조선통감부를 공격하기 위해 선발대 300명으로 서울진공작전을 펼치고 이를 진두지휘한 왕산 허위를 기리고자 명명된 도로이다.
또 2014년 3월 구미출신 수도권 진학생을 위해 개관한 구미학숙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고향후배들을 격려하고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고향사랑기부제 동참, 농산물판매, 코로나성금 기탁, 마스크보내기, 수해 및 불산피해지원금 전달 등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재경 구미시향우회 70년사를 발행한다고요? 김 회장이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재경 구미시향우회 70년사 발행이다. 당초 지난해 연말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올해 연말로 늦춰졌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이에 대한 저항으로 향우회원들의 이름을 적음으로써 잘못된 것을 확인하고, 단결하자는 의미를 담아 70년사 발행을 추진해왔다. 현재 편집계약이 완료된 상태로 곧 인쇄에 들어가 12월 말 발행될 예정이다.”
재경 구미시향우회는 1950년에 구성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 구성될 때처럼 현재도 10개 읍면지역으로 세분화돼 있다. 70년사에는 이를 중심으로 지역이야기와 구미 향우인들의 명단이 수록된다. 즉 고향 선산에 대한 교과서인 셈이다.
고향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구미는 내륙 최대의 국가산업단지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해 왔다. 2005년 수출 300억 달러 돌파, 한국 수출 전체 흑자 비중의 80% 차지하는 등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또 대통령을 2명이나 배출한 곳은 구미밖에 없다. 구미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기에 충분하지 않겠냐?”
한때 한국의 미래가 구미의 어깨에 달려 있다 해도 좋을 만큼 구미의 위상이 높았다. 구미의 좋은 시절과 함께 청춘을 보낸 김 회장은 구미인들이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을 갖길 당부했다.
고향에 누님과 사촌이 살고 있지만 자주 찾지 못한다는 김 회장. 지난 16일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그가 신문사를 방문해 출향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자리를 찾아, 미래에 대한 꿈을 안고 고향을 떠난 그들에게 고향은 늘 따뜻하고 그리운 곳이다. 그들에게 고향은 출신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