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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고]넉넉해지기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1월 18일
↑↑ 김진영(eve0410@hanmail.net)
ⓒ 경북문화신문
사진을 보며 친구에게 예쁘다고 말했더니, 오늘도 똑같은 옷을 입었다고 한다. 표정도 밝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다고 이런저런 것을 콕콕 찍어서 말하니, 사진 찍는 데 표정이 좋아야 하지 않냐며 다른 변명거리도 애써 말한다. 그 말에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나도 칭찬하는 말에 습관처럼 변명거리를 찾곤 한다. 칭찬에 대한 부정이 나를 낮추는 것이며 예의 바른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지인과 건강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하루 한 끼를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다며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다. ‘진영표 샐러드’를 먹어본 친구가 맛있다며 칭찬했지만, 난 “아니야, 그냥 자연의 맛이야!”라고 대꾸했다. 칭찬을 그냥 인정하면 될 것을 부정해버린 것이다.

다른 사건을 들자면 어머니와 대화하던 중에 ‘예쁜 딸’이란 말에는 “아닌데요. 돼진데요. 꿀꿀꿀!”이라며 돼지를 딸로 둔 엄마로 만들어 버린 어이없는 일도 있다. 손재주가 좋다며 이것저것 다 잘한다는 말에도 못 하는 것들을 하나씩 나열하며 그 말을 거부하기 일쑤다. 어떻게 보면 이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부정하는, 예의 바르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쁘게 생각한 것도 아니고 좋게 보고 말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철벽을 치면 얼마나 당황스러운 일인가? 상대방에 대한 실례인 것 같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칭찬을 그대로 인정하면 되는 것 같다. 물론 생각으로만 쉬운 일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타인에 대한 강점은 쉽게 찾고 말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칭찬은 어색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너그러운 마음을 지니면 다른 사람에게 더 곰살갑게 굴게 되는 것 같다.

흔히 자신의 목표를 위해 본인을 옥죄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지 못하면 스스로 실망하며 채찍질하곤 한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타인의 목표 달성 실패엔 그 시도와 과정을 칭찬하면서도 자신에게는 왜 칭찬하지 못하는가? 그게 의문스럽기만 하다. 아무래도 내게 후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나’인데, 스스로에 대한 너그러움의 허들이 높기만 하다. 타인의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굴고 있는 것 같다. 허들의 높이를 낮추어 보자! 그렇게 해도 뛰어넘지 못한다면 그냥 지나치는 것도 좋은 것인 것 같다.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다시 시도하는 용기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내게만 모난 마음은 살아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모난 마음을 너그러움으로 데굴데굴 굴려서 둥글게 만들어야겠다. 자신에게만 혹독한 것은 내면보다 외부의 보이는 것에 더 치우쳐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타인에게 보이는 것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셈이다.

‘내면의 나’를 칭찬해 본 적의 거의 없는 듯하다. 남에게 넉넉했던 마음으로 내게도 칭찬해볼까 한다. 다른 사람에게 웃음 장벽 1cm인 것처럼 내게도 마음의 거울을 보며 환한 웃음을 지어주어야겠다. ‘진영아, 30분 운동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쭈그러져 있지 말아. 대신 1시간 넘게 청소했잖아. 이건 열량 소모도 되고, 깨끗해지는 일거양득의 효과야. 완전 이득인데? 마음이 편안해지니 더 이득일지도? 그렇지? 완전 대성공이야! 칭찬해!’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길 바라. 네가 시도한 그 자체만으로도 도전이었어. 공부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잖아. 완전한 실패는 아니야. 자격증 없이도 이렇게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건 굉장한 일이야. 조금 준비가 덜 되어서 그런 거니깐 다음에도 기회에 도전해보자! 새로운 시도 멋졌어!’

이젠 당당해지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 눈에 보이는 ‘나’를 나도 ‘인정’한다고……. 아직은 오글거리는 마음에 말하길 망설일 수 있겠지만, 오늘도 ‘나’를 격려하며 ‘저’가 조금 더 넉넉해지길 바라며 한 발짝 내디뎌 본다./김진영(eve0410@hanmail.net)

※본 기고문은 지역의 수필 문학인으로 구성된 '금오산수필문학회' 회원의 작품입니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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